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더’ 숨은 손…이창동·하정우

입력 2017-02-2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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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싱글라이더’의 한 장면. 사진제공|퍼퍽트스톰필름

이창동, 시나리오작업 참여
하정우는 첫 영화제작 나서

22일 개봉한 영화 ‘싱글라이더’가 한 남자의 고독과 후회에 관한 이야기를 밀도 있게 그려 주목받고 있다. 이야기는 물론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은 작품이 탄생한 배경에는 이창동 감독과 배우 하정우의 보이지 않는 지원이 있었다.

‘싱글라이더’는 증권사 지점장인 남자가 부실채권 판매로 인생에 위기를 맞으면서 시작된다. 2년 전 호주로 보낸 아내와 아들을 보려고 처음 시드니행 비행기에 오른 남자가 뜻하지 않은 상황을 목격하면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내용. 영화 막바지 드러나는 충격적인 반전과 울림으로 인해 개봉 이후 관객의 호평도 이어진다.

주인공 이병헌은 “내 인생의 영화로 감히 꼽고 싶은 작품”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정 장르와 형식에 치중한 한국영화의 시선을 새로운 방향으로 넓히는 역할을 해낸 작품에 갖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그런 ‘싱글라이더’의 기획부터 함께한 인물은 ‘시’와 ‘밀양’의 이창동 감독이다. 이번 영화로 데뷔한 신인 이주영 감독은 2009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에 입학해 이창동 감독과 사제지간으로 만났다. 졸업 뒤 시나리오 작업을 본격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13번이나 이창동 감독에게 ‘퇴짜’를 맞은 끝에 지금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한예종 입학 전까지 광고 쪽에서 일한 이주영 감독은 “이 감독님과 함께 시나리오를 개발하면서 그간 갖고 있던 영화에 대한 생각이나 기준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하정우의 참여도 눈에 띈다. 배우이자 감독, 화가이기도 한 하정우가 처음으로 영화 제작자로 나선 작품이 바로 ‘싱글라이더’이다.

하정우는 얼마 전 영화사 퍼펙트스톰필름을 설립했다. 그동안 다양한 작업을 함께 해온 영화 동료들과 뜻을 모은 제작사이다. ‘싱글라이더’ 시나리오를 본 하정우는 큰 망설임 없이 첫 제작에 나섰다. 퍼펙트스톰필름에는 하정우의 동생이자 배우로 활동한 차현우도 함께 하고 있다. 차현우는 본명 김영훈으로, 하정우와 함께 ‘싱글라이더’ 제작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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