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등급제 결의한 V리그 남자부, 연쇄이동 일으킬까

입력 2016-12-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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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V리그 남자부가 이적시장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프리에이전트(FA) 보상규정을 대폭 완화해 준척급 선수들의 이동활로를 가로막는 걸림돌을 제거한 것이다.

KOVO(한국배구연맹)는 28일 “남자부 FA 보상규정을 변경한다는 4차 이사회 의결에 따라 2017~2018시즌 종료 직후 ‘FA 등급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FA 보상규정은 모든 선수들에게 동일한 조건을 일괄 적용하고 있다. 한 FA 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영입팀은 원 소속팀에게 해당선수의 직전 시즌 연봉의 200%와 보상선수 1명 혹은 직전 시즌의 연봉 300%를 보상해야 한다.

그러나 새 안건은 연봉을 기준으로 3단계 차등을 두었다. 먼저 A그룹은 연봉 2억5000만원 이상의 FA 선수들로 정해 기존과 같은 보상규정을 적용받는다. B그룹은 연봉 1억원 이상에서 2억5000만원 미만의 선수들로 보상선수 없이 직전 시즌 연봉의 300%만 보상지급하면 된다. 마지막 C그룹은 연봉 1억원 미만의 선수들로 직전 시즌 연봉의 150%가 보상규모다. 역시 보상선수를 내줄 필요가 없다.


KOVO가 FA 등급제를 시행한데는 기존 규정이 준척급 선수들의 자유로운 이적을 방해한다는 비판이 거셌기 때문이다. FA 영입에 따른 지출이 커 대부분의 구단들이 쉽사리 외부 선수를 영입하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2015~2016시즌 종료 후 열린 FA 시장에선 20명이 자격을 얻었지만, 이선규(35) 한 명만이 삼성화재에서 KB손해보험으로 팀을 옮겼다. 당시 임동규(은퇴 결정)를 제외한 나머지 18명은 모두 원 소속팀에 잔류했다. 2015년과 2014년에도 FA 이적선수는 없었다.

길고 긴 논의 끝에 FA 등급제가 시행된 만큼 앞으로 선수들의 이적은 활기를 띌 전망이다. 특히 연봉 2억5000만원 미만의 선수의 경우 보상선수를 내줄 필요가 없다는 점이 주요 포인트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구단 입장에서도 반가운 소식이다.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를 영입할 때 부담이 적어 전력 보강을 위해 적재적소에 투자가 가능하다. 한편 여자부의 경우 상기 안을 바탕으로 등급제 도입을 추가 검토할 예정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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