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 떠도는 ‘사드 괴담’

입력 2016-08-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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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아이유-걸그룹 소녀시대 윤아(오른쪽). 동아닷컴DB

“中 지방정부·기업 알아서 제재”
소문만 무성…‘혐한’ 확산 경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 속에서 시나연예, 빈과일보 등 중국어권 매체들이 연일 ‘한국 연예인에 대한 활동 제재 가능성’을 보도하고 있다. 여기에 “8월 초(한국 연예인들에 대한)전면 출연금지가 이뤄질 것”이란 소문이 현지 방송가에서 떠돌고 있다고 국내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이는 모두 중국 한류가 심상치 않은 기류로 흐르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문제는 단순한 우려나 비관적인 전망과는 상관없이 여전히 실체가 보이지 않는 분위기의 흐름을 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류스타에 대한 중국 측의 최근 비자 발급 거부, 한 여성가수의 중국 방송사 출입금지 등 기류는 여기저기서 확인된다. 그러나 사드와 연관성을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최근 중국의 한 방송사 출입을 제지당한 가수 측 관계자는 “과거에도 외국인에 대한 엄격한 출입제한이 있긴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유, 윤아 등은 7월30∼31일 예정된 투어를 문제없이 소화했다. 지창욱이 주연한 드라마도 후난위성TV가 1일 8회까지 방송됐다. 비 역시 상하이에서 드라마 ‘팔월미앙’ 촬영에 한창이고, ‘함부로 애틋하게’ 중국 프로모션을 계획 중인 김우빈과 수지도 6일 예정대로 출국한다.

영화계에서 ‘중국통’으로 통하는 한 영화제작자는 2일 “한국드라마의 인기 저하 추세와 맞물린 상황”이라며 “영화에도 별 영향이 없다. 중국 영화는 고속성장 중인데, 그 성장세만큼 인력이 없다. 한국 인력과 콘텐츠는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고, 한중합작 영화 역시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중국 전문 에이전시 아이엠컴퍼니 배경렬 대표도 “소문만 무성하다. (한류 제제에 대한)중국 정부 당국의 공문이나 공식입장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안심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 출장을 다녀온 김재홍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1일 “중국 중앙정부가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과 교류협력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내린 것 같진 않다”면서도 “지방정부와 민간기업이 알아서 눈치를 본다. 한류 수출이 암초에 부딪힌 징후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교류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검토가 진행 중이며,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해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중국 한류 에이전트는 “지금의 분위기가 혐한 정서로 확산된다면, 한류는 돌이킬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어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그는 “한중관계가 더욱 우호적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웅진 홍보협력팀장은 “중국에서 여러 규제는 과거에도 존재했고, 최근의 사례가 갑자기 심해졌다고 할 수 없지만, 최근의 (사드)상황과 맞물리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도 “국내 대중문화산업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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