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행 ⑤]체헬소툰 궁전·저메 모스크·이맘 광장

입력 2016-02-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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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두투어 TRAVEL MAGAZINE G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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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HEL SOUTUN
20개의 기둥 그리고 20개의 물속의 기둥, 체헬소툰 궁전

사파비 왕조 때 압바스 1세의 별궁으로 지어졌다는 체헬소툰 궁전으로 향했다. 페르시아 건축물의 건축학적 중심과 미적인 균형은 대부분 직사각형의 연못이 잡아주고 있는데 역시 체헬소툰도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40개의 기둥이 있는 궁전’이라는 뜻의 체헬소툰은 원래의 스무 개의 기둥에 더해 스무 개의 연못에 비친 기둥을 합쳐 부르는 것이다. 낭만적이다라거나 로맨틱하다, 라는 말은 이럴 때 붙임이 마땅하다. 내부로 들어가기 전 입구의 천장 문양은 다른 색들로 칠한 것이 아닌, 각각 다른 색의 나무 조각들로 짜 맞춘 것이라고 한다. 내부에는 왕의 연회 장면과 당시의 전쟁을 묘사한 여섯 개의 거대한 프레스코화가 은은한 빛에 감겨 있다. 우즈베키스탄과 오스만투르크와의 전투를 그린 그림과 상반신을 노출한 여성이라든가 동성애를 나타내는 남성들의 그림이 대담하게 묘사되고 있으며, 인도 델리에서 보았던 ‘후마윤의 무덤’의 바로 그 주인공인 후마윤이 이 벽화에도 그려져 있다. 무굴 제국의 황제였던 후마윤은 당시 페르시아가 전투에서 밀리고 있을 때 이곳까지 원정을 와서 압바스 1세를 도와주었다고 전해진다. 각각의 그림은 놀랄 만큼 사실적이며 그림에 엄청난 수고와 열정을 아끼지 않았음이 한눈에 보인다. 예술을 위해 노동과 헌신을 쏟아 부은 페르시아인들. 그들에 대한 감탄은 이미 존경의 영역으로 일찌감치 넘어간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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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H MOSQUE
페르시아 건축의 교과서, 저메 모스크

에스파한의 저메 모스크는 이란에서 가장 오래된 모스크이기도 하며 18세기 이전에 지어진 모스크 중에선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금요일’과 ‘집회’라는 뜻을 지닌 저메는 마치 이탈리아의 두오모 성당처럼 여느 도시마다 하나씩 있어 오랫동안 지역 무슬림들의 종교적인 회합장소 기능을 해왔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저메가 1,300년 동안 이곳을 통치했던 여러 왕조들의 영향을 받아 조금씩 개축과 보수를 해왔다는 점인데, 그래서 이곳은 오랜 기간에 걸쳐 페르시아 건축을 집대성한 박물관으로 불리는데 손색이 없다. 모스크 내부는 아무런 색을 입지 않고 단정한 무명 저고리를 입은 것처럼 무척이나 수수하고 절제되어 있다. 작은 돔과 기둥들은 회랑으로 연결되는 길을 따라 끝없이 이어져 저메 모스크 자체가 하나의 아라베스크 문양처럼 느껴진다. 이곳의 크고 작은 돔의 개수는 무려 470개라고 한다. 내부는 조명하나 밝힌 것이 없지만 자연 채광을 최대한도로 활용해 결코 어둡지 않고 은은하게 빛이 퍼진다. 커다란 공간인 예배당으로 나가면 높다란 천장 끝에 돔의 안쪽이 보인다. 오로지 벽돌과 접합 물질만을 가지고 1,300년 동안 결코 쓰러지지 않는 이런 구조물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의아함을 넘어 불가사의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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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인 치장을 하지 않아서였는지는 몰라도 내부에서 울리는 소리는 무엇보다 맑게 퍼진다. 그것은 벽돌과 1,300년을 함께 해 온 틈 사이의 흙이 내뱉어주는 페르시아의 소리였을 것이다. 그 오랜 함께함에 벽에 손조차 대기 주저하게 되는 저메 모스크. 그 압도감에 눌리고 압도감은 위압감으로 전이되지만 결국 존재감으로 마감되는 저메. 이곳을 떠나면 다시는 보지 못할 장면에 이상한 한숨이 나오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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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M SQAURE
에스파한의 모든 것, 이맘 광장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이맘 광장은 중국의 천안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광장이며 건물로 둘러싸여진 형태로는 제일 크다고 한다. 만일 에스파한에 단 하루만 머무른다면, 이곳에서 모든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광장은 에스파한을 넘어 이란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남쪽의 이맘 모스크Imam Mosque와 동쪽의 셰이크 로트폴라 모스크Sheikh-Lotfollah Mosque 그리고 서쪽의 알리카푸 궁전Ali Qapu palace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소 현대적인 모습이긴 하지만 에스파한에서 가장 크다는 바자르가 광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정리=동아닷컴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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