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 손현주, 애드리브 끝판왕 나가신다

입력 2017-03-30 1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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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통사람’에서 손현주의 순발력으로 탄생시킨 애드리브 장면들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보통사람’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전 세대를 사로잡으며 폭발적인 호평 세례를 받고 있는 영화 ‘보통사람’이 손현주의 순발력을 엿볼 수 있는 애드리브 장면들로 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첫 번째 애드리브 장면은 칙칙해진 재진(김상호)의 얼굴을 살피던 성진이 “버짐이야?”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여느 날처럼 절친한 형 재진과 술을 마시던 성진은, 김태성(조달환)에게 사과하라는 재진과 투닥거리던 중, 재진의 얼굴에 시선이 꽂힌다. 재진의 얼굴에 희끗희끗한 무언가가 보였던 것. 그 새를 놓치지 않고 손현주는 “형, 로션 바르고 다녀?”라며 애드리브를 시전,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버짐이야?”라고 묻는다.

이어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소주를 건네며 “로션 발라~”라며 쐐기를 박는 애드리브 장면은 현실인지, 연기인지 분간할 수 없는 손현주 전매 특허 생활 연기로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이 장면에 대해 손현주는 “원래 애드리브를 잘 하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촬영하면서 김상호 얼굴을 보니 희끗희끗한 게 보여 버짐인 줄 알았는데, 수염이더라”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두 번째 애드리브 장면은 요정에서 자신의 발 냄새를 맡는 본능적인 모습이 다분한 성진의 모습이다. 80년대 가장 평범한 형사였던 성진에게는 발에 땀나도록 범인 잡으러 뛰어다니는 것이 흔한 일상이며 발 냄새는 항상 덤으로 따라다녔을 터. 지숙(최윤소)의 안내에 따라 선 곳에서 민망한 듯 신발을 벗고 들어가 자리에 앉은 성진은, 지숙이 조심스럽게 내민 양말에 화들짝 놀라며 자신의 발을 들어 냄새를 맡는다.

자신의 믿을 수 없도록 지독한 발냄새에 놀라 욕을 내뱉는 성진의 명품 ‘발’연기는 관객들에게 은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이후 요정에 다시 들어선 성진은 조심스레 손으로 발을 긁어서 냄새를 맡아보는데, 손현주의 재치 있는 ‘발’연기로 탄생한 이 명장면은 영화의 생동감을 한층 증폭시킨다.

세 번째 장면은 성진으로 분한 손현주의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에 애드리브가 더해져 애틋함이 한 층 더해진 장면이다. 거부할 수 없는 규남의 제안을 받아들인 후 진퇴양난에 빠진 성진은 아내 정숙을 끌어안은 채 “민국이 잘 부탁해”라며 당부한 뒤, 그녀를 바라보면서 “예뻐”라고 하며 이마에 입을 맞춘다. 대본에 없던 이 대사는,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한 배우 손현주가 아내를 안심시키기 위한 행동임과 동시에 자신을 다잡기 위한 말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예뻐”라는 짧은 한 마디는 성진이 가족을 아끼는 마음과 거기에 비례하는 거대한 두려움을 함축하고 있어 영화의 몰입감을 최고조로 높였다. 이에 손현주는 “나를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내 품에 안기는데, 그때 정말 라미란씨가 너무 예뻐 보였다”라고 전하며 함께 부부 연기를 선보인 라미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렇듯 ‘보통사람’이 손현주의 독보적인 연기력은 물론, 순발력 넘치는 애드리브까지 다채로운 볼거리를 담아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손현주, 장혁, 김상호 등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의 진심 어린 연기 앙상블과 평범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시대를 관통하는 공감과 울림을 선사할 영화 ‘보통사람’은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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