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악몽’ 극복한 김시우

입력 2016-07-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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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 스포츠동아DB

RBC캐나다오픈 공동 23위 선전

김시우(21·CJ대한통운)가 3년 전의 상처를 극복하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캐나다오픈(총상금 590만 달러)에서 공동 23위에 오르며 ‘캐나다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2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의 글렌애비 골프장(파72)에서 끝난 RBC캐나다오픈은 3년 전 김시우에게 굴욕과 상처를 안긴 대회다. 2012년 퀄리파잉스쿨에서 최연소 통과 기록을 세우며 PGA 투어에 데뷔한 김시우는 이듬해 나이제한에 걸려 8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RBC캐나다오픈은 그 중 하나였다. 출전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6월28일 나이제한이 풀린 김시우가 나갈 수 있는 대회는 5개 정도에 불과했다. 이 대회에는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었다. 김시우는 희망을 안고 캐나다로 떠났다. 기회가 오지 않으면 그냥 발걸음을 돌릴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캐나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개막 하루를 남기고도 출전 명단에 이름이 뜨지 않았다. 결국 집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공항으로 향하던 중 노승열의 누나로부터 “출전이 확정됐다”는 반가운 전화가 왔다. 김시우는 부랴부랴 다시 골프장으로 향했다. 항공 위약금을 두 번이나 내고 얻은 천금같은 기회였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김시우는 이틀 만에 경기를 끝내고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며 집으로 향해야 했다.

공항에서는 더 억울한 일을 경험했다. 비자 문제로 인해 출입국관리소에 붙잡혔다. 영어가 서툴렀던 김시우와 부친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몇 시간씩이나 공항에 구금됐다가 풀려났다. 그야말로 악몽 같은 캐나다 여행길이었다.

PGA 투어 재입성에 성공한 김시우가 3년 만에 다시 RBC캐나다오픈 무대를 밟았다. 상처가 깊었던 대회였던 만큼 치욕을 씻고 싶었다. 3년 전 빈손으로 발길을 돌렸던 김시우는 이번엔 6만1360달러(약 7000만원)의 상금까지 받았다.

김시우는 어느덧 시즌 페덱스랭킹을 41위(840점)까지 끌어올렸다. 김시우보다 랭킹이 앞선 선수 중 24명은 우승자이고 나머지는 필 미켈슨, 맷 쿠차, 패트릭 리드, 빌 하스 등 PGA투어를 대표하는 강자들이다. 김시우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한지 기록이 말해주고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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