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 사건이 남긴 ‘씁쓸함 두 가지’

입력 2016-08-0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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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이진욱. 동아닷컴DB

무죄추정의 원칙 무시한 ‘마녀사냥’
허술한 자기 관리는 비난의 목소리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던 연기자 이진욱이 혐의를 벗었다. 경찰이 공식적으로 수사종결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상대 여성의 무고를 인정한 만큼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진욱은 3일 소속사 씨앤코이앤에스를 통해 “이번 경찰 수사를 통해 ‘진실은 거짓을 이긴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결국 연예인의 인지도를 악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더욱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연예인과 관련된 각종 사건·사고의 폐해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이다.

사건이 터지자마자 이진욱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확인되지 않은, 일명 ‘찌라시’가 난무했고, 아예 성폭행범으로 ‘낙인’ 찍히기까지 했다. ‘형사 피고인은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대중의 관심을 받고 사는 연예인이기에 실명을 공개해도 무방하다는 것이 마치 ‘관행’처럼 되어있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마저 박탈당했다. 이 때문에 ‘법의 심판’을 받기도 전에 ‘마녀사냥’까지 더해져 여론의 냉혹한 심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진욱이 법적인 책임은 벗어났을지라도, 완전히 ‘면죄부’가 주어졌다고 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자기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최근 두 달 사이 잇따라 불거진 남자 연예인들의 대형 ‘성 스캔들’로 대중에게 ‘가중처벌’을 받은 측면도 있지만, “억울하다”는 이유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유롭게 활동할 수만은 없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유명 연예인은 철저한 자기관리가 요구된다. 자신에게 사랑을 보내준 팬들에 대한 ‘예의’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무런 잘못 없는 피해자”라고 주장할 일이 아니라 사생활을 관리하지 제대로 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감부터 느껴야한다.

그동안 반듯하고 다정다감한 모습으로 어필해왔던 만큼 한번 추락한 이미지를 되돌리기까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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