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톡 진단&전망] (5) KIA-‘김기태의 힐링캠프’ 2017 대권도전?

입력 2016-12-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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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예상 못한 2016 가을야구 진출 성공
‘형님 리더십’ 발휘 김기태 감독과의 허니문
모기업 스타일대로 화끈한 투자 최형우 영입
타선은 최강? 그러나 여전히 빈약한 마운드
양현종 잔류 선언으로 2017년 우승 도전할까


스포츠동아는 KBO리그 10개 구단의 2016시즌을 되돌아보고, 2017년과 그 이후를 전망하는 시리즈 ‘LIVE톡 진단&전망’을 연재한다. 지금까지 선보였던 기사형식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구성으로 스포츠동아 야구담당 기자들이 인터넷 채팅을 통한 자유로운 발언으로 토해낸 내용을 편집 없이 날 것 그대로 담았다. 5회는 KIA 담당 이명노 기자가 이재국(차장), 김영준·이경호·홍재현·강산·고봉준 기자를 대화창에 초청했다.

KIA 김기태 감독(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김기태의 힐링캠프, 5년만의 가을야구


이명노(이하 노)=다시 돌아온 LIVE톡, 오늘은 KIA편입니다. KIA는 올해 5위로 2011년 준플레이오프 이후 5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죠. 비록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뿐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명승부를 펼쳐 팬들을 설레게 했습니다. FA(프리에이전트) 최형우를 역대 최고액(4년 100억원)에 영입하는 등 내년 시즌 더 높은 곳을 향한 투자도 단행하고 있습니다. 일단 2016시즌 부족한 전력 속에서 일궈낸 5강 진출 어떻게 보십니까?


이재국(이하 국)=올해 KIA가 가을야구를 하게 될지 기대한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노=선동열 감독 시절(2012~2014) 한 번도 초대받지 못한 가을야구, 김기태 감독 부임 2년차에 결국 해냈네요.


김영준(이하 준)=2014시즌 이후 선동열 감독이 낙마한 당시 KIA는 누가 와도 답이 없는 팀이었죠. 2년 연속 꼴찌를 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전력. 이런 팀을 2년간 가을야구 언저리에서 놀게 한 것은 인정. KIA가 구원투수로 김기태 감독을 낙점한 것은 대안부재도 있지만 적절한 선택이었던 듯.


홍재현(이하 현)=저 멤버로 되겠나 싶었는데 진짜 깜짝 놀랐죠.


고봉준(이하 봉)=5강 예상에 KIA가 포함된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국=안치홍·김선빈이 들어오는 내년쯤엔 혹시나 하는 기대감이 있었고, 리빌딩을 통해 내년 시즌 희망이라도 좀 보여줬으면 했지.


강산(이하 산)=운도 따랐고, 신진세력을 적극 기용한 김기태 감독 판단이 적절했어요.


이경호(이하 호)=제 생각에는 역시 구단의 과감한 결정·결단들이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을 잘 뒷받침했다고 봅니다. 임창용 영입만 해도 쉽게 선택하기 어려웠죠.

준=김 감독 계약 마지막해인 2017년에 승부를 걸려고 했고, 그 전에 ‘포스트시즌 한 번만 가자’였는데 뜻대로 가고 있죠, 현재까진.

노=계약 3개년 플랜이 확실하게 돌아가는 것 같아요 KIA는.

현=이번 시즌 전략도 잘 짠 것 같아요. 전반기보다는 임창용·김선빈·안치홍이 돌아오는 후반기에 초점을 맞추고 잘 버텼잖아요.

호=시즌 전엔 이범호와 FA 계약도 잡음 없이 잘 마무리 했고. 큰 예산을 투입해 헥터도 데려왔고.

준=김기태 리더십은 빛과 그림자가 선명한 편인데 KIA랑 궁합이 잘 맞았다고 봐요.

노=맞습니다. 정말 프런트랑 현장 관계가 좋죠. 요새 이런 팀도 흔치 않은 것 같아요. 김기태의 힐링캠프?

준=당시 KIA는 폐허였거든. 힐링이 필요하고 단합이 필요했지. 김 감독은 이 점에서 특화된 지도자였고, 디테일은 다소 떨어지지만 스케일이 크니까.

