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이 창단 팀에서 이룬 감동적인 역사

입력 2016-10-2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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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NC가 8-3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경기 후 NC 김경문 감독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NC 김경문 감독은 25일 LG와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승리,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며 KBO리그 역사에 또 하나의 위대한 기록을 남겼다.

김 감독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리그역사와 함께한 6개 팀을 제외하고 창단 감독 중 유일하게 재계약에 성공한 주인공이다.

첫 번째 순수 창단 팀인 빙그레의 배성서 초대 감독은 2시즌 만에 퇴임했다. 1991년 1군에 데뷔한 쌍방울도 1992시즌 후 김인식 초대 감독을 교체했다. ‘해체 후 창단’ 형식으로 출범한 SK와 히어로즈도 강병철, 이광환 등 두 베테랑 사령탑이 창단 감독이었지만 역시 재계약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제10구단 kt 조범현 감독도 재계약은 이루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빙그레가 기록했던 창단 3년차 포스트시즌 진출도 2014년에 갈아 치웠다. 그해 1군 데뷔 2년차인 NC를 3위로 이끌며 가을야구를 빛냈다.

이어 올해 원년을 제외한 순수창단 감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다. 선수의 숨은 능력을 찾아내는 감각적인 눈과 꾸준한 성장을 이끄는 믿음, 그리고 자신만의 선 굵은 야구로 이룬 성과다.

김 감독 개인으로는 4번째 정상 도전이자 2008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이다. 김 감독은 두산의 새로운 중흥기와 화수분 야구를 만든 주인공이다. 8년 만에 NC 유니폼을 입고 자신이 왕조의 토대를 만든 두산과 한국시리즈에서 상대하게 됐다. 상대 팀 사령탑은 OB에서 포수 최고참과 막내로 함께, 그리고 배터리 코치와 선수, 다시 감독과 배터리 코치로 오랜 인연을 이었던 김태형 감독이다.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NC다이노스와 LG트윈스 경기가 열렸다. NC가 8-3 승리를 거두며 3승 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김경문 감독이 양상문 감독과 인사나누고 있다.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김 감독은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사령탑이며 꾸준히 맡은 팀을 정상권으로 이끌어 최고의 지도력을 갖춘 사령탑으로 평가됐다. 단, 무관의 제왕이라는 수식어가 따르는 건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이 없기 때문이다.

2014시즌을 앞두고 김 감독은 NC와 3년 연장 계약을 했다. 당시만 해도 NC가 이처럼 빨리 강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시각은 거의 없었다. 김 감독이 우승의 한을 풀기에는 부족함이 많아 보였다. 그러나 그 시기 김 감독은 사석에서 이 같은 말을 했다. “감독 개인의 우승경력과 팀의 완성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정답을 알고 있을 거다. 혹시 아나, 고마운 창원 팬들에게 한국시리즈 경기를 직접 선물할 수 있을지.” 김 감독다운 말이고, 김 감독다운 포부였다. 그리고 2016년 그 큰 꿈에 대한 도전은 현실이 됐다. 신생팀 감독이 짧은 기간 이룬 감동적인 역사다.

한국시리즈 진출 확정 직후 김 감독은 ““8년 만이다. 한국시리즈 나가는 게 마냥 좋은 줄 알았는데, 자꾸 지니까 상처가 되더라. 지난해 가을 두산에 진 기억이 있으니 모두가 마음을 모아 어떻게든 두산을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3번 한국시리즈 올라가봤지만, 이번에는 기분이 다르다. 창단 팀에서 많은 어려움 속에 해냈다. 어려울 때 해낸 것이 값지다. 팬들께 보답하는 길은 이기는 것인데, 그렇게 돼 기쁘다”는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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