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추기경’ 출간…이 시대, 따뜻한 그가 그립다

입력 2016-02-23 2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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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지인 17인이 기억하는 김 추기경은?
솔직하고 담담한 인터뷰 책으로 엮어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그는 이런 유언을 남기고 불귀의 길로 떠났다. 2009년 2월의 일이었으니 벌써 7년이나 지났다. 그렇다. 김수환 추기경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죽음 후에는 그 사람에 대해 관대해진다. 굳지 예뻐 보이지 않는 삶을 꺼내 까발리기보다는 같은 값이면 아름답게 포장한다. 사회지도자일수록 더 그렇다. 일종의 우상화다. 김 추기경은 사후 사람들이 자신을 우상화할 것이 걱정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길 원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나온 영화가 2014년 개봉한 ‘그 사람, 추기경’이다.

동명의 책이 세상 속으로 나왔다. ‘그 사람 추기경’(평화신문 엮음 l 소담출판사 펴냄)이다. ‘그 사람 추기경’은 영화 속 인터뷰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선·후배 신부와 지인 등 김 추기경을 기억하는 17인의 인터뷰가 담겼다. 박신언 몬시뇰, 김형태 변호사, 문정혁, 김영균 박사, 장익 주교, 이해인 수녀 등이 그들이다.

인터뷰를 한 사람은 평화방송 전성우 PD와 전문 인터뷰어와 작가로 잘 알려진 권은정 씨다. 전 PD는 김 추기경을 긴 시간 동안 직접 인터뷰를 했고 영화 ‘그 사람, 추기경’을 만든 주인공이다. 권 작가는 ‘책으로 노래하고 영화를 사랑하다’ 등 평전에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글로 알려져 있다.

두 인터뷰어는 김 추기경과 인연을 맺었던 17인에게 담담하게, 사소하게, 따뜻하게 질문을 하고 인터뷰이는 추기경이 원했던 것처럼 간직했던 인연과 추억들에 대해 솔직하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책을 읽다보면 김 추기경이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냥 ‘푸근한 사람, 따뜻한 사람이었구나’하는 말이 튀어나온다. 지금 이 시대에 다시 김 추기경이 그리워지는 것은 세상이 밖의 날씨처럼 자꾸 차가워져서 그런 것일 게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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