국=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 필을 2루수로 쓰기도 하고 김주형을 유격수로 쓰기도 하고, 그런 모습 볼 때만 해도 올해는 실험을 많이 할 해구나 했는데.

준=창조야구죠. ㅎㅎㅎ

노=유격수 실험은 사실 김주형을 위한 복안이기도 했어요. 만년 유망주를 어떻게든 만들어보려고. 그래서 내년엔 좀더 중요한 역할이 기대됩니다.

준=내가 선수라도 김 감독 같은 지도자 밑에서 뛰고 싶을 거 같아요. 야구할 맛이 나게 해주니까.

현=김기태 감독이 선수들뿐 아니라 프런트까지 일일이 챙기는 모습은 정말 놀랍지 않나요? 야구도 사람이 하는 거라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노=특히 고참들 이렇게 말 잘 듣게 하기가 쉽지 않은데.

준=그게 그림자일수 있는데 고참에게 이렇게 퍼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권한을 위임하죠.

산=진짜 형님리더십이란 단어는 김기태 감독 두고 하는 얘기가 아닐까 싶어요.

준=근데 한번 찍히면 끝이야ㅋ 선수들이 쉽게 대하진 못하죠.

국=KIA 성적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서 그런가? 그동안의 라이브톡과 달리 다들 왜 이리 훈훈합니까? ㅋㅋ

KIA 김주찬-이범호-나지완-서동욱(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없는 살림 속 보여준 희망, 타선만큼은 세다!

노=일단 세부지표를 보면 정말 없는 살림이었어요. 선발 방어율(4.74)이 2위인데 선발투수를 무려 16명이나 썼습니다. 한화(17명)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사실상 양현종~헥터~지크 셋 말곤 없었고요. 쥐어짜내기 바빴던 불펜은 방어율 8위(5.38).

준=특히 헥터는 너무 썼어요. 내년 시즌이 좀 걱정됨. 양현종도 200이닝을 넘겼고.

노=5강에 들기 위한 행보였지만 조금 걱정이 되죠? 200이닝 투수가 2명이었으니….

호=마무리 임창용도 내년은 또 다를 수 있죠. 벌써 연세가….

준=올 시즌만 놓고 보면 임창용은 블론이 너무 많았어요. KIA가 좋은 불펜진은 아니라고 보입니다.

노=임창용은 뒤늦게 몸을 만든 여파도 컸던 것 같아요. 내부에선 너무 늦게 시즌을 준비했고 실전공백이 컸다고 보더군요.

호=KIA가 성적을 내려면 불펜진이 숙제에요. 내년 초반에도 부진이 이어지면, 김기태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해요.

노=앞에 던질 투수가 참 중요하죠? 올해는 윤석민이 막판에 그 역할을 했는데 내년엔 다시 원점이에요. 다시 심동섭과 한승혁에게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둘은 언제 안정감을 줄지….

호=윤석민이 후반에 돌아와 마무리할 것 같은 느낌도 드는군요. 김진우 불펜 전환 같은 것도 검토할 수 있겠네요.

국=터져라 ‘한심라인’…. 말하고 보니 ‘한심’ 어감이 이상하네. 아무튼 둘이 터져주면 KIA는 우승을 넘보는 팀으로 갈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준=야구에 ‘~면’자 붙으면 안되는 게 없죠. ㅋ

노=그래도 타선은 화끈했죠? 팀 타율은 9위(0.286)밖에 안 되는데 홈런(170개)이 3위였습니다. 3할 타자 4명(김주찬·필·이범호·나지완)이 20홈런을 다 넘겼습니다.

준=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했죠. 특히 부상이 없었다는 게 기적에 가깝죠.

노=올해 타선은 김주찬 필 이범호 나지완 다들 제 몫을 했어요. 여기에 서동욱 김주형이 터졌고, 노수광 김호령의 성장까지. 막판에 안치홍 김선빈이 돌아와 쇼케이스도 했고.

봉=서동욱 영입이 신의 한수.

준=야수는 포수만 약점인가?

노=사실상 내년 라인업은 그렇다고 봅니다. 포수 외에 타격은 빵빵.

호=포수도 최고의 히트상품이 있잖아요, 한승택. 포수가 방망이 안 쳐도 되는 팀이니까.

