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이 만난 사람] 김부근 대표 “다음 세대 먹거리 위해, CMS를 글로벌 의료회사로…”

입력 2017-01-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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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려고 시작했던 의료사업이지만 이제는 후세를 위한 원대한 목표가 생겼다는 CMS(Centram Medical Service) 김부근 대표. 서울 광장동 본사에서 미래의 구상을 밝히고 있다.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CMS 대표 김 부 근

‘세상을 위하고 사람을 위한다’는 원대한 기업목표를 가진 CMS(Central Medical Service)는 종합의료콘텐츠 회사다. 일반 의료소비자와는 접점이 많지 않지만 영상의학에 특화된 기업이다. 병원에서 CT나 MRI촬영 때 사용하는 전문의약품 조영제를 제조 판매하는 기업이다.BONOREX 300, BONOREX 350, BONO-I 등이 현재 CMS의 주력의약품이다. BONOREX 시리즈는 혈관, 정맥요로, 체강, 척수 등에 투입해 몸의 이상을 찾아내는데 도움을 주는 약품이다. BONO-I는 뇌 신경계와 척추의 자기공명영상 조영제다. 조영제 시장은 다국적 제약기업과 국내 제약회사들이 경쟁하고 있다. 국내시장 규모는 2500억원 가량이며 CMS는 이 가운데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햇빛 차단 2중 포장용기 국제 특허
새 조영제 개발 국책과제 14억 투자
눈세정제 시장 진입 등 사업다각화
조만간 기존 제약회사 인수 계획도


● 가지 않은 길, 성공의 길

CMS의 김부근 대표는 전자공학도에서 의학산업으로 뛰어든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1991년 다국적 제약회사 한국쉐링을 첫 직장으로 선택해 2006년까지 근무한 전문 세일즈맨이다. “전공은 적성에 맞지 않았다. 의외로 내게는 세일즈가 적성에 맞았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의료관련 일을 하고 있다. 쉐링이 독일국적의 제약회사 바이엘에 합병당하면서 회사에 더 이상은 비전이 없겠다는 생각에 2006년 퇴사를 결심하고 11월에 창업을 결정했다.”

조영제 시장에 눈을 돌린 것은 오랜 동안 영업을 하면서 시장의 성장잠재성을 미리 알아본 통찰력 덕분이었다. 사업은 순탄했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던 땀의 결실이었다. CMS를 설립한 이후 단 한번도 직원들의 월급을 거른 적도, 시기를 놓쳐본 적도 없었다. 회사는 꾸준히 성장했다. 2007년 보노렉스를 발매해 본격적으로 조영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9년에 벤처기업으로 지정받았다. 2014년에는 충북 오송 과학단지의 C&V 센터에 기업부설연구소를 입주시켰다. 2014 년 산업통상자원부와 과제 협약을 맺었고 2015년에는 병역특례 업체로 지정받았다. 현재 영업과 학술 마케팅 제품개발 연구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전 직원은 48명이고, 2016 년 2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사업의 성공은 끊임없는 R&D에 달렸다

CMS가 판매하는 BONOREX는 한 방울(1cc)의 가격이 500원을 넘는 고가의 약품이다. 빛에 노출되면 사용 못하는 민감한 성질도 있다. 이런 특성을 감안해 CMS는 햇빛을 완전하게 차단하는 2중 포장용기(Green-Pack)를 개발했다. 2008년 국내 특허등록을 마쳤으며 미국 EU 러시아 말레이시아 중국에서 이 포장용기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사용되는 양에도 변화를 줬다. 장비의 성능이 발전해 갈수록 문제점을 찾아내는 시간이 빨라짐에 따라 병원에서 사용되는 제품의 용량에도 변화가 필요했다. 대부분 현장에서 150ml 용기제품을 개봉하면 20ml 가량은 쓰지 않고 버리는 문제점을 파악해 CMS는 130ml로 줄인 새로운 제품으로 낭비를 막게 했다. 누구보다 시장의 수요를 빨리 알려고 노력했고 그 판단과 선택은 모두 성공으로 이어졌다.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CMS

