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의윤의 2번째 생일 “하루하루 감사해”

입력 2016-07-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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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의윤. 스포츠동아DB

SK 정의윤(30)에게 ‘7월24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자신의 야구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놓은 날이기 때문. 7월25일이 생일인 그에게 하루 전날은 또 다른 생일과도 같다. 2015년 7월24일, LG에서 SK로 이적한 정의윤은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시키며 10년 만에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어엿한 한 팀의 4번타자로 성장했다.

정확히 1년이 지난 2016년 7월24일, 정의윤은 자신을 선택한 SK에 또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24일 문학 넥센전에서 개인 통산 2번째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정의윤은 2일 잠실 LG전 이후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었다. 22일 만에 17호, 18호 홈런을 한 번에 가동한 것이다. 1회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좌측 폴을 살짝 비켜가는 홈런성 타구를 포함해 두 차례 파울홈런을 날렸다. 파울홈런 뒤 결과가 좋지 않다는 속설이 있지만, 다음 타석에서 기어코 담장을 넘겼다. 4회초 2사 후 넥센 선발 김정훈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대형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6회 2번째 투수 마정길을 상대로도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지난해 8월13일 문학 LG전 이후 개인 통산 2번째 연타석 홈런. SK는 정의윤의 연타석 홈런과 박정권, 최정의 홈런을 묶어 솔로홈런 4방으로 4-3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정의윤은 “사실 오늘 경기 전 정경배 코치님께서 미션을 주셨다. 내가 공을 쫓아다니고 자꾸 상체가 쏠리니까 ‘치고 나서 안 뛰어도 되니까 네 스윙을 하고 한참 있다 뛰어라’라고 말씀하셨다”며 활짝 웃었다. 정경배 코치는 정의윤을 이적 후 4번타자로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이날도 정 코치의 조언만 따랐을 뿐인데 1회부터 좋은 타구가 나오기 시작해 홈런과 팀 승리로 이어졌다며 싱글벙글이었다.

경기 전부터 ‘이적 1주년’인 건 알고 있었다. 그는 “작년에도 7월24일이 목동 넥센전이었다. 그때 처음 선수단에 인사를 했다. 공교롭게도 오늘도 넥센전이었다. 1년째라는 것에 크게 신경은 안 썼다. 지금 난 매일 팀에 도움 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의윤은 SK에 2명(정의윤, 김성현)밖에 없는 전 경기 출장 선수다.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뛰고 있다. 사구로 인해 온몸에 멍이 들어도 “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경기에 나간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매일 나갈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야 한다”며 과거 LG에서 뛰던 때를 떠올리고 있다.
그가 야구선수로서 다시 태어난 날은 7월24일, 그의 생일 하루 전이다. 7월25일, 생일을 앞둔 그는 “원정을 출발하는 날이라 아내와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다. 항상 날 배려해주고 내조를 잘해주는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아쉬워했다.

동갑내기 아내 이하야나(30)씨는 정의윤이 SK에서 새롭게 야구인생을 펼치는데 큰 힘이 돼줬다. 9월에는 첫 딸의 출산도 앞두고 있다. 정의윤은 “운동선수의 아내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데 이해와 배려심이 많아서 항상 고맙고 미안하다. 내가 배울 점이 참 많은 사람”이라며 아내 덕분에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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