국=가을잔치에서 정말 큰 희망을 줬죠. 성장도 기대되고, 그렇지만 풀타임을 소화할 때 또 어떤 약점이 나올지는 지켜봐야죠.

준=근데 이제 2017년이 문제에요. 그동안 못해도 접어주는 분위기에서 야구를 했는데, 최형우도 영입하고 진짜 성적이 필요한 내년에는 이런 압박을 선수, 감독, 코치가 이겨낼지가 관건이죠.

호=김기태 감독은 일단 1군 콜업하면 무조건 뛰게 해주죠. 그리고 굉장히 많은 선수들을 1군에 불러요. 대전에 계신 그 분은 1군에 불러서 등록은 안 시키고 훈련만 시키는데.

노=당장 주축 역할은 못해도 1군에 불러서 기회를 주며 미래를 대비하는 포석? 이런 식으로 경쟁 유도해서 선수를 만드는 것 같아요. 서동욱과 김주형의 변신 같은 건 정말 예측을 넘어선 일이라…. 서동욱은 넥센에선 1군에서 안 쓰는 선수였죠.

준=KIA가 그 정도로 팀이 위협적이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죠. 그런 팀이 5위를 했으니 그 밑 팀들은 반성해야죠.

KIA 최형우-양현종(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스토브리그의 최강자, 마지막 퍼즐 양현종

노=스토브리그 얘기로 넘어갈게요. FA 시장의 최강자? 현대기아차, 총알에선 따라올 구단이 없는 건가요?

호=역시 모기업 스타일대로 화끈해요.

현=이렇게 통 큰 지갑을 열 줄 몰랐어요.

준=사실 지난해 FA부터 기웃거렸죠. 손승락을 놓쳤지만, 이런 돈을 축적시켜놨고….

호=명품백 수집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정말 통 크게 명품차를 사는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국=KIA가 현재로선 가장 탄탄한 금고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현=타팀 관계자 얘기를 들어보니 KIA 윗분들이 “필요한대로 쓰고 결과를 내”라고 하는 스타일이라고 하더라고요.

노=과거부터 그런 스타일이었던 것 같아요. 김주찬 50억 빵!

호=그게 기업 문화와도 연관이 있죠. 통이 커요. 윤석민 90억도 있죠. 현재로선 아깝게 됐지만.

국=최형우 100억 써서 양현종 잡을 총알이 없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많은데, 타 구단 관계자들이 이런 소리 들을 때마다 “KIA는 또 쏠 수 있어”라고 하잖아요.

호=그런데 KIA의 특징은 FA 협상에서도 선수에게 끌려가지 않아요. 시원하게 딱 제시하고….

준=그 말인즉 프런트, 스태프 다 목을 걸고 2017시즌에 출정한다는 함의가 깔려있겠지.

호=외야 정리 힘들겠어요.

준=중복은 안 될까? 또 어린 선수들은 동기부여가 안 될 거 같기도 하고. 이런 무형적 요소가 의외로 커요. 시작도 하기 전부터 ‘나는 벤치겠구나’ 이러면 흥이 안 나지.

노=사실 중복 문제가 크죠. 그래도 좌우 투수 따라 플래툰 돌릴 수도 있고.

호=뭐, 감독 입장에서는 선수 많으면 좋은 거죠. 누가 아플 수도 있는 거고.

준=LG도 과거 빅5 외야수 모았는데 ‘폭망’했죠.ㅋ

국=선수 없어 누굴 써야하나 걱정하던 팀이 이제 누굴 빼야하나 걱정하는 팀으로 바뀌었네요.ㅎㅎ

노=이제 양현종 얘길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꿈을 위한 도전을 접고, KIA 잔류를 선언했습니다. 먼저 패를 보여준, 특이한 상황이네요. 남을 테니 이제 조건을 제시해봐라.

준=양현종이 없다고 생각하니 참 KIA 마운드가 어렵겠더라고. 요코하마는 뭐가 된 겨?ㅋ 가격만 올려줬네.

현=KIA로서는 희소식이죠. 문제는 가격인데. 최형우가 100억원이면 양현종은 얼마를 줘야하나요.

노=협상이 쉽게 될 것 같지 않은 게 최형우의 액수, 그리고 곧 계약이 완료될 차우찬의 발표액도 문제입니다. 에이전트사는 이보다 높은 액수를 바라보고 있어요.