CMS는 4년째 산업통산자원부의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연세의료원, 고려대 화학과, 나노 바이오연구원과 함께 새로운 조영제를 개발하고 있다. 산업통산자원부가 새 기술개발에 5년간 47억6000만원을 투자했다. 국책과제 주관회사 CMS도 자체자금 14억1000만원을 투자한 기술은 ‘1나노미터 이하의 타깃 선택성을 가진 정밀 종양진단용 생체안정 질병 특히 나노 조영소재 개발’이다. 쉽게 풀이하자면 유방암 진단에 사용되는 조영제 가운데 특별한 암 요소를 찾아내는 작은 사이즈의 지능형 물질을 찾아내는 것이다.

의약시장은 새로운 제품의 부가가치가 상상 이상으로 큰 곳이다. 전 세계 수많은 제약사들이 엄청난 돈을 투자해 새로운 제품에 매달리는 이유다. CMS는 지능형 MRI 조영제의 비임상 실험을 이미 마쳤고 1단계 인체실험인 1상을 통과하고 2상 임상실험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CMS 김부근 대표(왼쪽 세번째)가 지난해 12월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 호텔에서 벌어진 ‘CMS와 함께하는 2016 동아스포츠대상’에서 특별상 수상자인 프로골퍼 겸 리우올림픽 여자대표팀 감독 박세리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돈 벌려고 시작한 사업. 이제는 책임감으로

창업 했을 때만해도 김 대표의 목표는 성공이었고 이익이었다. 프로야구팀 LG 트윈스의 골수팬인 그는 “야구는 투수력이고 사업은 생존이다. 이익이 나지 않으면 사업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정신으로 CMS를 운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고 레드오션이라는 의료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다. 이제 김 대표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꿈을 키우고 있다. 그는 고(故) 이병철 회장의 판단으로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어 오늘날 우리 경제를 먹여 살렸던 것을 언급했다. “기업 오너의 결정 하나가 이렇게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앞으로 인류는 장수하고 오래 사는 만큼 다양한 질병에 걸릴 것이다. 그래서 의약품 시장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데 우리도 바이엘이나 존슨&존슨 같은 글로벌 의료회사를 가져야 후손들에게 먹고 살거리를 줄 수 있다는 책임감이 생겼다”고 했다. 시작은 소박했지만 후손과 우리 사회를 위한 책임감으로 도전하고 새로운 약품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이유라고 했다.

제약시장은 R&D의 성공여부에 따라 기업의 규모와 가치가 다른 어떤 산업보다 커지는 매력 넘치는 곳이다. 많은 대기업과 우리 정부가 우리나라의 새로운 먹거리로 제약과 바이오사업을 바라보는 이유다. 김 대표는 “물론 내 세대에서는 목표가 달성될 가능성은 없지만 미래를 위해서 내가 초석을 닦아 놓겠다는 목표가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또 사업의 다각화를 위해서 조만간 기존의 제약회사를 인수할 생각이다.

김 대표가 눈여겨보는 또 다른 의료시장도 있다. 눈 세정제 시장이다. 콘택트렌즈 세정과 안약, 인공눈물이다. 컴퓨터와 TV 전제제품 때문에 사람들의 시력은 나빠지고 눈과 관련된 질병도 갈수록 늘고 있다. 눈 건강과 관련된 산업도 지금보다 커질 것은 확실하다. 김부근 대표는 “현재 렌즈세정액 등 안과 관련 국내 시장규모가 5000억원 규모”라고 했다. 우선 이 시장에 뛰어들어 외국산 제품의 수입대체효과를 기대하고 여기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에 뛰어들 생각이라고 했다.

“보다 많은 사람을 상대로 한 사업을 해야 한다면 미국과 EU보다는 아시아가 훨씬 중요한 시장이다. 우리에게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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