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거장·인류애·지적 호기심…마션-인터스텔라 평행이론

입력 2015-10-14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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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한 ‘마션’은 작년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인터스텔라’(작은사진)와 여러 모로 닮은꼴이다. 사진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워너브라더스코리아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 돌파 닮은꼴
과학지식 기반 현실가능한 얘기 공감대
SF선구자 스콧감독, 인류애로 감성 자극

영화 ‘마션’에서 ‘인터스텔라’의 흥행이 보인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마션’이 8일 개봉해 첫 주말 동안 일일 평균 50만 명씩을 모으더니, 상영 엿새 만인 13일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인터스텔라’가 SF영화로는 처음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데 이어 우주를 배경으로 한 또 다른 영화가 비슷한 흥행 돌풍을 만들고 있다.

‘마션’은 여러 면에서 ‘인터스텔라’와 닮았다. 각종 우주과학 지식이 집약된 SF장르라는 사실 뿐 아니라 ‘거장’으로 불리는 연출가의 탁월한 실력, 그들의 손에서 완성된 ‘인류애’의 감동이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 우주과학 지식, ‘지적 호기심’ 자극

‘마션’이 관객 호기심을 자극하는 절대적인 원동력은 미지의 세계를 배경으로 삼았지만 ‘가능한 상황’이라는 현실적인 공감대에 있다. 철저하게 과학지식에 기반을 둔 이야기 역시 관객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영화는 화성탐사 도중 모래폭풍을 만나 홀로 남은 과학자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의 생존기다. 화성의 환경을 조합하고, 식량으로 감자까지 키워 살아남는 그의 모습은 90%에 가깝게 실존 과학지식으로 구현한 내용이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우주선이 스스로 움직이는 ‘슬링샷 장면’ 역시 실제 우주탐사에 이용되는 방법이다.

배급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는 13일 “기존 SF영화가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줬다면 ‘마션’은 미국 나사(NASA)가 태양계 탐사에 쓰는 방식을 활용해 현실감을 높였다”고 밝혔다.

‘인터스텔라’의 선택도 비슷했다. 아이슈타인의 후계자로 불리는 물리학자 킵 손이 영화의 기획부터 제작까지 참여해 ‘가상’이 아닌 ‘현실’을 스크린에 펼쳤다. ‘인터스텔라’가 교육용으로 각광받으며 가족 관객을 끌어들인 배경이다.


● 거장의 실력, ‘팬덤’의 지지

‘마션’의 리들리 스콧 감독은 SF장르를 개척한 선구자다. 1979년 ‘에이리언’와 이듬해 ‘블레이드 러너’를 통해 영화의 역사를 바꿔놓았다. ‘마션’은 40여 년간 우주에 관심을 기울여온 감독의 새로운 도전이다.

촬영은 까다롭게 이뤄졌다. 화성 사진과 영상을 빠짐없이 섭렵한 감독은 실제 화성과 가장 흡사한 지형을 갖춘 요르단 와디 럼 사막을 찾았다. 컴퓨터그래픽도 최대한 배제했다. “사실적인 공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인터스텔라’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더불어 국내에서 팬덤을 가진 거장으로 통한다. 이들이 2∼3년마다 내놓는 영화가 국내에서 빠짐없이 흥행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 삶을 향한 의지, ‘인류애’ 풀어내

‘마션’의 가장 큰 미덕은 ‘희망’의 메시지다. 화성에 홀로 남은 주인공은 좌절하지 않고 삶을 스스로 개척한다. 그를 구하려고 나선 동료들은 뜨겁게 합심한다. 가장 냉철한 장르로 통하는 SF영화가 역설적이게도 끈끈한 인간애와 인류애를 전면에 내세워, 감동을 배로 늘린 셈이다. 등장인물 누구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서 용기를 얻는다는 관람평도 많다.

뭉클한 부성애를 그려냈던 ‘인터스텔라’의 선택도 같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우주는 차가운 공간이지만 그 안에 살아 존재하는 인간의 따뜻한 감성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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