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의원 피살에 충격 휩싸인 英, 모든 브렉시트 캠페인 ‘잠정 중단’

입력 2016-06-17 10: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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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원 피살에 충격 휩싸인 英, 모든 브렉시트 캠페인 잠정 중단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지지한 노동당 조 콕스(41) 하원의원이 브렉시트(영국 EU 탈퇴)를 주장하는 괴한의 총격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영국과 EU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앞서 조 콕스 의원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선거구인 북부 요크셔 버스톨에서 괴한으로부터 총격과 흉기 피습을 받은 이후 피를 흘린 채 도로에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사건 당시 괴한은 “영국이 먼저다(Britain first)”라고 외치면서 콕스 의원에게 총 세 발을 쏘고 수차례 흉기로 찌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콕스 의원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요크셔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용의자 남성 토미 마이어(52)를 체포했으며 총기를 회수했다.

이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영국 노동당의 새로 떠오른 별이었던 콕스 의원이 짧은 생을 마감했다”며 “정치인들이 정치적 스펙트럼을 떠나 콕스 의원의 사망에 충격과 공포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날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도 “콕스 의원의 죽음은 비극이다”라는 캐머런 영국 총리의 말을 인용, 그의 사망 소식을 인터넷판 메인 뉴스로 게재했다.

르 몽드는 “사건이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쪽에 유리하게 나온 2건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발생했다”며 “지금까지 이뤄진 여론조사가 EU 잔류에 유리했기 때문에 이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었다고 분석했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조는 더 나은 세상을 꿈꿨다”라는 제목을 통해 “콕스 의원은 EU 잔류를 지지했으며, 시리아 내전 종결과 IS에 대한 군사적 대응 등을 주장했다”고 소개했다.

디 벨트지는 “영국 보수당 내에서 브렉시트 운동을 이끌고 있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그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충격받았고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국 AP통신도 “영국에서 정치인에 대한 폭력은 1990년대 북아일랜드 평화협정 이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정치권이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콕스 의원은 25년 만에 처음으로 숨진 현역 의원이다”라고 보도했다.

한편 이로 인해 브렉시트 찬반 양대 진영은 모든 캠페인을 잠정 중단하게 됐다.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EU 잔류를 호소하기 위한 지브롤터 방문을 취소하면서 “브렉시트 캠페인도 중단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역시 주말까지 모든 캠페인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양주연 인턴기자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영국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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