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폐암치료 신약 울무티닙의 기술수출 계약파기 정보의 사전유출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한미약품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에 수사관 50여명을 보내 17일 오전 9시30분부터 압수수색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한미약품이 독일 제약업체 베링거잉겔하임과 계약한 8500억원 규모의 폐암치료 신약의 기술수출이 해지됐다는 공시를 하기 전에 카카오톡 등 SNS에서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기술계약과 공시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뒤 정확한 분석 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계약파기 사실을 9월30일 오전 9시28분 공시했다. 하지만 29일 오후 6시53분 관련 정보가 카카오톡으로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유출 시간은 한미약품이 계약파기 내용을 이메일로 전달받은 29일 오후 7시6분 보다 앞선 시간이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한미약품의 현장조사에서 임의로 제출받은 기술계약, 공시담당 임직원의 휴대전화 분석을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 의뢰했다.
하지만 보다 빠른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조기사건이첩제도를 통해 13일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검찰은 계약파기 통보 전에 이 사실을 알고 외부로 정보를 유출한 사람을 찾고 있다. 이 정보를 통해 손실을 회피하거나 부당이득을 얻은 세력도 수사 대상이다.
한편 한미약품은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한미약품은 “한미약품과 관련한 검찰 수사로 국민과 주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한미약품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비롯한 모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습니다. 회사 차원의 의도적 내부 정보 유출이나 공시 지연 등은 없었으며, 일부 오해가 있는 부분은 수사 과정에서 명확히 해명될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