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에 웃고, 라인에 울다

입력 2016-07-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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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동문이자 1세대 벤처 기업가의 성공신화를 써 온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김정주 NXC 대표. 하지만 두 사람은 최근 희비가 엇갈리며 극과 극의 길을 걸어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 이해진 네이버 의장-깆정주 NXC대표 ‘의비 갈린 벤처신화’

이해진, 라인 美·日 증시 상장…글로벌 경쟁 발판 마련
김정주, 진검사장 주식특혜 의혹…검찰 칼끝이 겨누다


대학 동문이자 1990년대 창업자 중 가장 성공한 1세대 벤처 기업가로 평가받는 김정주 넥슨 창업자(NXC 대표)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김 대표는 검찰의 칼끝에 섰다. ‘진경준 검사장 주식 대박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당했고, 최근엔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이 의장은 해외 주식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 주식회사가 일본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과 일본의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대학시절부터 비슷한 길을 걸으며 1세대 벤처 스타로 이름을 날린 두 사람의 희비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 대표와 이 의장은 1960년대 생으로 86학번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동문이다. 또 1990년대에 창업해 2000년대에 큰 성공을 거두며 국내 벤처산업을 이끌었다.

먼저 사업을 시작한 쪽은 김 대표. 그는 1994년 넥슨을 창업한 뒤, 1996년에는 올해로 서비스 20주년을 맞은 PC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를 내놓았다. 2000년대 들어선 인기 게임을 보유한 다른 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 2008년 네오플을 인수하면서 ‘던전앤파이터’라는 게임으로 중국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이 대표적 예다. 넥슨은 이러한 성과들을 기반으로 2011년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됐다.

카이스트에서 석사를 마친 뒤 삼성SDS에 입사했던 이 의장은 1990년대 후반 ‘닷컴’ 열풍을 타고 창업 전선에 뛰어든다. 1999년 네이버컴을 창업해 인터넷 포털 시장 경쟁에 참전했다. 무엇보다 2000년 김범수 현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이끌던 한게임과의 합병 빅딜을 통해 네이버를 국내 최대 포털 서비스로 성장시켰다.

이 의장은 최근 국내 인터넷 기업의 한계로 지적돼 온 ‘내수용’이란 오명을 씻어내는 역할을 해냈다.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이 글로벌 성과를 바탕으로 뉴욕증권거래소와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것. 해외에 설립한 자회사를 본사와 별개로 키워 주요 증시 두 곳에 동시 상장시킨 국내 첫 사례이자, 올해 상장한 전 세계 정보기술(IT) 기업 중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글로벌 인터넷 기업과의 경쟁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 의장은 지난 15일 강원 춘천 데이터센터 각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사업자와의 경쟁 속에 매년이 고통스러웠다”며 “라인 상장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한발 앞서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 자리잡은 넥슨의 창업자인 김 대표는 최근 ‘주식 특혜 의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직 검사장이 지난 2005년 취득한 넥슨 주식을 지난해 되팔아 약 12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본 것. 무엇보다 자금 출처가 넥슨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결국 김 대표는 지난 13일 진 검사장에게 넥슨 주식을 무상으로 넘겼다는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조사에 앞서 김 대표는“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끝까지 솔직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특임검사팀은 17일 진 검사장을 넥슨 비상장주식을 무상으로 받은 혐의와 수사 무마를 대가로 한진그룹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수감하며 수사에 속도를 더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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