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이름 석자 알렸으니 이젠 3승 도전”

입력 2015-09-2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시즌 2승으로 국내 팬들에게 이름 석자를 확실하게 알린 박성현. 다음달 KEB하나은행챔피언십을 통해 세계에도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KDB대우증권클래식 최종 3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는 박성현. 사진제공|KLPGA

시즌 2승으로 팬들 관심 돌려놓기 성공
갤러리로 갔던 하나챔피언십 출전 뿌듯

“‘박성현’이라는 선수가 있다는 사실도 알리고 싶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에 처음 올라 온 박성현(22·넵스)의 꿈은 소박했다. 함께 프로가 된 1995년생 동갑내기 백규정, 고진영, 김민선에게 쏠린 팬들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돌려놓으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1년 만에 그의 소박했던 꿈은 이뤄졌다. 적어도 국내에서 ‘박성현’이라는 이름 석자를 모른다면 골프팬이라고 말할 수 없다.


● 우승하는 법을 알아가는 단계

“첫 우승 때 워낙 힘을 많이 빼서 그런지 이번에는 편했다.”

20일 강원도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컨트리클럽에서 열린 KDB대우증권클래식 최종 3라운드. 공동선두로 경기를 시작한 박성현은 전반 9홀 동안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버디는 터지지 않았고 오히려 9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뒷걸음 쳤다. “전반에 경기가 안 풀렸다. 그런데도 급한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냥 ‘내 경기에만 집중하자’라는 마음뿐이었다.”

후반 들어 흐름을 찾았다. 주무기인 장타가 힘을 발휘하면서 파5인 11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아냈다. 다행히 그때까지도 선두권은 혼전이었고, 단독선두였던 김혜윤도 멀리 달아나지는 못했다. 탄력을 받은 박성현은 단숨에 선두를 따라잡더니 어느덧 역전을 만들어냈다. 13번홀(파4)을 시작으로 15번홀(파5)까지 3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분명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6월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는 마지막 홀에 보기를 하는 바람에 우승을 놓쳤고, 한국여자오픈 때는 앞서가다 공동선두를 허용한 뒤 연장 끝에 어렵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날은 지금까지 보여줬던 박성현의 모습이 아니었다. 여유도 있었고 선두로 나서자 더욱 강해졌다. 조금씩 우승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듯 했다. 박성현은 “14번홀에서 리더보드를 봤는데 선두와 2타 차였다. 그런데도 전혀 압박감도 없었고 긴장되지도 않았다. 16번홀부터 선두로 나섰을 때는 ‘우승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예전과 달라진 것 같다”며 우승 순간을 돌아봤다.



● “갤러리 갔던 하나은행챔피언십 출전 뿌듯”

박성현에게 2015년은 100점짜리다. 그러나 아직 끝난 건 아니다. 아직 6경기가 더 남았고, 목표까지도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

“3승이 목표다. 2승을 했으니 이제 한번만 더 우승하면 목표를 채울 수 있다. 그러면 상금왕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박성현은 KDB대우증권클래식 우승으로 상금 5억원을 돌파했다. 상금왕까지는 아직 멀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 올 시즌 우승만큼 기쁜 일이 하나 더 있다. 10월8일부터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리는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출전하게 됐다. 박성현은 “작년에는 그 대회에 갤러리로 갔다.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부러웠는데 올해는 내가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좋은 성적까지 낸다면 더 기쁠 것 같다. 박성현답게 경기하겠다”며 10월을 기다렸다.

국내 골프팬들에게 이름 석자는 확실하게 알렸다. KEB하나은행 챔피언십(KLPGA투어 상금랭킹에선 제외)에서 마지막 목표를 이룬다면 국내를 넘어 세계에 ‘박성현’의 이름을 알릴 수 있다. 박성현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