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강화하는 유통, HW 키우는 패션

입력 2017-02-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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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시장을 두고 유통업체와 패션업체의 ‘동상이몽’ 크로스전략이 눈길을 끈다. 세정 온라인몰 ‘더훅’ 메인 페이지 이미지. 사진제공|세정

현대백화점, SK네트웍스 패션사업과 손잡아
SSF샵·세정은 온라인몰·O2O 서비스 강화


패션 시장을 두고 유통업체와 패션업체의 ‘동상이몽’ 크로스전략이 눈길을 끈다.

유통업체는 패션 브랜드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강화할 태세고, 패션업체는 온라인몰 및 O2O(Online to Offline) 기능을 가미해 하드웨어를 튼튼히 한다는 복안이다.

유통업체 대표주자로 현대백화점그룹이 꼽힌다. 지난해 12월 패션전문 계열사인 한섬을 통해 SK네트웍스 패션사업 부문 전체에 대한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것. 두 회사 매출을 합치면 1조3500억원 수준으로, 이랜드·삼성물산 패션부문·LF 다음으로 매출이 많아 현대백화점은 패션업계 4위로 도약이 예상된다.

여기에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옴므’와 ‘시스템’이 지난달 중국 진출에 이어, 이달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나란히 입점하면서 글로벌 한섬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렇듯 최근 패션업계 관전포인트는 탄탄한 유통망을 가진 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진다는 점. 백화점·아울렛 등 모기업의 지속적인 출점에 힘입어 톡톡한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기존 패션업체들은 생존을 위한 변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LF가 대표적으로, 온라인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지난 2010년 이후 매출 신장률이 매년 두 자리 수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고가 브랜드 위주로 구성된 온라인몰 포트폴리오를 중저가 브랜드까지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15년 ‘하프클럽닷컴’, 유아동 전문 쇼핑몰 ‘보리보리’, 스포츠 아웃도어 전문몰 ‘아웃도어스’ 등을 보유한 패션 전문 온라인 기업 트라이씨클을 인수해 온라인몰 플랫폼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LF 측은 “새로운 유통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유통채널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온라인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O2O를 강화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온라인몰 SSF샵이 대표적으로, 최근 사이트 업그레이드를 통해 온·오프라인 연계 구매를 강화했다. 전국 50여개 직영매장을 중심으로 온라인 주문, 오프라인 매장 픽업, 반품·교환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세정도 온라인몰 ‘더훅’을 오픈하며 e커머스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라이프스타일 O2O 쇼핑 플랫폼’이 주요 콘셉트다. 특히 가두점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유통에서 탄탄한 인프라를 구축했기에 총 1500여개 브랜드 매장을 ‘더훅’과 연결시켜 O2O 쇼핑 환경을 최적화시켰다. 세정 측은 “고객들은 ‘더훅’에서 온라인 주문 뒤 근거리 매장을 선택해 상품을 찾아갈 수 있다”며 “브랜드 구분 없이 전국의 세정 브랜드 매장 1500여 곳에서 상품 픽업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렇듯 패션 시장을 두고 유통업체와 패션업체의 크로스 전략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패션시장 침체 속에서 유통계열사 보유 업체와 미보유 업체 간의 대응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며 “엇갈린 행보를 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관전포인트”라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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