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규민 이어 차우찬까지·삼성-LG FA 대전

입력 2016-12-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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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로 메이저리그와 일본리그 도전을 검토하고 있는 좌완 투수 차우찬을 둘러싼 삼성과 LG의 영입전쟁이 뜨겁다. 두 팀 모두 FA 사상 최고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동아 DB

전자업계 라이벌 삼성과 LG가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시장에서 세게 붙었다. 용광로처럼 뜨거운 쟁탈전이 시작된 것이다.

삼성은 5일 전격적으로 FA 우규민(31·전 LG)과 4년 총액 65억원(계약금 37억원·연봉7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이 우규민과 접촉 중이라는 소문은 이미 파다했다. 원 소속팀 LG는 우규민과 총액 50억원 수준의 계약을 놓고 협상을 해왔지만 삼성이 이보다 10억 원 이상 많은 액수를 제안하면서 영입에 성공했다. 삼성의 공격이 먹힌 셈이다.

그러나 삼성과 LG의 치열한 경쟁은 서전일 뿐이다. LG는 삼성의 좌완 에이스이자 FA 최대카드 중 하나인 차우찬(29)에게 역대 FA시장 최대 계약(100억원+@)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LG도 이 사실을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소극적인 투자로 비판 받았던 삼성은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내부 FA 최형우(33·KIA), 차우찬을 잔류시키기 위해 많은 예산을 확보했다. 최형우가 KIA와 계약하고 차우찬이 메이저리그와 일본리그 진출을 고민하자 삼성은 우규민에게 예상을 뛰어넘는 65억원을 투자해 계약에 성공했다. 최형우와 계약을 위해 책정한 예산을 방향을 틀어 마운드 보강에 집중한 결과다.

우규민(오른쪽)이 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과 4년 총액 65억원에 FA계약을 맺은 후 삼성 점퍼를 입고 김동환 대표와 악수하며 활짝 웃었다. 우규민, 차우찬을 둘러싼 삼성과 LG의 FA 전쟁의 서전이다. 사진제공 | 삼성라이온즈


삼성은 차우찬에게도 구단 사상 최대 규모 계약을 제안했다. 차우찬은 5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에이전트가 메이저리그 윈터미팅(5~9일)에 참가해 해외 구단과 협상할 예정이다. 해외리그에 도전할지 KBO리그에서 던질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삼성도 매우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다른 구단에서도 좋은 제안을 해줬다. 아직 해외리그 도전 가능성이 남아있어 모두 구체적인 계약 협상을 시작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선발의 한 축인 우규민을 뺏긴 LG는 전폭적인 투자로 차우찬과 협상 테이블을 차릴 전망이다. LG 송구홍 단장은 “우규민은 14년간 LG에서 뛴 선수다. 아쉽지만 좋은 조건으로 떠났다”면서 “차우찬은 해외리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어 그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이미 통 큰 투자로 단숨에 우승 전력을 차지한 두산의 장원준 계약 사례를 통해 차우찬 영입의 필요성을 구단 전체가 공감한 상태다. 삼성도 차우찬이 KBO리그에 남는다면 이미 확보한 예산을 투입해 최선을 다해 협상한다는 다짐이다.

FA선수가 LG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사례는 1999년 시즌 후 계약한 김동수 현 LG퓨처스 감독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삼성은 3년 총액 8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액수로 리그 정상급 포수 김동수와 계약했다. 허를 찔린 LG는 2000년 시즌 내내 ‘삼성에는 꼭 이겨야 한다’는 분위기가 매우 강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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