현=패를 깐 건 그 정도는 각오하라는 뜻이라고 봐도 되나요?

산=일본 진출까지 포기하고 왔으니 그에 따른 프리미엄은 확실히 붙을 것 같네요.

호=고향 팀에서 우승 도전, 명분도 매우 훌륭해요.

봉=해외 진출 의지가 강했는데 국내 잔류는 가족의 뜻이 작용한 건가요?

노=가족들 외에도 김기태 감독의 설득이 통한 것 같네요. 선수가 먼저 국내, 그것도 특정팀과 계약하겠다고 오픈하고 들어갔는데 구단도 참 난감하겠네요. ‘얼마면 되겠니?’ KIA 팬들만 즐겁습니다.

봉=최형우가 FA 100억 시대를 열고, KIA가 팀 200억 시대를 열겠네요.

준=근데 양현종이 협상지를 좁힌 이상,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어요.

노=한 시즌 역대 최고액 지출 예약…. KIA도 서두르지 않겠죠?

산=과거에 김광현과 연봉 전쟁할 때와 비슷하게 차우찬 발표액 보고 며칠 뒤 발표하지 않을까요.

노=SK가 계속 기다려주다 김광현 최고대우해주고 이런 건 참 잘했지.

호=계약 조건은 이제 KIA와 선수의 몫이고.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된 것은 확실하네요. 외국인선수도 과감한 투자를 했고.

노=벌써 180억원 썼네요. 최형우 100억, 나지완 40억, 용병 3명 40억.

국=국내 남게 됐으니 아무튼 내년 WBC에서는 양현종에게 기대를 해봐야할 듯. 김광현도 빠지고 류현진도 없고…. 장원준 양현종 원투펀치인가?

호=대한민국 에이스가 된 셈이네요.

현=그런 의미에서 실리+명분 다 찾을 수 있는 선택인 듯.

국=차우찬은 못 데려오나? 우승하려고 하는데 최차양 삼백억! 어차피 내 돈 쓰는 것도 아니고.ㅎㅎㅎ 근데 설마 양현종을 다른 팀에서 낚아채는 건 아니겠지?

호=돈도 쓸 줄 알아야…. 한화가 얼마 썼죠? 한화보다 KIA가 훨씬 스마트해 보이는데요. 스마트 컨슈머로 인정.

스포츠동아DB



● KIA의 2017년, 이젠 대권도전이다!

국=최형우 100억원에 영입할 때, 예전 해태 말년에 돈 없어서 선수들 삼성한테 다 뺏기던 시절 생각나더라고. 반대로 삼성이 돈 싸움에서 져서 선수를 타이거즈에 뺏기는 것도 참….

노=격세지감이네요. 2017년 KIA, 몇 위 할까요?

현=‘몇 위 할까요’가 아니라 ‘몇 위를 해야 돼요’가 아닐까 싶어요.

산=정규시즌 기준 최소 3위는 해야 할 듯. 불펜 불안을 감안한 순위책정입니다.

호=양현종 남으니 목표는 무조건 우승일 텐데. 불펜 문제도 있고 여정이 험난해요.

현=스토브리그에 지갑을 여는 거 보면 우승 도전이에요. 타선은 정말 좋네요.

국=올해 기대 이상으로 잘한 건 사람들은 생각 안하죠. 무조건 베이스를 5강에 놓고 ‘최형우 잡았으니 이제 우승 도전 아니냐’고 기대할 테니….

준=나는 1위. 이건 전력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의 문제. 마치 한화를 지난 2년간 1위 후보로 꼽은 것과 같은 맥락임.

노=‘높게 보면 안 된다’ vs ‘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줄평 부탁드립니다.

준=이제 2년간의 허니문은 끝났다.

국=마운드가 바로 서야 타이거즈도 바로 선다. 해태도 마운드가 강했기 때문에 왕조가 만들어졌다.

현=2017시즌 KIA의 적은 ‘부담감’이다. 부담감을 이겨내야 꽃길 펼쳐진다.

산=불펜 퍼즐 맞추면 우승도 OK.

호=우승은 돈으로 살수 없지만 돈은 꼭 필요하다.

노=이상 대화를 종료합니다.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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