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난 채널A ‘외부자들’, 4인4색 캐릭터의 힘

입력 2017-02-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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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외부자들’이 정치예능프로그램 대열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경쟁자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프로그램 주역인 패널과 진행자 안형환·진중권·남희석·전여옥·정봉주.(왼쪽부터) 사진제공|채널A

■ 방송 4회만에 시청률 6.19% 돌파

봉도사 정봉주, 개그맨 웃기는 정치인
진중권,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독설
전여옥, 정치인 민낯 까발리는 저격수
안형환, 빅데이터 토대 다양한 이야기

정치예능프로그램 전성시대.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입담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신랄한 비판으로 풀어내 통쾌함을 안긴다.

매주 화요일 밤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외부자들’. 첫 방송(2016년 12월27일)부터 동시간대 종편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방송 4회 만인 1월17일 6.19%(이상 닐슨코리아)를 돌파했다. JTBC ‘썰전’, TV조선 ‘강적들’ 등 비슷한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늦게 출발했지만 상당한 성과다.

연출자 김군래 PD는 “시사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상황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누가 이야기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찾은 이들이 안형환·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 진중권 동양대 교수다.


● ‘봉도사’ 정봉주…유머·웃음 담당

‘BBK 저격수’다운 ‘히든카드’였다. 그는 지난달 24일 방송에서 “반기문 진영의 후보가 황교안으로 바뀐다”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중도 하차를 예측해 화제를 모았다. 이미 팟캐스트 등을 통해 풍부한 입담을 과시해온 그가 말을 시작하면 여간해선 끊기 어렵다. 풍자와 해학을 버무려가며 다른 패널과 시청자를 쥐락펴락한다. “정치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부터 먼저 망가진 뒤 상대를 무장해제시킨다. 진행자 남희석이 “개그맨을 웃기는 정치인”이라고 할 정도다.


● 진중권…‘모두 까기 인형’

‘진보 논객’ 진중권 교수를 채널A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리라곤 아무도 쉽게 생각하지 못했다. 그만큼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김 PD는 진 교수와 정 전 의원, 둘 중 한 명이라도 출연하지 않는다면 프로그램을 포기할 생각으로 진 교수 섭외에 목을 맸다. 단순한 보수와 진보 진영의 맞대결이 아니라 정치권의 ‘내부자들’이 보지 못하는 이야기를 ‘외부자들’의 시선으로 본다는 프로그램 기획의도에 가장 걸맞은 패널이다. 진 교수는 실제 자신의 원칙에 따라 여·야,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모두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시청자 호불호가 엇갈리지만 ‘문제적 인물’이라면 그에 대한 비판과 독설을 서슴지 않는다.


● 전여옥…‘독설의 여왕’

현역 의원 시절 상대 정당에 대한 독설로 유명했던 전여옥 전 의원은 정 전 의원과 진 교수의 ‘대항마’이다. 4년 전 “다시는 정치를 안 한다고 떠나” 평범한 가정주부 겸 작가로 생활하고 있는 그는 프로그램 론칭 시점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박근혜 저격수’로서 역할이 더욱 부각됐다. 김 PD는 최근 불거진 일련의 사태로 “이전에 ‘전 전 의원이 주장했던 일들이 사실이구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면서 “‘전여옥 다시 보기’와 같은 관심이 번지고 있다”고 했다. “정치인들의 민낯을 사실대로 까발릴 것”이라는 ‘독설의 여왕’이 안정적으로 귀환한 셈이다.


● 안형환…‘빅데이터’

안형환 전 의원은 다른 패널들보다 상대적으로 점잖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신 KBS 기자 출신답게 ‘팩트’를 우선시하는 그는 ‘마당발’과 ‘빅테이터’로 불릴 정도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대변인을 거친 그는 다만 직설보다는 돌려 말하기를 즐긴다. 여느 시사프로그램이 그렇듯 특정 주제나 인물에 대해 패널이 돌아가며 비판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출연을 고사했지만, 프로그램에 부드러움의 미덕을 채워주는 역할을 맡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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