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kt에 ‘NC 유전자’ 심으러 온 세 남자

입력 2017-02-04 1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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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1차 스프링캠프가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막을 올렸다. 4일(한국시간) 이광길 수석코치(오른쪽)가 연습 도중 주장 박경수를 잠시 불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NC와 kt는 KBO리그의 두 후발주자다. 9번째 구단인 NC는 2011년 창단 후 2013년 1군 리그에 참가했고, 2013년 창단한 kt는 2015년부터 1군에 진입해 10개 구단 체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그러나 두 팀이 걸어온 발자취는 사뭇 다르다. NC는 창단 3년 만인 2014년 3위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은 반면, kt는 1군 합류 이후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물론 두 팀이 탄생했을 당시 환경엔 차이가 있었지만,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속담은 두 살 터울의 형제를 표현하는데 늘 쓰이곤 했다.

kt는 결국 지난 시즌 종료 후 팀의 수장을 바꾸며 쇄신을 기했다. 사령탑만 바뀐 것이 아니다.

1군 코칭스태프도 쇄신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수석은 물론 타격과 수비, 배터리 등 투수를 제외한 전 분야에 걸쳐 개각이 단행됐다. 빈자리엔 새얼굴들이 합류했다. 눈에 띄는 얼굴은 이광길(57) 수석코치와 김광림(56), 최훈재(50) 두 타격코치다.

kt의 1차 스프링캠프가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막을 올렸다. 4일(한국시간) 찾은 키노 스포츠콤플렉스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 한창이었다. kt 최훈재 타격코치가 배팅케이지 옆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모습.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앞서 언급한 세 코치의 공통점은 하나다. 모두 NC의 개국공신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NC가 팀을 꾸린 2012년부터 한솥밥을 먹었다. 지도자 경력만 20년이 넘는 이 수석은 NC에서 작전과 주루를 책임졌고, 교타자 출신의 김 코치와 최 코치는 각각 2군과 1군에서 타자 유망주들을 발굴했다. NC가 강팀으로 성장한 배경엔 이들의 보이지 않는 뒷받침이 있었다.

5년간 동고동락한 세 코치는 올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NC에서 선보인 지도력을 kt에서도 발휘해달라는 김진욱 감독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 kt 유니폼이 어색한 이들은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한창인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과 호흡하며 적응에 힘쓰고 있다. 4일(한국시간)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만난 이 수석은 투수조와 야수조 훈련을 넘나들며 베테랑 코치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 코치와 최 코치 역시 마찬가지. 올 시즌 1군 타격 메인과 보조를 나란히 맡게 된 만큼 타선 구상과 주전 솎아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kt의 1차 스프링캠프가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막을 올렸다. 4일(한국시간) 김광림 타격코치(오른쪽 2번째가 선수들의 타격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공교롭게도 세 코치는 이곳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좋은 기억을 안고 있다. NC가 창단 첫 스프링캠프지로 택한 곳이 바로 투산이었다. 김광림 코치는 당시를 회상하며 “몇 안 되는 선수들로 첫 전지훈련에 나선 때가 생각난다”면서 “그래도 그때 이후 NC가 좋은 팀으로 거듭났으니 지금으로선 흐뭇한 기억이다. 이젠 kt에 온 만큼 이곳에서 다시금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겠다”며 힘주어 말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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