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그 뒤 2년③] 빛나는 한류 파워

입력 2016-02-2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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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는 많은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전지현이 먹던 치킨(오른쪽 상단)은 곧바로 히트상품이 됐고, 촬영세트는 관광지(큰 사진)가 됐다.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SBS 방송화면 캡처·중국사이트 캡처

■ 주말기획|‘별그대’ 그 후 2년

2013년 12월18일 방송을 시작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전지현과 김수현이 주연한 드라마는 3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인기를 모으며 큰 화제에 올랐다. 특히 중국에 한국 콘텐츠의 힘을 새롭게 과시하며 현지의 한류 열기를 재점화했다. 두 주연 연기자에 대한 커다란 관심은 물론 그 제작진 나아가 드라마에 관련한 다양한 한류 콘텐츠가 현지 대중을 사로잡았다. 이는 이후 다양한 변화를 몰고 왔다. 2014년 2월27일 막을 내린 ‘별에서 온 그대’ 그 이후 2년 동안 벌어진 변화를 좇는다. 또 실질적인 한류 소비자인 중국 관광객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별그대’가 바꾼 연예계 ‘명(明)’

‘별그대’가 다시 몰고온 중국의 뜨거운 한류 바람으로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 환경 전반이 달라지고 있다. 제작환경이 변화한 것은 물론 각종 부가수익의 창구가 늘어났고, 스타들에 가려져 있던 연출자 등 스태프까지 현지 진출해 ‘무한경쟁’하고 있다.


● 사라지는 ‘쪽대본’…사전제작 증가

24일 첫 회가 14.3%(닐슨코리아)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송혜교·송중기 주연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방송 이전 전 편을 완성한 사전제작 드라마다. 최근작인 케이블채널 tvN ‘치즈 인 더 트랩’을 비롯해 방송 예정인 KBS 2TV ‘함부로 애틋하게’ ‘화랑:더 비기닝’, SBS ‘사임당 더 허스토리’ ‘보보경심:려’도 반(半)사전 혹은 완전 사전제작 방식이다.

모두 한류스타를 앞세워 국내뿐 아니라 중국시장을 겨냥한 작품이다. 중국은 지난해 ‘별그대’가 현지 온라인을 통해 인기를 모으자 자국의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해 해외 드라마에 대한 심의와 규제를 강화했다.

이 같은 변화에 국내 제작사들은 현지 불법다운로드 등 비정상적인 시청행태를 막기 위한 한·중 동시방영을 추진하는 것과 함께 최종 통과까지 2∼3개월이 걸리는 현지 심의 기간을 고려해 사전제작에 나서고 있다. 또 현지 당국은 해외 드라마에 대해 전 편을 사전에 심의 받도록 하고 있다.

이는 열악한 국내 드라마 제작환경의 한 상징이었던 ‘쪽대본’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그동안 ‘쪽대본’으로 인해 우려됐던 ‘생방송 촬영’ 등 예기치 못한 사고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예능 포맷 수출…또 다른 ‘부가수익’

그동안 한류스타나 그들이 출연한 드라마 위주로 국내 대중문화 콘텐츠가 주로 중국에 수출됐다면, 이제는 예능프로그램까지 경쟁력을 갖추고 포맷을 수출하고 해당 프로그램의 연출자들도 잇따라 현지에 진출하고 있다.

SBS는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의 판권을 2014년 중국에 판매해 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그 포맷을 활용해 중국과 공동제작한 ‘달려라 형제’로 부가수익까지 얻고 있다. ‘K팝스타’ 역시 중국에 수출했다. KBS 2TV ‘1박2일’ ‘슈퍼맨이 돌아왔다’ ‘불후의 명곡’, MBC ‘우리 결혼했어요’ ‘진짜 사나이’ 등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인기 예능프로그램 역시 다르지 않다.


● “한국 PD들의 우수성”

연출자들의 중국 상륙도 활발해졌다. 그동안 스타들에 가려 이렇다 할 빛을 보지 못했던 이들이 더 넓은 시장에서 자신의 역량을 과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국에서는 한국 연출자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제작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별그대’ 연출자인 장태유 PD는 방송 직후 휴직하고 중국영화를 연출했다. ‘나는 가수다’ 김영희 PD도 후난위성TV ‘폭풍효자’를 제작했고, 최근 MBC 신정수, 강궁, 문경태, SBS 남규홍 PD 등도 중국으로 건너간다.

이들은 “세계가 주목하는 중국시장에서 한국 PD들이 만든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기회”라는 ‘원대한 뜻’을 밝혔다.

‘차이나 머니’ 유입…글로벌 시장 진출

이 같은 흐름 위에서 중국은 아예 직접 한국으로 날아오고 있다. 그 힘은 자본이다. ‘차이나 머니’로 불리는 중국 자본은 한국 엔터테인먼트산업에 투자함으로써 한류 콘텐츠를 얻기 위한 발걸음에 분주하다. 위에화엔터테인먼트(스타쉽엔터테인먼트),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SM엔터테인먼트), 쑤닝 유니버설 미디어(FNC엔터테인먼트), 인터넷 미디어 기업 르티비(멜론), 게임회사인 텐센트(YG엔터테인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더 많은 자본을 확보해 안정적인 콘텐츠 제작 기반을 확보하고, 중국을 발판 삼아 더 넓은 세계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업체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리면서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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