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기수 3인 ‘체중과의 전쟁’

입력 2016-01-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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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기수-이금주 기수-유미라 기수(맨 왼쪽부터).

기수들의 다이어트 비결

경마계 장신 유미라, 찜질방 찾아 땀 빼기
얼짱 김혜선, 배드민턴·볼링 등 다이어트
주부기수 이금주는 웨이트트레이닝·승마

경마는 속도의 스포츠다. 기수가 말에 올라타 스피드를 조절한다. 기수가 무거우면 말은 잘 달릴 수 없다. 특히 경마는 말의 능력, 나이 등을 고려해 부담중량이 정해진다. 기수들은 부담중량에 자신의 체중을 맞춰야 한다. 기수의 체중이 53kg인데 말의 부담중량이 52kg라면, 기수는 그 말에 맞춰 체중을 1kg을 줄여야 한다.

기수들의 몸무게는 대부분 45∼55kg. 늘 최소한의 체중을 유지한다. 부담중량 때문에 1kg을 빼야 한다면 큰 고역이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 경주를 앞두고 굶거나, 사우나에서 땀을 흘려 체중을 줄이는 것은 기본이다. 심지어 한겨울 칼바람에 얇디얇은 망사소재 기수복을 입고 눈물겹게 달리는 경우도 있다.

특히 여성기수는 남성 기수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기 때문에 가볍기만 해선 경쟁이 안 된다. 체력도 키워야 한다. 여성기수들은 어떻게 체중관리를 할까.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활동 중인 대표 여성기수 3명의 ‘체중과의 전쟁’ 속으로 들어가 보자.


꺽다리 유미라 기수, 혹독한 식단관리에 급할 땐 찜질방 애용

키 161cm에 달하는 ‘꺽다리’ 유미라 기수(31세, 47kg)는 철저하게 체중관리를 하기로 유명하다. 그녀는 대부분 150cm 초 중반인 다른 기수들에 비해 키가 크다. 또 살이 잘 찌는 체질이라 신경도 많이 쓴다. 유 기수는 “원래 기수활동을 하기 전 무게가 53kg정도였어요. 기수를 하기 위해서 4∼5kg을 감량했더니 조금만 먹어도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가려고 해요. 그래서 항상 식사량 조절을 위해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게 힘들어요”라고 체중관리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유 기수는 새벽조교가 끝나면 바로 연이어 운동을 시작한다. 힘들긴 하지만 중간에 쉬는 시간 없이 바로 이어서 하면 긴장도 덜 풀리고, 운동의 집중도도 높아져 효과가 좋다고 한다. 수영이나 러닝 등 체중조절을 위해 유산소 운동을 한다.

특히 그녀는 꾸준한 운동에 경주 전 식사량을 줄이는 방법을 병행한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자유롭게 식사를 하지만, 경주일이 다가오면 과일과 단백질 쉐이크로 식사를 대체한다.

유 기수는 “체중을 빨리 줄여야 할 경우 경주 전까지는 어떻게든 살을 빼요. 경주가 없는 주중에 찜질방에서 오래 보내며 수분섭취를 최소화해요. 이런 식으로 하면 이틀이면 최대 2kg까지 감량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 ‘얼짱기수’ 김혜선, 배드민턴 볼링으로 재미와 살빼기 일석이조

렛츠런파크 서울의 김혜선 기수(27세, 45kg)는 털털한 성격과 다부진 몸매로 인기가 높다. 2015년 ‘고객이 뽑은 기수’로 선정될 정도다. 얼굴도 예뻐 ‘얼짱기수’로 통한다. 그러나 말 못할 고민도 있다. 살이 잘 찌는 스타일이라 체중관리에 애로사항이 많다. 그런 그녀가 45kg을 유지하는 노하우는 뭘까.

사실 기수가 한번 경주를 뛰면 온몸이 땀에 젖을 정도다. 그러나 매일 반복해서 같은 운동을 하다 보면 몸이 적응을 한다. 따라서 어느 순간부터 체중감량에 큰 도움이 되지 않다.

김 기수가 찾은 비법은 기승 때와는 다른 근육을 쓸 수 있는 배드민턴이나 볼링 같은 운동이다. 그녀는 “배드민턴이나 볼링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운동할 수 있어서 지루하지도 않고 좋아요. 운동을 하지 않을 때에는 쇼핑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등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몸이 적응하지 않은 부분을 사용했더니 평소 49.5kg에서 50kg을 왔다가다 하던 몸무게가 45kg으로 줄었어요”라며 “중요한건 뭐든지 억지로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서 살로 갈 수 있으니까요”라며 즐겁게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을 권했다.


● ‘주부기수 1호’ 이금주, 웨이트트레이닝과 승마로 ‘살과의 전쟁’


렛츠런파크 서울의 역사와도 같은 이금주 기수(39세, 43kg)는 주부기수 1호다. 초등학교 1학년생을 자녀로 두고 있는 그녀는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의 체중관리 비법은 웨이트 트레이닝과 승마다.

이 기수는 “평소에 웨이트 트레이닝 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많이 해요. 일주일에 3∼4회, 한번에 2시간 내외로 해요. 웨이트 운동 후에는 승마를 한 시간 즐겨요”라며 자신의 운동 스케줄을 소개했다. 주중 매일 새벽 5시 반부터 9시까지 새벽조교 훈련을 하는 것을 감안 하면 하루 일과가 거의 운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어 이 기수는 “기수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새벽훈련이 체중조절에 도움이 안돼요. 게다가 거친 경주마를 다루려니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경직돼버리더군요. 그래서 승마로 몸의 밸런스를 교정하고 있는 중”이라며 “승마는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고, 말을 탈 때 허리를 곧게 펴야 하기 때문에 잘못된 자세를 교정하는 효과도 있어요. 체중조절, 몸매 균형, 자세 교정 등 장점이 많은 운동이라 주변에도 권하고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이 기수는 평소 아침, 저녁 2끼만 먹는다. 저녁은 6시 이전에 먹고 야식이나 술은 절제한다. 불가피하게 과식하거나 음주를 했을 때에는 평소 운동량 이상으로 운동을 해서 칼로리를 소모시킨다. 43kg을 유지하는 비법 중의 하나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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