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롯데에 몰고 온 변화의 바람

입력 2017-03-20 05:30:00

‘롯데의 상징’ 이대호가 고향 부산에 몰고 온 변화의 바람이 벌써부터 거세다. 5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할 만큼 이미 팀 안팎에서 베테랑과 주장의 몫을 고루 해내며 ‘이대호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2017시즌 롯데야구는 ‘이대호가 왔으니까’와 ‘이대호가 왔어도’ 사이에 위치할 것이다. ‘이대호 한계론’의 가장 큰 근거는 ‘제아무리 이대호가 클래스가 다른 타자라도 선수 1명이 팀을 바꿀 순 없다’는 맥락과 닿아있다. 실제 롯데는 4번타자 이대호(35)가 복귀했다지만 3루수 황재균(샌프란시스코)과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피츠버그)이 팀을 떠났다. 통계적으로 따져보면 플러스 요인이 거의 없거나, 미미할 터다. 결국 ‘이대호 효과’는 숫자로 찍힐 수 없는 무형적인 부분에서 발휘될 것이다. 바로 이 지점이 롯데의 2017시즌 성패를 가를 요소이기도 하다.


● “이대호가 와서 편하다”는 증언들

롯데 손아섭은 “아마도 (이)대호 선배 앞 타석에 내가 들어설 것이다. 올 시즌은 도루보다는 출루율에 더 신경 쓰게 될 것 같다. 솔직히 대호 선배가 와서 마음은 편해졌다”고 고백했다. 이대호라는 구심점이 생기며 나머지 선수들의 심적 부담을 짊어져 주는 것이다. ‘절친’ 최준석도 19일 롯데전 홈런으로 3-2 승리에 기여한 직후 “오늘 처음으로 이대호 다음 타순(5번타자)으로 들어섰다. 우리팀 4번타자 이대호 뒤에서 팀 공격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대호를 믿고 내 할 바에 집중하자’는 정서가 롯데 안에 퍼지고 있다. 롯데는 19일까지 시범경기 4연승이다.

롯데 조원우 감독도 ‘이대호의 광폭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일정부분 감독의 영역일 수 있는 팀 케미스트리 조성에 이대호라는 상징적 클럽하우스 리더십이 조력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 만들기에 신경을 덜 쓰고) 전략 구상에 시간을 투자할 여력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롯데 이대호(왼쪽). 스포츠동아DB



● 이대호는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이대호는 주말인 18일부터 선발 출장을 개시했다. 18일 사직 LG전에는 5656명이, 19일에는 7190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사직구장 테이블석과 1루쪽 내야석은 거의 가득 찼다. 부산 민심이 비로소 ‘기대감’이라는 것을 갖기 시작한 표시로 읽힌다. 이대호가 1회초 1루 수비를 하러 필드에 나타나기만 해도 환호성이 터진다. 타석에 등장할 때에는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데시벨이 절정에 달한다. 이대호가 홈런과 안타를 치면 좋고, 못 쳐도 박수다. 이대호는 15일 SK전에 대타로 출장한 첫 타석에서 적시 안타를 터뜨렸다. 18일 LG전에서는 2점홈런(비거리 115m)을 쏘아 올렸다. 롯데 팬들이 그토록 갈망했던 스타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2사 2루에서 롯데 이대호가 LG 선발 김대현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치고 타구를 지켜보고 있다. 부산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그리고 또 하나의 변화, 사직구장 웨이트장에 곧 냉장고가 들어온다. 주장 이대호 덕분이다. 이대호가 롯데 프런트에 요청하자 바로 착수했다. 롯데 김동진 운영팀장은 “다른 주장들과 달리 이대호는 할말은 분명히 하는 스타일이더라. 프런트 입장에서 들어줄 수 있는 것은 바로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이대호가 롯데야구단 안팎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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