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분데스리가] 평균관중 8만475명…도르트문트 팬들이 돌아온 이유

입력 2015-11-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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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장 실직한다 하더라도 오늘 난 도르트문트의 경기를 볼 것이다.”

도르트문트 시내에서 만난 한 열혈 팬의 말이다. 다소 과장된 발언이었지만 도르트문트 시민이라면 정말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인구는 채 60만명도 되지 않지만 도르트문트는 평균관중(2014∼2015기준) 8만475명(분데스리가 평균 4만3534명)을 기록한 ‘축구의 도시’다. 여러 나라에 충성도가 강한 팬들이 있지만, 유독 도르트문트는 그 중에서도 팀과 팬 사이에 유대관계가 끈끈하다고 볼 수 있다.

도르트문트는 1900년대 전후에 시작된 광산업으로 발달한 도시다. 1960년대 이후 광산업이 쇠퇴하면서 도시경제도 가라앉았다. 현재 구조개혁을 통해 새롭게 변해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 평균 실업률이 2014년 기준 12,8%(독일평균 6.7%)로 경제상황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도르트문트 구단 또한 2004년 찾아온 재정위기로 파산위기를 겪었다. 순식간에 구단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당시 현지 언론은 ‘무리한 스타선수 영입과 스타디움 확장을 거듭하면서 심각한 재정난에 접어들었다. 과거의 영광이 그들을 오만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하며 과도한 지출에 대해 비판했다. 팬의 30%가량이 변심했고, 스폰서 및 투자자 모두 물러나며 구단의 존속위기까지 초래하였다.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위기 속의 구단을 살려내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먼저 프런트의 경영 전략이 빛을 발했다. TV중계권과 광고료 그리고 스폰서로부터 오는 수입을 고정적으로 확보해나가며 재정문제를 해결했고, 지역선수들을 육성함으로써 홈팬들의 마음을 돌렸다. 홈구장을 공격적으로 더 증축해 8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게 만들어낸 것도 성공요인 중 하나다.

아울러 도르트문트만의 새로운 이미지 구축을 위해 새 슬로건을 만들었다. ‘Echt Liebe’, 독일어로 ‘진정한 사랑’이란 뜻이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이 슬로건으로 이미지 개선에 성공했다. 현재 도르트문트구단 공식가입회원 수는 13만명(분데스리가기준 전체 3위)을 넘어섰다. 2008∼2009시즌 사령탑으로 부임한 위르겐 클롭(48·리버풀)의 업적(리그 2회 우승, 포칼우승,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은 분데스리가를 넘어 해외 팬들에게 도르트문트가 명문구단임을 다시금 각인시켰다. 마르코 로이스(26), 카가와 신지(26) 등 스타 플레이어들을 육성해내면서 세계적 구단으로 재부상했다. 그리고 팬들은 그런 도르트문트의 희노애락을 함께하며 더 끈끈하고 진정한 사랑(Echt Liebe)의 관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도르트문트(독일) | 윤영신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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