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남과 여②] ‘귓속말’ 박경수표 ‘정의의 승리’ 기대하며…

입력 2017-03-30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BS드라마 ‘귓속말’. 사진제공|SBS

블랙과 화이트,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남(男)과 여(女), 혹은 여와 남. ‘개취’(개인취향)일 뿐인 각기 시선에 성적(젠더·gender)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전혀 없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들일지언정,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취향대로다. 두 남녀기자가 매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적어도 눈치 보는, ‘빨아주기’식 기사는 없다.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작심했다. 가장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시선을 유지하자며.


■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 16부작·3월27일 첫 방송
● 극본=박경수·연출 이명우.
● 주연=이보영·이상윤
● 줄거리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모든 걸 내던지는 딸. 한때 형사였던 그는 제 살 길을 위해 한순간 신념을 버린 판사에 대해 복수를 꿈꾼다. 거대 법률회사 ‘태백’을 배경으로 두 사람을 둘러싼 이야기에 현실의 부조리가 얽히고설켜든다.



● 히트다히트

‘귓속말’은 방영 전부터 드라마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 만한 요소가 많았다. 시청률이 50%에 육박했던 KBS 2TV 주말극 ‘내딸 서영이’로 좋은 연기호흡을 보여준 이보영·이상윤의 재회,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하는 스타 작가 박경수의 신작, 앞선 드라마 ‘피고인’의 후광까지. 스펙만 놓고 보면 ‘금수저 드라마’라 해도 무방하다.

일단 시작은 ‘금수저’에 걸맞은 내실을 보여줬다. ‘악에 대한 응징’이라는 박경수 작가 특유의 ‘코드’는 변함없지만, 이를 풀어낼 플롯은 새로워 보인다.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까지는 아니더라도, 약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뜨거운 심장을 가졌던 판사가 나쁜 권력과 손을 잡는 상황에 은근히 공감이 가고, 이보영이 악의 소굴로 들어가 직접 ‘나쁜 놈들’을 응징해나갈 과정이 궁금해진다. “유출 경위보다 진위 확인이 먼저 아닌가요”라는 대사는 국정농단의 본질은 외면한 채 사실이 외부에 드러난 경로에 시비를 걸어 ‘국기문란 사태’로 호도했던 권력자에 대한 일갈로 보인다. “힘, 권력, 다 나쁜 놈들이 가지고 있던데, 만나야지”라는 대사 역시 그렇다. “악은 성실하다”란 대사는, 부조리한 세상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겐 소름 돋을 ‘공감’이다.

박 작가는 전작 ‘추적자’ ‘펀치’에서도 그랬듯, 권력자들의 악행을 늘어놓는 과정으로 시청자에게 드라마에 대한 현실감을 심어주고, 소영웅의 통쾌한 복수와 응징으로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안긴다. 변함없는 수법이지만, 박경수 작가라서 긴장감이 있고 재미있다. “세상엔 우리를 달콤하게 유혹하는 위험한 귓속말과 나약하고 힘없지만 꼭 들어야 하는 귓속말이 있다.” 박 작가가 ‘귓속말’을 쓰면서 내세운 모토다. 정의는 승리한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재미있게 보여주는 박경수 작가를 응원하고 싶다.


■ 평점아이콘, 이렇게 갑니다

●히트다 히트

말이 필요할까요.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 알쏭달쏭

지금은 모르겠어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이건 아니야

시간과 돈이 아까울 수 있습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