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우수급 복귀 오태걸 “무모하게 당하지 않겠다”

입력 2016-03-02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상반기 강급 직후 번개처럼 우수급으로 복귀한 오태걸. 그는 “올 시즌 우수급 A1반으로 승격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오태걸

상반기 강급 후 6연승으로 우수급 복귀
스타트 훈련강도 높이고 내선 마크 도전
부산 팀 위해서라도 큰 일 한번 내야죠


“데뷔 후 2012∼13년 우수급 입상후보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14년 아마추어 때 당해보지 않은 잦은 낙차 때문에 서서히 자신감을 잃어버리면서 위축된 경주로 우수급과 선발급을 왕래하는 선수가 됐다. 강급 직후 선발 강자로서 부담이 많았다. 훈련을 많이 했는데 빠른 우수 복귀로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상반기 강급 직후 번개처럼 다시 우수급으로 복귀한 오태걸(31·17기)의 첫 마디는 “기분좋다”였다. 목소리도 들떠 있었다. 그는 1월21일 창원 선발급 결승에서 추입 승부로 1착하며 6연승을 통해 우수급 복귀에 성공했다. 올해 7년 차로 데뷔 초 선발에서 시작을 하면서 우수와 선발을 왕래하고 있다.

“우수와 선발을 오갔지만 이번엔 우수급 붙박이로 있을 것이다. 몸싸움이 약해 선행 빈도수가 많아질 것 같다. 승부타이밍이 선발과 비교해 빠를 것 같아 스타트 훈련을 보강 중이다. 뒷심 유지 위해 긴 거리 인터벌 훈련을 하고 있다. 예전 몸싸움이 약해 시도하지 않은 내선 마크를 이번에는 도전하겠다. 무모하게 당하지 않겠다.”

코가 커서 ‘코봉이’라 불렸던 오태걸은 부산 사하중 2학년 때 오래달리기에 두각을 보였다. 체육선생님 눈에 들어 사이클과 인연을 맺었다. 공부를 싫어했지만 그렇다고 운동 신경도 썩 좋지 못했기에 자전거 위에서 페달만 열심히 밟을 각오로 인연을 맺었다. 부모님께서 반대하지 않고 적극적인 지지를 하셨다. 원래 중장거리 국가대표 선수가 꿈이었지만 상무 시절 신문을 통해 김치범, 배민구 선배가 경륜선수로서 활약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경륜으로 진로를 결정했다.

이제 자전거는 그와 뗄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됐다. 출발대에서 서서 항상 기도 한다. ‘낙차하지 말고 골인선까지 먼저 가보자’라며. 지금도 자전거를 생각하면 심장이 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010년 11월26일 부산에서 첫 데뷔전이다. 꿈이 실현된 순간이라 너무 감동이 벅차올랐다. 선행을 통해 1착하는 순간 관중들에게 칭찬을 받았다. 그동안 관중 없는 아마추어 경주를 해온 탓인지 기분도 묘했다.”

오태설의 장점은 중장거리 출신치곤 빠르게 단거리 적응에 성공한 체력과 지구력이다. 그 뒤엔 그만의 비결이 있다. 그 비밀은 등판(오르막)훈련. 젖산이 쌓여 스피드가 나지 않지만 근력 보강에 이만 한 훈련은 없다고 믿는다.

오태걸의 목표는 올 시즌 우수급 A1반으로 승격하고, 내년 시즌은 그랑프리 주간 경주에서 뽑혀서 출전하는 것이다. 그 꿈을 위해 힘들어도 페달을 굴린다. 그는 “부모님, 누나와 함께 살고 있는데 우리 가족을 위해서라도 내 꿈을 이루고 싶다. 부모님께서 늘 ‘안전주의’를 주문하시면서 응원하신다. 여자친구와는 두 달 전 이별했다. 오랫동안 교제를 한 탓인지 아쉬움이 컸지만 훨훨 털고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앞으로 소개팅 기회가 많아질 텐데 새로운 인연을 만나길 기대한다”며 씨∼익 웃었다.

그가 훈련을 하는 부산팀은 김광석 지부장 등 37명 대식구다. 거주지와 훈련방식에 따라 김해, 양산, 하단, 해운대팀으로 나눠 훈련을 하고 있다. 그는 하단팀 소속이다. “부산팀 분위기는 참 좋다. 경륜선수라면 오전훈련을 끝내면 귀가하기 바쁜 일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팀은 모두 모여 커피 한잔 마시며 서로의 인생사를 얘기하며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프로로서 스트레스 보다 즐겁게 훈련하는 분위기다”라고 소개했다. 그리곤 “우리 부산팀을 위해서라도 ‘큰 일’을 한 번 저질러야 할 텐데…”라며 훗날 일어날 ‘오태걸의 쿠데타’를 다짐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