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블로그] 몸값 이상의 음색…섬세함 ‘굿’

입력 2016-09-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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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DAP) 중에 70만 원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성비’를 강조한 아스텔앤컨의 AK70. 이어폰으로 부드러운 저역과 편안한 음색이 특징인 미국 웨스트온(WESTONE)사 W4R을 물리면 의외로 상성이 좋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디지털 오디오 플레이어 아스탤앤컨 ‘AK70’

70만원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
해상도·밸런스 우수…힘은 부족
서브기능 빈약·편의성 아쉬움도

DAP(Digital Audio Player)눈 FLAC, WMA, ALAC DSD 같은 고음질 디지털 음원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디바이스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시장 규모가 엄청나지는 않지만 좋은 음질의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가치소비’지향의 마니아로 이루어진, 꽤 충성도 높은 소비자를 거느리고 있는 분야다.

포터블 DAP 부문에서 대표적인 국내 브랜드는 코원과 아스텔앤컨이다.

코원은 귀에 익숙하지만 아스텔앤컨은 조금 낯설다. 과거 코원과 함께 MP3플레이어 시장을 양분했던 아이리버가 론칭한 프리미엄 브랜드다. 아스텔앤컨은 매년 AK시리즈로 새 모델을 내놓는데 AK70은 이번 여름 시장에 나온 막내다.

AK70은 아스텔앤컨의 이전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몸값이다.

베이직 모델이 100만원을 넘어가고 최상위 모델은 420만 원대에 달해‘사악한 가격’이란 원성을 듣던 아스텔앤컨의 다른 제품과 달리 AK70은 70만 원대의 착한(?) 가격을 자랑한다.

가격과 함께 마음을 끄는 것은 외양이다. 화사하면서도 고급스런 미스티 민트 색상이 참 발랄하다. 가격 경쟁력이 좋은 만큼 외양도 저렴한(?) 느낌을 주는 몇몇 중국산 브랜드나 중후함을 넘어 때론 둔탁한 인상마저 주던 국산 기존 제품과는 다른 느낌이다. 크기도 손안에 쏙 들어올 정도로 콤팩트하고, 통 알루미늄을 절삭한 바디가 주는 질감도 각별하다.

아무리 디자인이 예쁘고 가격이 착해도 DAP의 핵심은 사운드다. 두 번째는 조작성이다. 이 점에서 AK70은 선택과 집중을 추구한 것 같다.

DAP는 사용하는 DAC(Digital Analog Converter)칩과 브랜드 고유의 사운드 튜닝에 따라 음색이 결정된다. 아스탤앤컨은 전통적으로 섬세하면서 잘 정제된 음색으로 알려져 있다. 경쟁사 코원이 자연스러우면서 저역의 타격감이 있는 소리를 지향하고, 소니의 NW시리즈가 비트 있는 음악에 강점이 있는데 반해 아스탤앤컨은 약간 차갑지만 해상도가 좋은 소리다.

비록 큰 형님뻘인 AK380(428만원)이나 AK320(198만원)의 화려한 음색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AK70도 소리의 세세한 질감이 제법 살아있다. 해상도와 고,중,저역의 밸런스도 우수해 재즈나 실내악은 물론이고 대편성의 관현악에서도 소리의 결이 선명하다. 배경에 화이트 노이즈 같은 불필요한 소리가 없이 깔끔한 것도 인상적이다. 반면 타격감이 떨어지는 아스탤앤컨의 약점은 많이 보강한 편이지만 여전히 힘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전체적으로 소리에서는 몸값 이상의 성능을 갖췄다는 만족감을 주지만,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같은 조작성과 편의성에서는 점수가 뚝 떨어진다.

일단 몸집이 작다 보니 화면도 작아지는 물리적인 한계를 인정한다고 해도 화면 글자가 너무 작다. 또한 요즘 스마트폰만큼의 민첩한 동작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한 박자 늦은 터치스크린 반응속도, 오동작을 방지할 잠금기능(LOCK)의 부재 등 아기자기한 서브기능의 빈약함도 옥에 티다.

특히 비슷한 가격대의 타사 제품들이 내장메모리 128기가인데 비해 여전히 64기가를 고집하는 점에서는 아스텔앤컨의 오만함마저 느껴진다고 하면 과민한 것일까.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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