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타점’ 고종욱…고척돔 스타일

입력 2016-05-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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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고종욱이 1일 고척 SK전 5회말 1사 만루서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그는 이날 홈런포 포함 3안타·6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BO리그 넥센 외야수 고종욱(27)은 매력적인 타자다. 타고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스피드를 갖췄고, 호리호리한 체격(184㎝·83㎏)에 비해 타구의 비거리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10홈런에 22도루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도 했다.

올해는 페이스가 더 좋다.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 2번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5타수 3안타(1홈런) 6타점으로 펄펄 날며 팀의 11-1 대승을 이끌었다. 모든 안타가 타점으로 이어지면서 데뷔 후 한 경기 개인 최다인 6타점(기존 3타점 3차례)을 쓸어 담았고, 시즌 타율을 0.371(89타수 33안타)까지 끌어올렸다. 계속해서 타격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고종욱은 주자만 있으면 폭발했다. 1회말 무사 1루서 SK 선발 메릴 켈리를 상대로 볼카운드 2B0S에서 3구째 140㎞짜리 투심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포. 앞에 주자가 없던 3회 유격수 직선타로 물러난 고종욱은 2-1로 앞선 5회엔 1사 만루에서 켈리를 무너뜨리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6회에도 2사 1·3루서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뜨렸다. 6타점째. 사이클링히트에 2루타 1개만을 남긴 고종욱은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아쉽게 대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

이날 경기 후 고종욱은 “(사이클링히트는) 아쉽지만 빨리 잊어야 한다. 마지막 타석에서 의식은 됐는데 상무에 같이 있던 SK 포수 (김)민식이가 좋은 공을 안 주더라”며 웃었다. 이어 “개인 최다 타점은 몰랐는데 클리닝타임 때 물을 마시러 들어갔다가 중계 자막을 보고 알았다.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에도 타율 0.310으로 좋았지만, 올해는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다. 그는 “작년에 안 좋았던 걸 잘 생각하면서 빨리 보완하려고 다른 식으로 해보고 있다. 타석에서 생각이 많았는데 이제 결정을 짓고 할 때가 많다. 예전에 공 보고 공 치기였다면, 이젠 노림수가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고종욱의 주 포지션은 좌익수지만 ‘2%’ 부족한 수비력 탓에 지명타자로 나서는 일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좌익수로 나서는 빈도수가 훨씬 높아졌다. 그는 “수비가 재밌다. 여름에 체력적으로 부담이 올 수도 있지만, 내 몸에 지명타자는 아닌 것 같다. 나이도 서른도 안 되지 않았나”라며 “지금은 뭔가를 보완하기보다 경기를 많이 나가면서 경험을 쌓아야 수비실력도 올라갈 것 같다”고 말했다.

빠른 발과 정확한 콘택트 능력을 가진 타자, 홈구장 이전에 발맞춰 장타력에서 스피드로 팀 컬러를 바꾸고 있는 넥센에 가장 필요한 선수, 고종욱이 넥센의 뉴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고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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