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리는 40곳, 가을나그네 어서 오라

입력 2016-10-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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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경주 양동마을에서 촬영한 ‘2016 가을 여행주간’포스터. 이번 여행주간은 24일부터 11월6일까지 대한민국 전역에서 진행한다.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300년 이상 고택 모인 영덕 인량리 마을…양평 하늘숲길…지리산 노고단 정상…

■ ‘2016 가을 여행주간’ 꼭 가볼 곳

전국 26개 지역 관광지 한시적 개방
트레킹·등산 숨은 명소도 출입 허용

‘영덕 인량마을로 갈까, 나로우주센터를 갈까.’

가을 단풍이 절정을 맞을 24일, ‘2016 가을 여행주간’이 시작된다. 여행주간은 내수를 활성화하고 국내 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4년 봄에 처음 시작한 전국적인 행사다. 올해는 ‘숨겨진 대한민국이 열립니다’라는 주제로 26일부터 11월6일까지 14일간 진행한다.

3년째인 올해 가을 여행주간에 가장 기대를 모으는 프로그램은 미개방 관광지 개방이다. 보존 문제 등으로 일반에 공개하지 않던 전국 26개 지역 40여 곳의 명소를 여행주간에 한시적으로 개방(개방시간 연장 및 인원 확대 포함)한다. 그동안 반복적으로 지적됐던‘여행주간을 대표할 간판 콘텐츠나 상품이 없다’는 문제를 풀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야심차게 시도하는 기획이다.

이번에 한시 개방하는 미개방 관광지는 300년 이상 된 고택이 모여 있는 영덕 인량리 마을을 비롯해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유교목판을 보관하는 안동 한국국학진흥원 장판각,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현장, 청도 운문사, 보현산 천문대 연구시설 등 평소에는 가볼 수 없는 전국의 숨은 명소들이 포함됐다. 양평 하늘숲길, 지리산 노고단 정상부와 광주 무등산 정상 등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던 트레킹과 등산 명소들도 여행주간에 시간제 및 홈페이지 선착순 접수, 특정일(무등산 11.5) 공개 등을 통해 한시 개방한다.

국민의 참여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이벤트도 실시한다.

대표적인 것이 ‘오프닝 에디터’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문화기획에 적극적인 젊은이들이 지역 오프닝 에디터로 나서 여행주간 페이스북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오프닝 에디터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지역에 숨은 명소를 소개하고 관광코스 실시간 가이드, 맛집 소개 등을 담당한다.


● 백화점식 나열, 생색내기 할인은 과제

여행주간은 실시 초기의 우려와 달리 3년째를 맞으면서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실제로 참여인원과 소비 지출액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도 거뒀다. 2014년 봄 1505만 명이던 국내여행 참가자는 올 봄 여행주간에는 2395만 명으로 늘어났고, 여행주간 지출금액도 2014년 봄 2조173억원에서 2016년 봄 2조8334억원으로 늘었다.

문제도 있다. 지자체와 참여업체의 각종 콘텐츠와 상품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생색내기 구성’은 올해도 변함없이 반복됐다. 여행주간은 각 지자체마다 대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국 15개 지역 주민사업체의 관광두레 프로그램, 국립공원관리공단의 125개 프로그램, 12개 지역의 19개 생태관광 프로그램 등 양적으로는 풍성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프로그램들을 깊이 살펴보면 여행주간에 맞춰 특별히 기획하거나 준비한 것 보다는 기존에 운영하던 콘텐츠의 명칭만 바꾸거나 구성만 조금 보강하는 등 구색 갖추기에 그친 것이 상당수다. 또 1만3583개에 달하는 여행주간 참여업체의 각종 할인도 비율이 낮아 여행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거나 예약이 어려워 실제로는 이용하기 힘들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여행주간의 프로그램을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누리기 위해 필요한 각급 학교의 임시 휴무나 직장인 휴가 사용 등에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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