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원 사망 의혹’ 검찰 재조사 착수

입력 2016-02-1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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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로 결론이 났던 윤기원(전 인천)의 사망 원인에 대해 검찰의 재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인천 팬들은 윤기원이 세상을 떠난 2011년 5월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원정경기 때 추모 현수막을 내걸었다. 스포츠동아DB

2011년 5월 휴게소에서 숨진 채 발견
경찰 자살 발표…추적 60분 의혹 제기
부산지검, 관계자 참고인 신분 소환 중

K리그 승부조작 사건이 불거진 2011년 세상을 떠난 당시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윤기원(당시 23세)의 사망 관련 수사가 다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 관계자는 18일 “검찰이 윤기원 사망과 관련해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고 판단하고 최근 재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 지난해 말부터 부산지방검찰청이 이번 사건을 다시 조사하기 시작해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축구인도 “검찰이 다시 수사 중이다. 경찰로부터 일체의 자료들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망주로 꼽히던 윤기원은 2011년 5월 6일 경부고속도로 서울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 주차돼 있던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수석에는 타다 만 번개탄과 맥주캔, 현금 100만원이 담긴 봉투가 있었다. 당시 수사를 맡았던 서초경찰서는 “시신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이다. 타살 증거가 없다”며 단순 자살로 발표했다. 여러 추측을 낳은 현금 100만원에 대해 인천 구단은 당시 “안종복(60) 전 사장의 퇴임 이벤트를 위해 선수단이 자발적으로 모은 돈의 일부”라고 밝혔다.

2010시즌 K리그 1군에 데뷔해 유망주로 성장한 선수가 별다른 이유도 없이 갑작스레, 그것도 하루 수천 명씩 드나드는 공개된 장소에서 자살할 리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변함없는 유족들의 입장이다. 당시 경찰은 “윤기원의 차량은 (2011년 5월) 4일 밤 만남의 광장에 들어왔고, 윤기원은 1번 밖으로 나왔을 뿐 이후 계속 안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휴게소 CCTV 영상을 내세웠고, 시신은 차량 진입 후 이틀 가량 지나서야 발견됐다.

그러나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었던 CCTV 자료는 현재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윤기원의 부모가 사용 중인 해당 차량 내부는 번개탄에 의한 그을림 등의 흔적이 없다. 이렇듯 석연찮은 여러 정황들로 미루어 볼 때 윤기원의 사망은 자살이 아닌, 누군가에 의한 타살일 것이라는 시선이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KBS ‘추적 60분’이 17일 <죽음의 그라운드-윤기원, 그는 왜 죽었나?>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늦은 밤 CCTV 영상만으로 차량 번호판과 사람들의 얼굴을 식별할 수 없고 ▲프로그램 제작 인터뷰에 응한 제보자들은 승부조작 파문이 한창인 2011년 해외로 이적한 선수 A가 윤기원의 죽음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방송 이후 각종 축구 관련 게시판에는 재수사를 촉구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 윤기원의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유족 측은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명확한 사인을 규명해주길 바라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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