아이패드급 내장 태블릿·항공기 디자인 콘솔…에스파스의 혁신

입력 2015-09-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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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쯤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르노의 ‘에스파스’. 유려한 디자인과 대형 세단 못지않은 주행 감각, 혁신적 실내 인테리어를 갖췄다. 사진제공|르노

■ 르노 ‘에스파스’ 시승기


플로팅 콘솔, 멀티센서·주차 등 기능 제어
운전모드에 따라 조명·기어변속 등 설정
3열 시트의 넓은 실내공간·4컨트롤 장점


르노에서 최근 출시한 ‘에스파스’는 유럽에서 의전용 차량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는 세대를 뛰어넘은 듯한 유려한 디자인과 대형 세단 못지않은 주행 감각, 혁신적인 실내 인테리어 덕분이다. 프랑스 파리 외곽 이블린 귀영쿠르 국도에서 신형 에스파스 디젤 모델을 시승했다. 르노삼성은 에스파스를 2017년쯤 국내에 들여올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답보상태인 국내 MPV(Multi-Purpose Vehicle·다목적차량)시장의 볼륨 자체를 키울 수 있는 매력적인 모델이다. 르노삼성에서 내년 상반기 출시할 중형 세단 탈리스만을 비롯해 유럽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MPV 에스파스, 소형차 클리오 등의 매력적인 모델이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면 르노삼성이 한국 자동차 시장의 키플레어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장 태블릿-변속기 레버-트렁크(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르노의 디자인 르네상스를 구현한 대표 모델

르노는 최근 새로운 패밀리룩을 구축하고 다양한 세그먼트간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르노라는 브랜드의 특성을 아우르는 하나의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결국 판매량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르노 이외의 많은 유럽 자동차 브랜드에서 패밀리룩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서도 르노의 패밀리룩은 여타 브랜드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기계적인 디자인보다는 프랑스 회사다운 ‘매혹적이며 따듯하고 감성적인 디자인’을 앞세우기 때문이다.

에스파스 역시 이런 특징을 아우르는 디자인을 택하고 있다. 르노는 신형 에스파스가 과거의 통상적인 MPV 모델의 진부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미래지향적인 크로스오버 모델의 다이내믹한 라인을 통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에스파스의 전장은 4.85m(5시트 및 7시트 공통), 전폭은 1.87m를 지니고 있다. 이 여유로운 차체 크기 안에서 차고는 1.68m로 낮추고(기존 모델 대비 63mm 낮음), 루프 라인을 뒤로 갈수록 살짝 낮게 다듬어 크로스오버 차량의 감각적인 자태를 살렸다. 휠베이스도 2.88m로 기존 에스파스 대비 16mm 확장해 더 여유로운 인테리어 공간을 확보하면서, 전체적으로 유려한 디자인을 완성시켰다. 새로운 디자인은 단순히 디자인에 그친 것이 아니라 뛰어난 공기역학 효율도 완성했다. 정면, 측면 라인과 사이드라인에서 보여주는 미학적인 완성도도 높다. 그동안 보았던 어떤 SUV 혹은 MPV보다 부드러운 곡선을 더 많이 사용했다. Full LED기술(발광다이오드)이 장착된 헤드라이트와 굵고 선명한 휠 아치는 신형 에스파스 사이드 뷰를 돋보이게 한다. 전체적으로 후드와 램프, 루프라인 등 다양한 요소들이 곡선으로 어우러져 따듯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받게 된다.

편안함과 웰빙 강조한 혁신적인 실내 공간

에스파스 시승을 위해 차에 오르면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된다. 익숙한 실내 인테리어 요소들이 모여 있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구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새로운 디자인의 플로팅 콘솔이다. 항공기 디자인의 느낌을 주는 이 콘솔 안에서 멀티센서, 주차 브레이크, 크루즈 컨트롤 등의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백미는 아이패드를 장착해 놓은 듯한 내장 태블릿이다. R-Link○R(등록기호)라 불리는 이 태블릿은 터치 방식으로 작동하며 내비게이션은 물론 4컨트롤섀시, EDC(electronic damper control), 주행보조, 조명 및 음향 설정, 앞좌석 조절(마시지 설정 포함), 뒷좌석 폴딩 기능 등의 다양한 테크놀로지를 제어할 수 있다. 실제로 운전을 해보면 시인성도 뛰어나다. 장착 위치가 운전자가 주행을 하며 확인하기에 최적인 위치에 놓여있기 때문에 안전 운전에 방해가 되지도 않는다. 내비게이션의 실제 구현 방식과 정밀도도 뛰어났다. 생면부지인 도로에서 목적지를 찾아가야 했지만 내비게이션의 안내대로 무난하게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최근 많은 유럽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선보이는 이른바 무늬만 한국형인 내비게이션 보다 훨씬 길찾기가 편안했다.

