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예상 못한 WBC ‘깜짝스타’ 계보, 이번에는?

입력 2017-02-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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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을 두고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아는 법. 대표팀 김인식 감독도 인터뷰에서 “항상 대표팀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가 나타났다”며 이번에도 ‘깜짝스타’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3차례 WBC에서 우리를 놀라게 한 예상 밖의 선수는 누구였을까. 그리고 이번엔 누가 그 계보를 이어갈까.

2006 WBC 당시 이범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2006년 이범호

한국은 첫 판부터 먹구름을 만났다. 국가대표 4번타자 김동주가 1라운드 1차전인 대만전에서 6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내야안타를 만들었지만, 왼쪽 어깨 탈골과 인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한국은 비상이 걸렸다. 3루 백업요원으로 이범호가 있었지만 당시만 해도 수비 불안을 지적 받았다. 그러나 시한폭탄 같았던 이범호는 대회가 끝날 때까지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고, 2라운드 미국전에서 2타점을 올리며 방망이로도 팀의 7-3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국은 4강 신화 속에 이범호는 ‘숨은 영웅’이 됐다. 이 대회를 계기로 수비에서도 자신감을 얻은 이범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3루수로 발돋움했고, 2009년 WBC에서는 공수 맹활약으로 한국의 준우승 신화에 크게 기여했다.

2009 WBC 당시 정현욱.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2009년 정현욱

제1회 대회에서는 박찬호를 비롯해 서재응 김병현 김선우 봉중근 구대성 등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투수들이 즐비했지만, 제2회 대회에는 LG 봉중근이 유일했다. 마운드 약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그런데 스스로 “대표팀 13번째 투수”라고 할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했던 정현욱이 ‘깜짝 스타’로 등장했다. 1라운드 일본전에서 2-14로 콜드게임패를 당하는 수모 속에 패전처리로 나선 정현욱은 시원시원한 투구로 눈길을 사로잡더니, 이후 승부처에 기용되기 시작했다. 1라운드 1·2위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1.2이닝 무실점 역투로 1-0 승리의 징검다리가 됐고, 2라운드 멕시코전(2.2이닝)과 준결승 베네수엘라전(1.1이닝)에서도 무실점 투구로 맹활약했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1이닝 2실점했지만 한국의 준우승에 약방의 감초가 된 정현욱은 ‘국민노예’로 승격됐다.

2013 WBC 당시 강정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2013년 강정호

3회 대회에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았었기에 깜짝 스타를 논하기도 어렵다. 그나마 대만전에서 터진 강정호의 짜릿한 역전 결승홈런이 위안거리였다. 네덜란드에 0-5로 충격패를 당한 한국은 호주를 6-0으로 꺾었지만 대만전에서도 경기 후반까지 0-2로 끌려갔다. 약속의 8회. 이대호의 적시타로 1점차로 따라붙은 뒤 강정호가 큼지막한 좌월 2점홈런을 날리면서 3-2 역전에 성공했다. 국가대표 유격수 계보를 이어받은 강정호는 2014년 유격수 40홈런 시대를 연 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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