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탓’으로 얼룩진 새누리 당선자 워크숍… 친박 vs 비박 ‘책임 공방전’

입력 2016-04-27 14: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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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탓’으로 얼룩진 새누리 당선자 워크숍… 친박 vs 비박 ‘책임 공방전’

4·13 총선에서 패배한 새누리당이 26일 반성과 새 출발을 다짐하기 위해 당선인 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워크숍은 공개 세션과 비공개 세션으로 나눠 진행됐는데, 앞서 진행된 공개 세션에서 당선인들은 언론을 의식한 듯 앞다퉈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어진 비공개 세션에선 본격적 이야기가 오가면서 친박계와 비박계의 총선 책임 공방전이 펼쳐졌다.

먼저 비박계로 분류되는 이종구 당선인이 포문을 열었다. 이 당선인은 친박계 실세로 불리는 최경환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선인은 “최경환 의원의 ‘초이노믹스’가 잘못돼 국민들이 투표로 우리를 심판했다. 진박 마케팅의 중심에 최 의원이 있다”며 “삼보일배를 하든지, 삭발을 하든지 해라. 뭔가 진정성 있게 책임 통감을 보여줘라”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이어 친박계에 대해선 “나서지 말고 2선 후퇴하라. 나서봐야 되지도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당선인은 뿐만 아니라 탈당한 친박계 윤상현 의원을 겨냥해 “복당하든 말든 국민의 관심거리가 아니다. 국민이 관심 있는 건 ‘막말 파문’ 당시 누구와 대화를 했느냐다”라며 진상이 밝혀지기 전까지 윤 의원의 복당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의원은 위와 같은 맹공격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워크숍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도 “나중에 말씀드리겠다. 지금 말씀드리면 또 ‘네 탓, 내 탓’ 하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최 의원은 그러면서 “(총선이 참패로) 끝나고 난 다음 당 대표가 얼마나 무책임했나. ‘야반도주’한 거 아닌가”라며 김무성 대표를 저격했다.

그는 또 당내 ‘혁신모임’이 친박계의 책임론을 앞장서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선거가 끝나자마자 상처가 난 당에 총질하는 꼴이지 무슨 쇄신이냐. 그거 주도한 ‘쇄신파’가 18대 국회 말에 ‘국회 선진화법’을 주도한 사람들 아니냐”며 비박계에 역공을 폈쳤다.

이날 워크숍에선 “당 의견을 무시하는 대통령 때문에 다들 ‘꼭지’가 뒤틀리고 있다”며 “차라리 탈당해줬으면 한다”는 발언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원유철 원내대표는 반성문을 쓰려 모인 자리에서 갈등이 재연되자 “새누리당이 안고 있는 계파정치를 극복하고, 국민을 중심에 두고 오로지 쇄신하자”며 “이제 친박·비박은 없다”고 수습에 나섰다.

이에 김재경 의원은 “두 사람(김무성,최경환) 다 분명히 책임이 있다. 다양한 책임론도 제기돼야지, 그걸 갖고 우리가 싸운다고 생각하고 피해갈 필요는 없다”며 책임론을 덮고 넘어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도 “우리 모두의 책임인 건 맞는데, 모든 사람의 책임을 묻되 경중이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아닷컴 양주연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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