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버디쇼…이경훈, 한국오픈 2년 연속 우승

입력 2016-09-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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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오른쪽)이 11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코오롱 제59회 한국오픈에서 2연패에 성공한 뒤 아버지와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코오롱한국오픈조직위

합계 16언더파 268타…3타차 정상
美 웹닷컴투어 경험…정신력의 승리
이경훈 “내년에도 PGA 도전은 계속”


이경훈(25·CJ대한통운)이 코오롱 제59회 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 2연패에 성공했다.

11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챔피언조로 나선 이경훈과 최진호(32·현대제철), 강경남(33·동양네트웍스)에겐 우승이 간절했다.

이경훈은 올해 미 PGA 도전을 위해 1년 동안 웹닷컴(2부) 투어에서 뛰었다.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생활을 끝내고 미국 PGA 투어 진출을 위해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해 웹닷컴투어 퀄리파잉스쿨을 8위로 통과하면서 첫 발을 내딛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2부투어 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험난했다. 초반 5경기에서 4번이나 컷 탈락하면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에도 낯선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다. 5경기를 더 뛰었지만 최고 성적은 공동 48위(렉스 호스피털 오픈)에 불과했다. 8월 이후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 디지털 앨리오픈에서 공동 15위에 오르며 PGA 출전권 사냥의 꺼져가던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 맞이한 마지막 대회(포틀랜드오픈)는 얄궂게 이경훈의 꿈을 앗아갔다. 공동 4위에 올랐지만, 시즌 상금랭킹 78위(5만8427달러)에 그쳐 75위까지 주어지는 웹닷컴투어 파이널 시리즈(THE25) 진출에 실패했다. 웹닷컴투어는 시즌 1차로 상금랭킹 25위까지 PGA 출전권을 주고, 2차로 PGA 투어 상금랭킹 126위부터 200위와 웹닷컴투어 상금랭킹 1위부터 75위가 출전하는 파이널 시리즈 4경기를 통해 다시 상위 25명(출전권 확보한 선수 제외)에게 PGA 투어 카드를 준다. 이경훈은 약 5000달러 차로 파이널 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재도약의 발판이 필요한 이경훈에게 우승보다 더 좋은 보약은 없었다.

최진호는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상금왕과 다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사냥 중이다.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과 넵스 헤리티지에서 2개의 우승트로피를 수집하며 상금랭킹 2위,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2개의 타이틀을 사실상 굳힐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강경남은 군 복무 후 올해 복귀해 아직 우승 신고를 하지 못했다. 통산 9승을 올렸지만, 2013년 해피니스 광주은행오픈을 마지막으로 우승재킷을 입어보지 못하고 있다.

3라운드까지는 이경훈이 지배했다. 완벽한 경기를 펼치며 리더보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려놨다. 그러나 최종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팽팽한 우승 경쟁이 펼쳐졌다. 선두 이경훈에 2타 뒤진 3위로 출발한 최진호가 불을 지폈다. 1번홀(파4)부터 버디 사냥에 성공하더니 4번홀(파3)에서 두 번째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최진호의 역전 우승이 기대됐다. 강경남은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우승 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었다.

이경훈은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 1년 웹닷컴투어에서 온갖 고생을 다한 그는 시간을 허투로 보내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5번홀(파5)에서 첫 버디 이후 8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최진호의 추격에서 벗어났다. 잘 나가던 최진호가 후반 샷 난조에 빠지면서 우승 경쟁이 깨졌다. 10번홀부터 12번홀까지 3개 홀 연속 보기를 적어내며 우승경쟁에서 밀려났다. 4타 차 선두가 된 이경훈은 이후 뚜렷한 추격을 받지 않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16언더파 268타로 최진호(13언더파 271타)를 3타 차로 꺾고 대회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2연패는 배상문(2008∼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우승의 힘은 웹닷컴투어에서 다져진 강한 정신력이다. 이경훈은 “웹닷컴투어에서 생활하면서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 추격이 있었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국오픈 우승은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이경훈에게 작은 보상이 됐다. 대회 2연패에 성공하면서 우승상금 3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경훈은 “다시 우승해 기쁘다”면서 “1년 동안 힘들었지만 내년에도 웹닷컴투어에 다시 도전하겠다. 우승 상금은 투어 경비로 쓰겠다”며 PGA 진출의 꿈을 접지 않았다. 12월8∼11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웹닷컴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재도전한다.

한편 최진호는 우승을 놓쳤지만, 준우승 상금 1억2000만원을 추가해 시즌 상금 4억2392만7800원으로 박성현을 제치고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천안 |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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