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유머와 귤이 흘렀던 루시드폴의 ‘귤이 빛나는 밤에’ (종합)

입력 2015-1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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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해당방송 갈무리

사상 최초 홈쇼핑 쇼케이스라는 루시드폴의 이색적인 프로젝트는 단 9분 만에 완판이 되는 대성황으로 마무리됐다.

루시드폴은 11일 오전 2시 CJ O쇼핑을 통해 자신의 정규 7집 ‘누군가를 위한,’의 한정판 앨범을 판매하는 기상천외한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사상 최초로 진행되는 홈쇼핑 앨범판매인 만큼 이날 방송에서는 귤 모자를 쓴 루시드폴을 시작으로, 전화 상담원으로 나선 페퍼톤스, 귤 시식 모델로 나선 정재형, 이진아, 정승환, 권진아, 박새별 등 쉽게 보기 힘든 독특한 광경이 연출됐다.

또 안테나뮤직의 대표 유희열은 루시드폴을 도와 토크 게스트로 출연해 특유의 유쾌한 입담으로, 홈쇼핑 방송의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김동률과의 전화연결, 이적의 응원영상이라는 보너스까지 더해졌다.

루시드폴은 이날 방송을 기획한 의도에 대해 “이번 앨범을 음악만 담은 게 아니고 이야기도 썼다. 책과 음악에 내가 재배한 귤을 함께 전해주고 싶었다. 시(視), 청(聽), 미각(味覺) 패키지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홈쇼핑에서 2만9,900원에 판매된 ‘누군가를 위한,’은 루시드폴의 사인 CD와 함께, 그가 지은 동화책 ‘푸른 연꽃’과 사진엽서, 그리고 루시드폴이 제주도에서 직접 재배한 귤 1kg으로 구성돼 눈과 귀, 입까지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에 유희열은 “이 방송이 루시드폴의 (정규 7집 관련)처음이자 마지막 방송출연이다. ‘스케치북’에도 안 나간다. 본인이 여기에만 나오고 싶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홈쇼핑에 임하는 루시드폴의 각오를 전했다.

이어 그는 “처음 기획은 국수집에서 같이 국수 먹다가 나온 이야기다”라며 “루시드폴이 귤도 같이 팔고 싶다고 했는데, 귤은 금방 상하니까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홈쇼핑을 이용하게 됐다”라고 이색 프로젝트의 계기를 밝혔다.

어떻게 보면 다소 우발적으로 시작된 기획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 효과는 대단했다. 1000장을 준비한 ‘누군가를 위한,’은 새벽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방송시작 9분 만에 완전 매진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해당방송 갈무리


매진이 된 순간 만세삼창을 한 유희열은 “우리가 준비를 하면서도 다 안 팔리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 믿기지가 않고, 다 안 팔리면 고등어도 끼워팔려고 했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루시드폴 역시 “너무 빨리 매진이 돼도 죄송하고, 다 안 팔려도 아쉽고 그렇다”라고 완판 소감을 밝혔다.

총 40분이 할당된 방송이었지만, 9분 만에 완판을 기록하자 나머지 30분은 루시드폴의 신곡을 감상하는 시간으로 활용됐다.

이날 홈쇼핑에서 루시드폴은 ‘누군가를 위한,’의 수록곡 ‘봄눈’과 이진아와 함께한 ‘푸른 연꽃’의 OST ‘별은 반짝임으로 말하죠’, 타이틀곡 ‘아직, 있다’까지 3곡을 라이브로 선사해, 사상 최초 홈쇼핑 쇼케이스를 개최한 가수라는 이색적인 타이틀까지 획득하게 됐다.

색다르고 이색적인 이벤트인 만큼 유쾌하게 진행된 ‘귤이 빛나는 밤에’는 단순한 깜짝 이벤트를 넘어 음원 시대에 음반 판매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안테나뮤직의 한 관계자는 “음원 스트리밍이 음악 감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재 가요시장에서, 음반 판매를 위한 홈쇼핑을 진행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흐름을 역행하는 방식일지 몰라도, 최근 아델이 그런 것처럼 음반의 판매를 활성화 시켰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방송말미 루시드폴은 “이렇게 된 건 내 앨범 위해 많은 분들이 고생해서 그렇다. 여기 회사의 모든 스태프들과, 동료 가수들, 방송을 보는 시청자 여러분께 모두 감사하다.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해줘서 감사하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 유희열은 “(루시드폴의) 다음 8집은 브로콜리로 할까 한다. 안테나뮤직의 모든 식구가 나와 있는데, 우리끼리 좋은 음악하고 재밌게 음악하려 한다”라고 루시드폴의 브로콜리 재배와 좋은 음악을 이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한편 루시드폴의 정규 7집 음반 ‘누군가를 위한,’은 15일에 발매될 예정이다.

사진|안테나뮤직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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