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서울∼유라시아 6000km 달린다

입력 2016-07-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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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올림픽 성공기원…‘헤이그 프로젝트’ 9월 8일 스타트

1·2차 체력 테스트후 33명 선발
박찬호·농구스타 김승현도 동행

헤이그 특사. 역사교과서에서 어렴풋이 배웠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른다. 일제가 한반도를 강제로 지배하던 1907년 당시 조선의 화제 고종은 을사늑약이 무효임을 전 세계에 알리고 외교를 통해 주권을 되찾으려는 비밀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3명의 밀사(이준 이상설 이위종)를 네덜란드 헤이그로 파견한 것이 바로 헤이그 특사다. 밀사는 일제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준은 현지에서 생을 마감했고 고종은 밀사 사건으로 강제 퇴위됐다. 110년 전 대한민국의 독립을 알리려고 파견됐던 특사의 혼을 담아 33명의 평범한 대한민국 사람들이 유라시아 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하는 대장정에 나선다.

21세기 신(新) 헤이그 특사다. 특사 3인의 넋을 기리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과 희망을 기원하는 프로젝트다. ‘2016 헤이그 프로젝트-Beyond the Urasia’로 이름 붙여진 이번 행사는 민족대표 33인을 연상시키는 33명이 일반 참가자들이 9월8일부터 10월27일까지 50일간 자전거로 110년 전 특사가 거쳐 갔던 루트를 따라 달리는 것이다.

50일 사이에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러시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폴란드∼독일을 거쳐 네덜란드 헤이그까지 가는 험난한 일정이다. 참가자들은 50일간 총 거리 1만4400km 가운데 야영과 숙박을 하면서 6000km의 거리를 자전거를 타며 이동한다.

보통사람은 엄두도 내지 못할 힘든 일정이어서 무엇보다 체력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26일로 마감한 1차 참가 후보자들은 국민체육진흥공단 국민체력100 체력인증센터의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했다. 참가자들은 11일부터 시작된 서류접수와 선발과정에서 정밀한 신체검사와 건강검진을 통과했다. 앞으로 많은 예방주사를 맞으며 또 다른 테스트를 받는데 이 과정에서 견디지 못하면 중도 탈락이다. 이 경우를 대비해 2차 참가 후보와 15명의 예비엔트리를 포함해 최종 33명을 선발한다. 최종 선발인원은 한 달간의 도상훈련을 마친 뒤 대장정에 나선다.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한 여정에 동참하는 스포츠 스타들도 있다.

전 메이저리거 박찬호와 농구스타 김승현은 유럽구간에서 참가자들과 자전거 여행에 동행한다. 박찬호는 이를 위해 현재 열심히 자전거를 타며 체력을 기르고 있다.

참가자들의 안전과 여행 때 발생할지 모르는 돌발 상황에 대비해 전문 여행사와 협력한다. 현지 가이드가 동행하고 푸드 트럭이 일정을 함께 하며 참가자들의 영양을 공급한다. 참가자들이 이동하는 동안 안전거리 확보를 위해 차량이 동행하며 이들은 경호까지 책임진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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