르노의 혁신 기술 멀티 센스 적용

에스파스에는 내년 초 한국에 론칭할 중형 세단 탈리스만에 장착되어 있는 것과 같은 멀티센스 기능이 장착되어 있다. 드라이빙 모드 선택(컴포트, 스포츠, 에코, 중립, 개인 설정 모드)에 따라 엔진 응답성, EDC 트랜스미션의 기어변속, 댐핑 시스템(서스펜션)은 물론 시트, 사운드, 스티어링 휠, 운전석 마사지 기능, 실내 온도 조절, 차량 내부에 숨겨진 다양한 무드 조명들의 컬러 설정까지 변화하는 혁신적인 기능이다. 예를 들어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8.7인치(22cm) 세로형 디스플레이로 만든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계기판 컬러, 실내 무드 조명의 컬러까지 붉은 색으로 바뀐다. 주행 모드 역시 통합 제어된다. 엔진 응답성과 기어변속 타이밍이 빨라지면 서스펜션도 단단하게 바뀐다. 편리하고 흥미로운 기능이다. 컴포트 모드를 설정하면 역시 이 모든 기능들이 변하면서 마사지 기능까지 작동한다.

에스파스의 진짜 매력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주행 감성

시승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편안한 주행 감각이다. 시승차는 1.6리터 디젤 모델이었는데, 누군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가솔린 모델로 착각했을 정로도 정숙성이 뛰어났다. 스탑 앤 스타트 시스템도 탑재되어 있다. 가속성도 기대 이상이었다. 변속충격이 없고 직결감이 뛰어난 EDC 변속기와 맞물려 기민하게 움직였다. 4명의 성인을 태우고 파리 외곽 도로를 주행했지만, 힘이 모자라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물론 뒷좌석에서도 편안하고 부드럽다는 시승평을 쏟아냈다.

에스파스에는 F1 무대에서 다듬어진 르노의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이 담겨있다. 정교한 터보차지 기술과 가로 방향 냉각수 유동 시스템 등의 혁신 기술들이 승차감과 효율성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다.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감은 높았다. 약간의 롤링은 있었지만 곧바로 서스펜션이 흡수했고 대형 세단을 탄 듯한 부드럽고 묵직한 주행 감성이 돋보였다.

르노는 신형 에스파스에 최초로 CMF(Common Module Family) 모듈형 구조를 사용해 알루미늄(도어와 보닛), 노릴 플라스틱(프론트 윙), 열가소성 수지(테일게이트)와 같은 경량 소재를 통합시켰다. 첨단 소재로 완성된 단단한 차체 덕분에 고속 주행 시의 안정감이 높아진 것이다. 차체 무게도 이전 모델 대비 250kg이나 줄었고, 공기 역학 성능을 끌어올린 덕분에 연비 절감 효과는 물론 주행 감성 극대화를 이뤄냈다. 에스파스는 유럽 연비 기준 21.3km/l라는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에스파스의 주행 성능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능은 4컨트롤 기능이다. 저속과 고속에서 모두 작동하는데 코너에서 앞바퀴의 움직임에 따라 뒷바퀴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코너를 쉽게 탈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속에서는 확연하게 이 동작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능을 갖추고는 있지만 체감 성능이 와 닿지 않았던 일본이나 여타 유럽 브랜드에 비해 능동적으로 작동한다. 저속에서는 스티어링휠 조작을 상대적으로 적게 해도 회전각이 커지기 때문에 주차시나 좁은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 편리하다.

MPV 모델다운 뛰어난 활용성

에스파스는 의전이 가능할 만큼의 세련된 디자인과 편안한 주행감성은 물론 아웃도어 레저활동에 최적화된 실내 공간과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1열 시트의 이동 범위는 전후방 24cm이며, 시트 쿠션의 길이도 6cm까지 늘릴 수 있어 거의 모든 체형의 운전자가 만족할 수 있다. 2열 좌석에는 3개의 독립 시트, 3열에는 2개의 시트가 마련되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원터치 폴딩 기능을 적용해 단 한번의 버튼 동작으로 이 5개의 시트가 쉽게 폴딩된다는 것이다. 테일게이트도 리어 범퍼 하부에 발을 넣어 움직이면 자동으로 열리는 파워테일게이트 방식을 채택해 편리함을 더했다.

파리(프랑스)|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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