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당무의 경마오디세이] 이동시 인플루엔자·선역 조심…계절 바뀔땐 일본뇌염 주의보

입력 2016-04-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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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에서 말 방역을 하고 있는 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

■ 말 전염병

전염병이 무서운 것은 이름에서처럼 ‘전염이 된다’는 사실이다. 질병관리가 과학적으로 이뤄지는 요즘 인간의 병들은 철저하게 관리돼 대량 인명피해는 극히 드문 편이다. 그러나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조류독감, 소 브루셀라병 등 가축 관련 전염병 소식은 인수공통전염병 가능성 때문에 공포에 떨게 만든다. 말 전염병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본선 말 전염병에 걸려 수 주간 경마 중단도

말도 가축의 일종이다 보니 각종 전염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경마와 마필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질병들은 몇 가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일본에서 1971년 7000두 가까운 경주마가 감염되어 수 주간 경마시행을 중단시켰던 ‘말 인플루엔자’이다. ‘말 인플루엔자’는 폐사율이 높지는 않지만 전염성이 어느 질병보다 강하고 1마리만 감염이 된 채 경마공원에 들어올 경우 경마 자체가 중단될 위험이 가장 높은 무서운 전염병이다. 지난 2007년 호주에서 발병해 경마를 중단하게 만들었으며 그로인한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보게 만들었던 전염병이기도 하다. 바이러스성 전염병이지만 세균의 2차적 감염에 의해 폐렴으로 발전, 폐사하는 경우도 있어 매우 위험한 질병이다

또 한 가지는 ‘선역’이라는 질병으로, 세균에 의해 감염되는 세균성 전염병이다. ‘선역’의 증상은 고름과 비슷한 분비물이 나오는 것이지만 그로인한 합병증이 더욱 무서운 전염병이다. 특히 ‘선역’이 위험한 것은 임상학적으로 증상이 전혀 없는 건강한 말이 감염될 경우 감염원을 쉽게 확인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외형상 건강해 보이는 말이라 할지라도 ‘선역’에 감염된 말은 지속적으로 균을 배출해 다른 말들을 감염시키기 때문이다. 또 여름철에만 주로 발병하며 모기에 의해 감염되어 심한 경우 실명과 신경성 증상을 보이며 폐사에까지 이르게 하는 ‘일본뇌염’이 대표적으로 감염성이 높아서 경마산업에서는 주의가 요구되는 전염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한 말 임신 말기의 유사산 가능성을 높이며 어린 망아지들이 잘 걸리는 ‘말비강폐렴’이 있다.


● 경주마보건원 검역 없인 렛츠런파크 ‘출입금지’

한국마사회가 운영하고 있는 전국 렛츠런파크에는 철저한 질병컨트롤을 위해 경주마보건원에 방역담당 부서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렛츠런파크에 들어오는 모든 말들은 철저한 검역 과정을 통과해야만 통과가 가능하다. 외국에서 수입되어 국가검역을 거친 말이나 렛츠런파크 간의 이동이 아닌 경우엔 ‘말인플루엔자’와 ‘선역’, 계절에 따라 ‘일본뇌염’에 대한 백신증명서를 제출해야만 한다. 백신 접종 증명서로 끝나는 건 아니다. 증명서와 별도로 진행되는 법정전염병에 대한 임상검사와 혈액검사까지 통과해야만 렛츠런파크로 들어올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렇게 철저하게 전염병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마사회 사업장에서 말 전염병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뚝섬 경마장 시절인 1973년 5월에는 전체 357두 중 310두나 ‘말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어 2주간 경마가 중단된 적이 있었다. 또 1984년에는 호주에서 도입된 경주마로부터 ‘선역’이 전파되어 300두가 넘는 경주마가 감염된 기록이 있었으나 이후엔 폭발적인 대량발병은 보고 되지 않았다. 또한 97년도에는 일본뇌염이 대량으로 발병해 23두가 폐사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에는 철저한 질병컨트롤을 통해 안전한 경마시행을 지키고 있다.

경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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