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소녀시대-트와이스(아래). 사진｜SM엔터테인먼트·동아닷컴DB
‘소녀시대’ ‘트와이스’ 대박 행진
신인 걸그룹 ‘구구단’ 시선 집중
소녀 아홉이면 ‘대세’를 만든다?
걸그룹 시장에서 9인조가 ‘대박 그룹’의 필요조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녀시대가 2007년 9인조로 데뷔해 모두가 인정하는 최강 걸그룹으로 성공시대를 열었고, 작년 데뷔한 9인조 트와이스도 소녀시대에 필적할 만한 잠재력을 보여주면서 ‘제2의 소녀시대’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올해 가장 유망한 신인으로 급부상한 구구단(사진)도 9인조로 탄생한다. 구구단이 기대대로 큰 성과를 낸다면, 9인조에 대한 가요계의 로망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인조 신인 걸그룹 ‘구구단’. 사진제공｜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구구단은 프로젝트 걸그룹 I.O.I의 김세정과 강미나가 포함된 신인 걸그룹으로, 28일 ‘원더랜드’를 타이틀곡으로 앞세운 데뷔앨범 ‘액트 원, 더 리틀 머메이드’를 발표한다. 구구단의 김세정이 이미 웬만한 톱스타 부럽지 않은 팬덤을 확보해 “구구단의 히트는 떼 논 당상”이란 전망이 많다.
앞서 트와이스는 지난 몇 년간 등장한 걸그룹 중 가장 강력한 신인이란 사실을 여러 수치로 증명했다. 4월25일 발표한 두 번째 미니앨범 ‘페이지 투’는 5월 말까지 11만5263장 팔았고, 타이틀곡 ‘치어 업’은 악동뮤지션, 방탄소년단 등을 누르고 월간 디지털 차트 1위(이상 가온차트 집계)에 올랐다. ‘치어 업’ 뮤직비디오는 공개 52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5000만회를 돌파하며 국내 아이돌 가수 중 최단기간 5000만회를 기록했다.
앞서 ‘대세 걸그룹’을 꿈꾸며 9인조를 추진하던 팀들도 있었다. 2012년 YG엔터테인먼트가 내놓으려던 신인 걸그룹도 9인조가 유력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김은비와 유나킴 등 9명으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YG표 소녀시대’라 불렸다. 비슷한 시기 티아라, 애프터스쿨도 9인조로 일시 활동하면서 ‘9인조 대세론’이 한때 회자되기도 했다.
2010년 여름 데뷔한 나인뮤지스는 데뷔 당시 ‘소녀시대를 따라한 것 아니냐’는 팬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시 9인조가 드물어 ‘9’는 소녀시대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9인조 시도가 계속됐고, 트와이스의 성공과 구구단의 등장으로 이제 ‘9’라는 숫자가 가요계에선 ‘럭키 넘버’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과거 한 신용카드 회사가 ‘가장 완벽한 숫자 9’라는 카피를 앞세운 CF를 선보였다. 서양에서는 ‘9’가 ‘완성’의 의미를 지니고, 고대인들은 소멸되지 않는 가장 완벽한 수로 여겼다고 전해진다.
소녀시대와 트와이스, 구구단 측 관계자들은 그러나 “처음부터 9인조로 기획된 것은 아니었다”고 입을 모은다. “다인조 그룹을 염두에 두긴 했지만, 멤버수를 미리 명확히 정해두지 않았고, 선발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9인조가 됐다”는 설명이다.
구구단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김병선 대표는 “아홉명은 무대를 가득 채울 수 있는 규모이고 퍼포먼스도 풍부하게 꾸밀 수 있다. 유닛 활동에도 다양성을 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