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우즈벡 바삐 뛰는데…한국은 겨울잠?

입력 2017-01-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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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티켓을 놓고 겨루는 상대국들은 연초부터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축구는 딱히 계획이 없다. 조기소집도, A매치도 현실적 제약에 부딪혀 어려운 형편이다. 유럽에서 2월 초까지 동계휴가를 보내는 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하다. 스포츠동아DB

이란·우즈벡 겨울 휴식기불구 강화훈련
중국, 칠레·크로아티아 등과 친선대회


2017년 한국축구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다. 1986년 멕시코대회 이후 한 차례도 거르지 않은 월드컵 본선에 초청받지 못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울리 슈틸리케(63·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반환점을 돈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3승1무1패(승점 10)로 선두 이란(3승2무·승점 11)을 바짝 뒤쫓고 있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3승2패·승점 9)이 턱 밑에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아시아에 배당된 4.5장의 본선행 티켓 중 한 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반드시 조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A조 3위로 최종예선을 마칠 경우, B조 3위와 지역 플레이오프(PO)를 치른 뒤 북중미 국가와 대륙간 PO까지 거쳐 한다.

그런데 라이벌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당장 이란과 우즈베키스탄부터 아주 적극적으로 새해 첫 걸음을 옮기고 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포르투갈) 감독의 이란은 2일(한국시간)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강화훈련을 진행 중이다. 북아프리카의 강호 모로코를 상대로 한 친선경기는 무산됐지만,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조직을 재정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란의 두바이 훈련은 예사롭지 않다. 유럽처럼 ‘추춘제’ 형태의 시즌을 소화하는 자국리그의 겨울 휴식기를 맞아 이란축구협회는 대표팀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에스테그랄, 세파한 등 주요 클럽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이번 훈련을 강행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도 알찬 강화훈련 일정을 마련했다. 그것도 2개국을 거치면서 꽤 오래 펼쳐진다. 이달 말 두바이에서 1차 훈련을 하는 동안에는 조지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어 터키 안탈리아로 이동해 2월 중순 아르메니아와 또 한 차례 평가전을 벌인다.

2무3패(승점 2)로 A조 최하위(6위)임에도 대반전을 꿈꾸는 중국 또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르셀로 리피(이탈리아) 감독이 지휘하는 중국은 아예 자국에서 4개국 친선대회를 연다. 칠레, 크로아티아, 아이슬란드를 난닝으로 초청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닌데다, 초청국 대부분이 2진을 데려올 가능성이 높은 까닭에 내부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유럽, 남미의 특급스타들을 끌어 모으며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는 슈퍼리그(1부)의 메이저 클럽들이 새 시즌 준비를 이유로 대표선수 차출에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중국축구협회가 슈퍼리그의 운영권을 쥐고 있어 결국 대표팀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한국의 상황은 이들과 정반대다. 3월 23일 쿤밍에서 열릴 중국과의 최종예선 원정 6차전까지 딱히 대표팀 운영 계획이 없다. 최종예선 전반부 내내 고전을 거듭했던 만큼, 대한축구협회는 조기소집을 포함한 대표팀 훈련여건 개선을 추진했으나 이런저런 장애물에 봉착했다. K리그 및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초반 스케줄 때문에 조기소집을 추진할 수 없게 됐다. 염두에 뒀던 2월 A매치도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취소됐다.

그렇다고 두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중국친선대회에 기술위원을 파견한다. 중동의 상황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필요할 때는 전력분석에 나설 것이다. 3일 독일로 출국한 대표팀 차두리 기술분석관도 유럽 주요 리그를 둘러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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