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닭강정·커피…겨울여행의 낭만 속으로

입력 2017-01-1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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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길 바로 밑과 옆으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보며 겨울해변을 거닐 수 있는 정동심곡바다부채길. ■2 안목커피거리 옆 요트마리나에서 바다낚시를 즐기는 여유로운 전경. ■3 영동지역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인 중앙성남시장의 대표적인 먹거리 닭강정. ■4 자연과 예술작품의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인 하슬라아트월드 전경. ■5 강릉 올림픽파크의 아이스 아레나에서 훈련에 전념하고 있는 피겨 스케이팅의 ‘연아 키즈’들.

■ ‘평창로드’ 강릉을 가다

바다부채길, 해안절벽·파도의 환상 콜라보
안목커피거리의 향기…하슬라월드의 품격
닭강정 입에 물고 올림픽 열기 미리 체험도


‘문화, 낭만 자연 그리고 올림픽. 겨울여행의 종합선물세트.’ 여행길의 호사를 자랑하는 어설픈 허세가 아니다.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에 오른 ‘평창로드’의 강릉은 정말 다양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겨울철 여행지로 강원도 동해안의 여러 도시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강릉은 2300만년의 역사를 품에 안은 천연기념물 에코투어부터 정겨운 전통시장의 핑거푸드, 그윽한 향기의 커피 한 잔과 함께 즐기는 해변의 낭만까지 고루 지니고 있다. 또한 2018 평창올림픽 빙상종목 경기장이 있는 올림픽 파크에서는 각종 테스트 이벤트들이 열릴 예정이어서 미리 올림픽의 열기도 느껴볼 수 있다.

정동진에서 심곡항까지 이어지는 바다부채길은 태고의 역사를 지닌 천연기념물인 해안단구의 기암괴석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의 조화가 절묘하다. 강릉|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해안 절경의 끝판왕 , 정동심곡바다부채길

사실상 이번 여행길의 가장 하이라이트로 기대가 컷던 곳. 한반도 지형생성의 비밀을 지니고 있다는 2300만년 역사의 천연기념물 437호 정동진 해안단구 지역을 지나가는 산책길 코스다. 군경계지역이어서 민간에 개방된 적이 없었으나, 지난해 10월 17일 70억원의 예산을 들여 정동진부터 심곡항까지 2.86km를‘바다부채길’이란 멋진 이름으로 공개됐다.

마치 남해 해금강을 축소해 산책길 곳곳에 뿌려놓은 듯 다양한 모습을 지닌 매력적인 기암괴석과 해안절벽, 그곳에 부딪치는 하얀 파도가 어우러지는 절경은 이미 입소문이 퍼져 명성이 자자하다.

부채길을 찾아간 날이 하필 이상고온에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겨울비와 어우러진 바다와 절벽의 모습이 고즈넉한 정감을 일으켰다. 함께 한 강릉시청 관광과 직원은 “만약 맑고 쾌청한 날씨였다면 몰리는 인파로 이렇게 여유롭게 경치를 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귀띰했다. 편도 50분∼70분의 평탄한 길이 대부분이지만, 정동진 선크루즈 리조트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구간의 계단길은 살짝 난이도가 있다.

영동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인 강릉중앙성남시장의 닭강정은 스낵처럼 종이컵에 담아 손에 들고 시장구경을 하면 먹기 좋은 핑거푸드이다.  강릉|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핑거푸드와 시장투어, 중앙성남시장

강릉시 금학동과 성남동에 걸쳐있는 중앙성남시장은 영동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이다. 조선시대부터 물류의 중심지였던 강릉지역을 상징하듯 강원도 특산물은 거의 다 만날 수 있다. 지역 토산품의 쇼핑에도 좋지만,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강릉 별미인 닭강정을 비롯한 다양한 핑거푸드다. 한 손에 컵에 담긴 닭강정이나 떡갈비를 들고 느긋하게 시장골목을 거닐면서 물건과 사람을 구경하는 재미가 남다르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시장 한 구석의 가마솥에서 무럭무럭 김을 내며 끓고 있는 소머리국밥에 소주 한 잔 곁들이는 운치도 괜찮다.

22개 커피전문점이 모여 있는 강릉 안목해변 커피거리는 가게마다 특색있는 커피맛을 즐기면서 겨울바다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기 좋다. 강릉|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커피향 즐기며 겨울바다를…안목커피거리

길이 500m의 백사장이 있는 한적한 해변이 이렇게 인기가 높아질 줄 누가 알았을까. 강릉견소동에 위치한 안목해변은 커피거리로 유명하다. 국내 첫 커피축제가 벌써 8회째를 맞고 있고 해안가를 따라 22개, 아래 남항진까지 합하면 28개의 커피점이 들어서 있다. 커피박물관, 커피공장, 바리스타 아카데미 등이 있다. 국내 바리스타 1호로 불리는 박이추 선생의 카페겸 로스팅공장 ‘보헤미안’ 등이 유명하다. 대부분 직접 원두를 소량씩 로스팅해서 팔기 때문에 가게마다 특색이 있다. 인근 강릉항요트마리나 건물은 안목해변과 커피거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뷰포인트다.

강릉|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동해를 정원처럼 품에 앉은 곳, 하슬라아트월드

정동진의 동해를 바라보는 언덕에 조성한 종합예술공간이다. 이국적인 느낌이지만 ‘하슬라’는 우리말로 강릉의 옛이름이다. 10만9000여m²의 부지에 각종 조각과 조형물을 전시하고 있다. ‘성성활엽길’, ‘소나무 정원’, ‘시간의 광장’, ‘바다정원’, ‘하늘전망대’, ‘돌갤러리와 소똥미술관’ 등의 공간을 자연훼손을 최소화해 비탈면과 산의 높이를 그대로 살려 꾸몄다. 실내미술관에는 현대미술 200여 점이 전시된 ‘현대 미술관’과 유럽 각국서 수집한 마리오네트와 피노키오 작품을 전시한 ‘피노키오 & 마리오네트 미술관’이 있다. 1년 내내 국내외 작가들의 전시와 각종 행사가 끊이지 않아 언제 찾더라도 새로운 예술작품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피겨 스케이팅과 쇼트 트랙 경기가 열리는 아이스 아레나. 다른 경기장에 비해 일찍 완공되어 테스트 이벤트까지 치렀다. 강릉|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1년 먼저 느껴보는 열기, 올림픽파크

이제 평창동계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교동에 있는 올림픽파크는 아이스하기,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트, 컬링 등의 빙상종목이 열리는 스포츠 컴플렉스다. 40만6472m²의 부지에 아이스아레나(쇼트트랙&피겨 스케이트), 강릉 오벌(스피드 스케이트), 하키센터, 컬링센터 등이 들어섰다.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경기장 대부분이 곧 있을 종목별 테스트 이벤트에 대비해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었다. 이미 테스트 이벤트를 치른 아이스 아레나에서는 많은 ‘연아 키즈’들이 음악에 맞춰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글·사진=강릉 |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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