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피플]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나폴레옹의 도전정신 나눠주고 싶어”

입력 2017-03-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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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경매를 통해 소장한 나폴레옹 이각모와 관련 유물 8점을 전시한 ‘나폴레옹 갤러리’를 오픈해 주목받고 있다. 김 회장은 “삶과 사업에 있어서 긍정적 생각과 도전 정신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기회가 보이고, 기회를 붙잡아야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진제공 l NS홈쇼핑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긍정과 도전을 공감하는 공간으로
‘나폴레옹 갤러리’ 개관 약속 지켜


낙찰가 26억원 이각모의 상징처럼
사업의 길 찾는 젊은이에게 힘되길

나폴레옹의 전설적인 이각모(바이콘)가 상설 전시되는 갤러리가 오픈돼 화제다. 하림그룹 자회사 NS홈쇼핑이 경기도 성남시 판교벤처밸리 NS홈쇼핑 별관에 김홍국(59) 하림그룹회장이 경매를 통해 소장한 나폴레옹 이각모와 관련 유물 8점을 전시한 ‘나폴레옹 갤러리’를 마련한 것. 최근 열린 개관식에서 김 회장을 만나 나폴레옹에 얽힌 사연을 들었다.


-나폴레옹과의 인연이 궁금하다.

“지난 2014년 10월 우연히 차안에서 접한 라디오 뉴스를 통해 프랑스 경매장에서 나폴레옹 이각모를 경매한다는 내용을 들었다. 나폴레옹 황제의 전설적인 이각모를 소장해 오던 모나코 왕실이 왕실 수리비를 마련하기 위해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188만4000유로(당시 환율 약 26억원)에 낙찰받았다. 어린시절부터 나폴레옹의 긍정적 생각에 감명을 받았으며, 모자에 담겨있는 ‘나의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는 그의 도전 정신을 산 것이고 젊은 세대와 기업인들이 이각모에서 기상과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공개 전시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긍정과 도전의 공감 공간을 만들게 돼 기쁘다. 마쌍 개관식을 하니 어떻게 평가해 주실지 설레기도 한다.”


-전시된 이각모는 어떤 것인가.

“나폴레옹이 1800년 5월 알프스를 넘은 뒤 6월14일 오스트리아군과 치른 마렝고전투에서 착용했던 모자다. 마렝고전투는 나폴레옹 군대가 거의 항복 직전까지 몰렸을 만큼 고전했던 전투였음에도 나폴레옹은 패전 직전의 급박한 상황에서도 승리에 대한 확신을 놓지 않고 부하들의 사기를 불러 일으켰다. 때맞춰 도착한 지원군의 도움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마렝고전투의 이각모에는 긍정적 사고와 도전 정신·불굴의 용기·열정·탁월한 리더십 등 나폴레옹의 모든 것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나폴레옹 이각모를 전시한 이 작은 갤러리가 자라나는 청소년 세대들에게 줄 수 있는 작은 선물인 이유다.”

김홍국 회장이 26억원에 낙찰 받은 나폴레옹 이각모.



-‘나폴레옹 갤러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나폴레옹 이각모 외 초상화·덴마크 국왕으로 받은 훈장·원정 시 사용하던 은잔, 나폴레옹 시기에 사용되던 도검류·이각모에 대한 증빙문서 등이 함께 전시돼 있다. 특히 나폴레옹의 영웅적인 삶을 이끈 긍정적 생각과 도전정신을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꾸몄다. 당시의 신분제도에서 단 1%의 가능성도 없었던 황제의 자리에 오른 시골 섬소년의 드라마틱한 일대기를 담은 영상물을 비롯해 유럽의 근대를 이끈 다양한 업적과 오늘날에도 자주 인용되는 어록 등이 미디어 콘텐츠로 구성 전시됐다.”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게 있다면.

“청소년들이 프랑스의 식민지 섬에서 태어났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자신의 꿈을 실현해 간 나폴레옹의 이각모를 보며 밝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꿈과 희망을 키워갔으면 좋겠다. 아울러 사업의 길을 찾는 젊은이나 이미 그 길을 가고 있는 많은 분들도 가끔 이곳을 찾아 영감과 용기를 얻거나 기업가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면 더 큰 보람으로 남을 것이다.”


-청소년 및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린 시절 병아리 키우는 재미에 빠졌다가 철없던 시절부터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됐다.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눈물도 흘리고 좌절도 맛봤지만 일에 대한 즐거움을 잃지 않았고, 세월이 지나 돌아보니 뭔가가 이뤄져 있었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봤더니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잘 할 수 있고 즐거워하는 저마다의 적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적성에 맞는 일을 한다면 누구나 성공하고 누구나 행복하게 된다. 자신의 처지에 대해 낙담하고 현실에 대해 냉소적인 젊은이들에게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꿈을 향해 열정적으로 도전하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제 경험만으로 많은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거나 공감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알았고, 나폴레옹의 정신을 가져와 우리의 청소년들에 보여주고 공감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좀 비싼 값이지만 바이콘을 구입하게 된 것이다.”


-유독 긍정적 마인드와 도전 정신을 강조하는데.

“삶과 사업에 있어서 긍정적 생각과 도전 정신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와 불확실성에 도전해야 하는 기업가에게 이 두 가지 덕목이 꼭 필요하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기회가 보이고, 기회를 붙잡아야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실이나 처지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여 늘 낙심하고 포기하면, 다가오는 기회가 보이지 않고, 보여도 외면해 버린다. 기회를 붙잡으면 그 기회를 통해 목표를 성취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도전정신이다. 도전정신은 목표를 향한 항로에서 반드시 부딪히게 될 여러 가지 장애와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준다.”


-‘나폴레옹 갤러리’ 바로 옆에 외식 아케이드 ‘엔바이콘’을 오픈했는데, 식품종합사업의 나폴레옹이 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엔바이콘은 나폴레옹의 이각모에서 이름을 딴 외식 아케이드다. 하림의 자연 식재료를 활용한 외식 브랜드로 까페 보나파르트, 북경오리전문점 왕스덕, 웨스턴 레스토랑 비스트로 바이콘, 한우전문점 순우가, 일본라멘 혼키라멘 등 하림의 자체 브랜드 12개 브랜드로 이뤄졌다. 사실 외식산업 진출이라기보다 일종의 푸드랩이라고 보면 된다. 소비자의 마음을 잘 읽지 못했던 밀실 연구소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향후 자체 건물에 이런 점포를 만들어 발전시킬 것이다.”


-향후 계획이 있다면.

“하림은 식품사업을 바탕으로 하는 기업이다. NS홈쇼핑도 식품을 주로 판매하고, 엔바이콘도 이 테두리 안에서 운영할 것이다. 적극적인 인수합병에도 관심이 많다. 식품의 기본은 곡물이기에 팬오션을 인수한 것이고 대우조선 자회사인 웰리브 인수전에 참여한 것도 웰리브가 3만 명의 단체 급식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축산물을 가공해 공급하는 식품사업에서 나아가 외식사업과 급식사업까지 그 영역을 넓히는 시도를 할 것이고, 사업들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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