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수다①] 박수홍 “어머니께서 날 살렸다”

입력 2016-12-02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방송 활동 25년을 통틀어 요즘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박수홍.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심정으로 열심히 달리겠다”며 웃어 보였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마흔 여섯에 제2 전성기 개그맨 박수홍

아나운서를 연상케 하는 반듯한 차림새와 선한 인상, 항상 입가에 웃음을 띄고 바른말만 해오던 박수홍(46)이 변했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머리카락이 어느 날 노란색으로 변했다. 화려한 클럽 조명 아래서 음악에 취해 ‘미친 듯’ 뛰어노는 모습을 TV로까지 중계한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박수홍이 맞나 싶다.

25년간 자신을 감추다 이제야 잠재된 본능을 표출하는 듯한 박수홍을 ‘여기자들의 수다’에 초대했다.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에서 클럽에 푹 빠져 사는 ‘젊은 아재’로, 데뷔 이후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는 중이다. “너무 바빠서 클럽에 가지 못한 것이 제일 아쉽다”는 그는 “내년엔 클럽 성지인 스페인 이비자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돌며 페스티벌 투어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1. 클럽의 왕자 25년만에 본색 찾Go
■2. 8편 프로그램 콜 다시 전성기 맞Go
■3. “쟤가 왜그럴까” 엄마도 날띄우Go
■4. 클럽의 성지 ‘스페인 이비자’로 Go


- 데뷔 25년 만에 찾아온 전성기다.

“곧 편성을 확정할 프로그램까지 합하면 8편이다. 요즘은 방송사 개편 시기도 아니잖나.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 출연 제의는 거의 다 받고 있다. 사람이 살다보니 이런 일이 있구나. 하하! 인생에 물 들어올 때가 있다더니, 지금 내가 그렇다. 행복하다.”


- 요즘 같은 인기가 처음은 아닐텐데.

“1991년 데뷔하고 초반에 약간? 그땐 여중생, 여고생들이 좋아했는데 그것도 군대 다녀오니까 다 사라지더라.”


- 당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진 것일까.

“그보다는 내 자신이 달라졌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누가 미치지 않고서야 방송에서 자기가 클럽 다니는 모습을 공개하겠나. 게다가 지금 난 40대 중반이다. 사람들 눈에는 내가 이해가 안 될 걸? 결혼도 안 하고, 주책 맞게 놀러 다닌다고 욕할 수도 있다.”

박수홍은 얼마 전까지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살았다.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볼지, 어떤 이미지로 비칠지 고민하고 안절부절했다. 오해를 살 만한 행동과 말은 속으로만 삭혔다. 지금은 다르다. “인생의 절반 이상, 25년을 연예인으로 살면서 남의 시선을 신경 쓰는 게 부질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 24시간을 공개해야 하는 ‘미우새’ 출연을 망설이지는 않았나.

“전혀. ‘미우새’가 아니어도 방송 출연 제안이 오면 거의 다 한다. 내 ‘업’이니까.”


- 이번엔 어머니도 함께 출연하는데.

“유일한 걱정이 바로 어머니였다. 하지만 어머니가 나를 살렸다. 지상파 채널의 밤 11시대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는 건 2007년 끝낸 SBS ‘야심만만’ 이후 10년 만이다. 어머니는 처음엔 절대 TV 출연을 못한다고 하셨다. 그러다가 아들한테 도움이 되면 하겠다고, 아들 위하는 일인데 구정물이라도 못 뒤집어쓰겠냐고 하시더라.”


- TV에 나오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 기분이 어떤가.

“내가 어머니를 닮아 겁이 많다. 그런데 나보다 방송을 더 잘 하신다. 하하! 25년 동안 아들도 한 번 갖지 못한 유행어까지 만들었잖아. (어머니 말투를 흉내 내며)‘쟤가 왜 그럴까’ 그 대사! 요즘 프로그램 작가들도 나만 보면 ‘왜 그럴까’ 한다.”


- 혹시 어머니와 동반 광고 촬영 계획도?

“많이 제안을 받지만 어머니가 안 하신단다. 설득하는 데 오래 걸렸다. 부모님은 물질적으로 더 필요하지 않다고, 주위에 부담을 주기 싫다고만 하시니까. 그래도 나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가고 싶다. 돈독이 올라서 그런 건 아니다.”


- ‘클럽 마니아’ 이미지로 확 떴다. 놀기 좋아하는 모습을 왜 숨겼나.

“음…. 사람들을 속인 게 아니다. 클럽 좋아하느냐고 물어보면 안 다니는 척하지 않았고. 다만 대중을 속인 것이 하나 있다. 개그맨이면서 아나운서인 척한 것.(웃음)” ▶2면으로 이어집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