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비구역JSA’ 박찬욱 감독 “전작 실패 후 많이 힘들었다”

입력 2015-10-16 2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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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공동경비구역JSA’의 연출 비화를 공개했다.

박 감독은 16일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영화 ‘공동경비구역JSA’(제작 명필름) 관객과의 대화에서 “처음에 명필름에 불려들어간 것은 친한 사이였던 조영욱 감독과의 인연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조 감독이 명필름과 ‘접속’이라는 영화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래서 명필름과 친해져서 나를 추천한 것”이라며 “명필름에 내가 준비한 것을 보여주니 일언지하에 바로 거절당했다. 그 작품들이 후에 만들어진 ‘복수는 나의 것’ ‘박쥐’ 등이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전작 두 편이나 실패한 감독이 세 번째 작품을 찍는다는 게 예나 지금이나 힘든 일이다. 어떻게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사놓은 원작이나 써놓은 시나리오 없느냐’고 물어보니 이 영화의 소설 원작이 있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평소에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기도 했고 ‘무조건 자신이 있으니 시켜달라’고 했다. 그리고 조 감독이 ‘고분고분하게 시키는 건 다 하겠다고 해라’고 조언한 게 있었다. 명필름과 잘 지내려고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박 감독이 노력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는 “전작이 흥행도 안 됐을 뿐더러 내가 ‘비주류 정서와 반골 기질’이라는 평판이 났기 때문에 말 잘 듣는 감독의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했다. 두 번째는 명필름이 관객 대중의 정서를 나보다 더 잘 읽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귀 기울여 들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그런 마음으로 만들었는데 의견 충돌도 없었고 프로덕션으로부터 말도 안 되는 요구가 온 적도 없었다. 굳은 각오가 무색하리만큼 원만하게 즐겁고 행복하게 영화를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2000년 9월 9일 국내 개봉 이후 15년 만에 재개봉하는 영화 ‘공동경비구역JSA’는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벌어진 남북병사 총격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휴먼 드라마를 그렸다.

이 영화는 2000년 개봉 당시 9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와 더불어 58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또한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도빌 아시아 영화제 작품상, 청룡영화제 작품상 등 수많은 해외 및 국내 영화제의 초청 및 수상을 이어가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올해로 개봉 15주년을 맞은 ‘공동경비구역JSA’는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와 4K 디지털 리마스터링돼 15일 재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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