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매치] 1세대 아이돌의 부활, 추억은 사랑이 되고…

입력 2016-12-0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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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젝스키스-걸그룹 S.E.S.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

■ 젝스키스 vs S.E.S

1997년 데뷔해 ‘1세대 아이돌 시장’의 주역으로 꼽혔던 ‘젝스키스’와 ‘S.E.S’가 20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가요계로 돌아왔다. 같은 해 데뷔하고 같은 해 재결성한 두 ‘왕년의 아이돌’이 운명의 대결에 나섰다.


● 신곡 vs 리메이크


4월 방송된 MBC ‘무한도전-토토가2’에서 6명의 원년 멤버가 깜짝 재결성한 젝스키스는 이후 고지용이 빠지고 5명이 9월 콘서트로 본격적인 재결성 활동을 알렸다. 이후 10월 타블로가 만든 신곡 ‘세 단어’를 싱글로 내면서 기대감을 줬지만, 12월1일 발표한 음반이 과거 히트곡 10곡을 다시 편곡한 리메이크앨범이어서 신작을 기대하던 팬들에게는 적잖은 아쉬움을 줬다.

S.E.S의 음반은 젝스키스와 상반된다. S.E.S는 3집 수록곡 ‘러브’를 재해석한 ‘러브(스토리)’를 11월28일 재결성 첫 작품으로 내놨다. 내년 1월2일 신곡 위주로 구성된 스페셜 앨범을 발표하는 이들은 그 사이 30일과 31일 서울 세종대 대양홀에서 재결성 기념 콘서트로 본격적인 첫 ‘활동’에 나선다. ‘러브(스토리)’가 발표 첫날 7개 음원차트에서 2위에 오르며 스페셜 앨범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상황이다.


● SM vs YG

성(性)을 초월한 젝스키스와 S.E.S의 경쟁 구도는 가요계 ‘빅3’로 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SM)와 YG엔터테인먼트(YG)의 ‘자존심 대결’이라는 점으로도 흥미를 자극한다. S.E.S는 멤버들끼리 먼저 재결성을 결의한 후 원적(原籍)인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를 찾아갔고, SM측은 음반과 공연 제작, 홍보를 맡기로 했다. 반면 젝스키스는 데뷔 당시의 소속사였던 DSP미디어(구 대성기획)와 손을 잡는 대신 YG의 품에 안겼다. 젝스키스 멤버 이재진이 YG 설립자인 양현석 프로듀서와 처남·매부지간이란 인연이 작용했지만, 젝스키스는 재결성을 준비하면서 홍보력이 막강한 대형 기획사와 손을 잡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냈고, YG가 이를 받아들였다.


● 곡절 많은 재결성 vs 예견된 재결성

젝스키스는 재결성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00년 해체 이후 멤버들은 각자도생했지만, 강성훈이 사기 혐의로 복역하고, 이재진은 군복무 중 탈영하는 등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무한도전-토토가2’로 재결성할 때도 고지용을 설득하느라 엄청난 공을 들여야 했다. 고지용은 4월 ‘무한도전’이 기획한 ‘게릴라 콘서트’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공연은 하지 않고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팬들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역할을 다했다. 젝스키스가 1일 리메이크앨범을 발표한 날, 고지용은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 소식을 전해 다른 멤버들을 당황하게 했다. 은퇴를 이유로 젝스키스에 합류하지 않은 고지용이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것이 일부에겐 이율배반으로 여겨졌다.

S.E.S의 재결성은 언젠가는 이뤄질 일이었고,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이 있었다. S.E.S는 해체 후에도 멤버들끼리 자주 뭉쳤다. 어느 한 멤버의 중요한 행사에 다른 멤버들이 찾아가 격려하는 방식이었고, 10주년과 15주년 등 데뷔 기념일이면 자선바자회도 열었다. S.E.S는 이번 컴백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발생한 수익금을 불우이웃을 위해 내놓겠다고 밝혀 데뷔 20주년과 재결성의 의미를 더욱 빛내고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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