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는 누구? ‘카리브해로 떠난 러시아 망명객’

입력 2016-03-04 09: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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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는 누구? ‘카리브해로 떠난 러시아 망명객’

테러방지법 통과로 제2의 사이버 망명 사태가 일어나면서 텔레그램이 사이버 망명지로 급부상했다.

이러한 가운데 텔레그램의 창업자 파벨 두로프에 이목이 쏠린다.

파벨 두로프는 러시아의 최대 SNS인 VK와 텔레그램의 창업자로 11살 때부터 프로그래밍에 남다른 관심과 재능을 가졌던 사람이다.

2006년에 만들어져 2008년부터 러시아에서 맹위를 떨친 VK는 하루에 1억 명 이상이 접속하는 SNS다.

‘러시아판 페이스북’으로 불리는 VK는 러시아의 지난 대선에서 반 푸틴 시위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때 파벨 두로프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반러시아 시위에 가담한 주동자들의 명단을 넘겨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하지만 파벨 두로프는 VK페이지에 반대 성명을 내 이를 거부한 후, ‘러시아를 떠날 것이며 다시 돌아올 생각은 없다’는 글을 남기고 카리브해로 망명했다.

사이버 망명객이 아닌 실제 망명객이었던 파벨 두로프가 조국 러시아의 외압을 피하고자 지난 2013년 만든 것이 바로 모든 문자 메시지를 암호화하는 ‘텔레그램’이었던 것.

러시아의 정언유착 관계는 자카주카, 일명 ‘검은 PR’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부패의 극을 달리고 있다. 텔레그램이 탄생한 배경에는 러시아의 전체주의적인 폐쇄 사회가 한몫 했다.

한편 파벨 두로프는 지난 2월 ‘MWC 2016’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테러방지법’을 알고 있다”며 “이는 조지오웰의 소설 ‘1984’의 ‘빅브라더’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테러리스트는 자신들의 정보 및 메시지를 전달하고, 유통할 수 있는 많은 통로를 갖고 있다”며 “테러방지법을 통한 도감청 확대는 한국 정부가 원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애플사와 FBI 간의 잠금해제 논란에 대해서도 “애플이 FBI의 요구대로 아이폰의 암호화를 뚫는 백도어 프로그램을 만들면 수억명의 애플 이용자 정보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애플이 굴복하면 경쟁기업인 삼성전자 역시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양주연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파벨 두로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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