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美 대통령 최초로 히로시마 방문… 日 아베 ‘진주만 답방’ 가능성 제기

입력 2016-05-11 10: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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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美 대통령 최초로 히로시마 방문… 日 아베 ‘진주만 답방’ 가능성 제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일 일본 히로시마현을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세계 2차 대전 당시 원자폭탄을 투하한지 71년 만에 미국 대통령으로서 첫 방문이란 점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26부터 27일까지 일본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히로시마로 이동할 예정”이라며 “이것은 핵무기 없는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추구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속적인 약속을 강조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다만 백악관은 이번 방문이 원폭에 대한 사과의 의미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했던 유일한 나라다.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특별한 책임이 있다. 양국 간의 강력한 이해가 있었다”고 못박았다.

11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 방문 기간동안 핵무기 폐기를 주제로 연설을 하거나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신은 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일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이 짧은 시간을 할애해 연설을 하거나 성명을 발표하는 방향으로 스케줄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그간 일본 언론은 오바마 히로시마 방문 가능성을 잇따라 보도해왔지만 미국 백악관은 확정이 임박할 때까지 방문 사실을 확인해주지 않았었다.

일본 언론들은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이 확정되자 1면에 대서특필했다. 전쟁 가해국인 일본은 오바마의 방문으로 과거사를 청산하면서 자신들도 ‘전쟁의 피해자’라는 의미를 부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결정에 대해 “방문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모든 원폭 희생자들을 양국이 함께 추도하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방문을 계기로 양국간 정상회담도 이뤄질 전망이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국제적 도전 과제는 물론 경제와 안보이슈에 대한 양자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포함해 미·일동맹을 진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에 답방하는 차원에서 오는 11월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답방 차원의 진주만 행이 결정되면 아베 총리는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진주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이 태평양전쟁 당시 선전포고없이 진주만의 미군 태평양함대를 기습 공격하며 적대관계가 된 과거사를 완전히 청산하고 강력한 동맹을 과시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닷컴 양주연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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