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권선징악”…‘피고인’ 결말이 전한 美친 메시지 (ft.1001)

입력 2017-03-22 06: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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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징악”…‘피고인’ 결말이 전한 美친 메시지 (ft.1001)

고구마 전개의 종말이다. 권력형 살인마 엄기준은 사형수가 됐고, 지성은 정의를 구현하는 검사로 대미를 장식했다.

2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조영광 정동윤) 18회(최종회)에서는 차민호(엄기준)를 응징하는 박정우(지성)의 모습이 그려졌다.

박정우는 해외로 출국하려던 차민호를 공항에서 체포했다. 차민호는 검찰 내 자신의 세력인 정한섭(정두겸)과 강준혁(오창석)을 통해 위기를 모면하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박정우가 정한섭도 공범으로 체포한 것. 정한섭은 김석(오승훈)이 이성규(김민석)을 살해할 수 있도록 구치소 출입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 증거는 강준혁이 박정우에게 건네면서 가능했다.

강준혁은 차민호와의 대화 녹취록 역시 박정우에게 건넸다. 그러면서 지난 날을 후회했다. 자신이 처음부터 사건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서도 집을 방문했다는 사실에 의심받을까 두려워 CCTV를 조작하며 사건을 은폐했다고 박정우에게 눈물로써 용서를 빌었다. 이어 박하연(신린아)에게 생일 선물로 주려고 했던 인형을 증거품으로 내놨다. 인형에는 강준혁의 목소리와 함께 죽은 윤지수(손여은)의 음성도 담겨 있었다. 두 사람은 윤지수를 떠올리며 뜨겁고 슬픈 눈물을 쏟아냈다.

그 시각 차민호는 자신의 변호인과 새로운 계책을 꾸미고 있었다. 정신이상자로 가장해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기로 한 것. 변호인은 자신이 제시한 방법대로 정신감정서를 받고, 판사를 매수하는 등 차민호를 빼내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러나 박정우는 쉽게 당하지 않았다. 모든 증거가 차민호를 향하고 있는 만큼 강준혁, 김석 등 증인신문을 통해 차민호를 압박했다. 그리고 결정타는 역시 차민호의 아킬레스건인 나연희(엄현경)이었다. 정신이상자 연기를 펼치는 차민호에게 나연희와 아들 은수는 약점일 수밖에 없었다. 유일하게 사랑하는 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증인석에 선 나연희는 눈물로 차민호의 정체를 밝혔다. 나연희는 “은수에게 아빠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말해주겠다”며 차민호를 회유했다. 차민호는 “은수 아빠는 내가 아니다. 내가 죽인 차선호다”고 형을 죽인 사실을 고백했다. 결국 차민호 자신 스스로 살인혐의를 인정하고 말았다.

이에 박정우는 피고인 차민호에게 살인, 살인교사, 살인교사 미수 등의 혐의로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이 끝난 뒤 차민호는 결국 사형수가 돼 다시 월정교도소로 오게 됐다. 이때 절묘한 것은 그의 수감번호. 1001번이라고 적힌 그의 수감번호가 현 시국의 대변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차민호는 현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교도소장에게 거만한 태도로 제 방을 요구해 징벌방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이 역시 현재 시국을 비꼬는 듯해 통쾌함을 선사했다.

이렇게 ‘악의 축’ 차민호는 사라졌다. 그리고 박정우와 그의 주변인들은 벼락 같은 해피엔딩을 맞았다. 박정우와 함께 월정교도소에서 생활한 감방 식구들은 모두 출소해 재회했고, 변호사 서은혜(권유리)는 숙원인 아버지의 재심을 신청했다. 박정우는 부패검찰이 아닌 정의 실현에 앞장 서는 검사로 되돌아갔다.

이로써 2회 연장분까지 총 18회의 대장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배우들의 연기는 빛났고, 답답한 전개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전한 메시지는 강했다. 차민호의 가슴이 적힌 ‘1001’라는 숫자가 의미한 것과 권선징악의 결말이 이야기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

한편 ‘피고인’ 후속으로 오는 27일부터 이보영, 이상윤 주연의 ‘귓속말’(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이 시청자를 찾는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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