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협회 유병주이사장 “인명구조견에 대한 정부의 관심·지원 필요”

입력 2016-11-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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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지역과 매몰 시신 수색을 하고 있는 인명구조견들. 유병주 한국애견협회 이사장은 “인명구조견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복지가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한국인명구조견협회

■ 유병주 애견협회 이사장을 만나다

구조견 1마리, 구조대원 30명 역할
민간차원 구조견 육성 재정적 부담

사람보다 더 사람의 목숨을 아끼는 개가 있다. 위험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전국은 물론 해외까지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인명구조견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전문 인명구조견의 수는 고작 총 51마리로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가운데 26마리는 중앙119구조본부에 등록돼 있고, 절반에 가까운 25마리는 국내 유일의 민간인명구조견단체 한국인명구조견협회에 소속돼 있다. 한국인명구조견협회는 한국애견협회의 산하단체다.

한국애견협회의 대외적 실무를 맡고 있는 유병주 이사장은 “재난상황에서 실종자를 구조하고 시신을 찾는 역할을 하는 구조탐지견은 해외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복지가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인명구조견들은 훈련을 통해 인간보다 1만배나 뛰어난 후각과 50배 이상 좋은 청각을 갖고 있다. 쉽지 않은 훈련을 거친 구조견들은 사체탐지, 재난구조, 산악구조, 수중구조, 설상구조 등 많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조견 1마리는 구조대원 30명 이상의 수색 능력을 발휘한다고 전해진다.

애견협회 유병주 이사장.


특히 한국인명구조견협회 소속 인명구조견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일을 맡은 만큼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친다. 조난자가 발생하는 산악지형이나 붕괴된 건물처럼 어둡고 험한 상황에서 수색 훈련 시험을 치러 얼마나 수색이 예리하게 진행됐는지 신속하게 명령을 따랐는지 등을 평가한다. 이렇게 2년에 걸쳐 선발된 인명구조견은 평균 8∼9년 정도 중앙 119구조본부와 업무협약을 맺어 함께 활동하게 된다. 유 이사장은 “한국인명구조견협회 구조견들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국민추천포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협회에서 민간으로 구조견을 육성하는 과정에 재정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유 이사장은 “구조양성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들이 협회에서 자부담으로 처리되고 있어 재정적 어려움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평생 사람을 구하기 위해 훈련받고 구하기 위해 위험한 재난 지역을 뛰어다닌 구조견들에 대한 은퇴 후 조치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인명구조견협회는 중앙119구조본부 인명구조견이 은퇴 후에 일반 가정으로 분양돼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사료 등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이를 아는 이들은 많이 없다”고 했다.

중앙119구조본부도 은퇴하는 구조견들이 좋은 가정에 입양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왜곡된 시선도 적지 않다. 구조견이 은퇴 후에 안락사 당한다는 근거 없는 뜬소문에 곤혹을 치루기도 했다. 한국인명구조견협회가 설립된 1999년부터 현재까지 총 40여 마리가 은퇴해 일반 가정으로 분양돼 생활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인명구조견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지원을 하면 양성이 활발해져 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거나 사회봉사로 환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금과 같이 열심히 발 벗고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김현진 스포츠동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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