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동 LIVE톡] 여전한 한화? 염경엽 전·현 소속팀 3연패 뒷얘기

입력 2017-04-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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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마침내 개막했습니다. 스포츠동아는 KBO리그 개막을 맞이해 ‘LIVE톡’을 진행합니다. 지금까지의 기사 형식과는 전혀 다른 파격적인 구성으로 스포츠동아 야구담당 기자들이 인터넷 채팅을 통한 자유로운 발언으로 토해낸 내용을 편집 없이 날 것 그대로 담습니다. 이재국 기자(총괄)가 김영준(롯데 담당), 이경호(두산·NC 담당), 홍재현(LG·삼성 담당), 이명노(KIA·SK 담당), 강산(넥센·한화 담당), 고봉준(kt 담당·두산 2진) 기자를 대화창에 초대했습니다. 개막 3연전 스케치입니다.


● 꼴찌 kt의 돌풍은 어디까지?


이재국(이하 국)
: 올해는 개막 매치업도 흥미진진했는데, 얘깃거리가 참 많았죠?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인생사라는데 야구도 참 앞일을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3연승과 3연패로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린 인천과 고척 얘기부터 풀어볼까요? 특히 인천에서 통신사 더비가 열렸는데 지난해 꼴찌 kt가 3연승을 올린 게 눈에 띕니다.


김영준(이하 준) : SK는 스피드업의 모범구단이에요.ㅎ


이명노(이하 노) : ㅎㅎㅎ. 4월1일 경기가 2시간9분 만에 끝났습니다.

국 : 그러게요. 오후 2시에 시작한 잠실경기보다 오후 5시에 시작한 인천 경기가 더 빨리 끝났죠?

노 : 김진욱 감독이 이튿날 “5G 시대에 kt 5G가 더 빨랐다”고 하더군요.ㅎㅎㅎ


이경호(이하 호) : 힐만 야구 빠르네요.


홍재현(이하 현) : kt가 잘 한 것도 있지만 SK가 무너진 게 더 커 보이던데요.


고봉준(이하 고) : SK 실책이 패인이었습니다. 3일 동안 4실책입니다.


강산(이하 산) : SK 타선이 워낙 안 터지기도 했죠.

국 : kt가 잘한 부분부터 얘기하죠. 시범경기에서 1위할 때만 해도 시범경기일 뿐이라고 봤는데, 개막 이후도 돌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천 개막전을 다녀온 이명노 기자는 어떻게 봤습니까.

노 : kt는 3연전에서 볼넷이 0개였습니다. 이건 확실히 짚어볼 대목이에요. 단 3경기이긴 하지만 투수진이 발전한 모습이 확 눈에 띄더군요.

산 : 일단 선발야구가 됐습니다.

노 : 저는 둘째 날 정대현이 무4사구로 승리하는 거 보고 진짜 놀랐습니다. 외국인투수 2명은 그렇다 쳐도 그동안 제구가 문제였던 그 정대현이요.

kt 정대현. 사진제공|kt wiz


고 : 선발들이 6~7이닝을 막아주니 불펜야구가 계산대로 흘렀습니다.

국 : SNS 파문을 일으켰던 장성우도 복귀했죠?

노 : 장성우 복귀가 뜨거운 감자였는데, 김진욱 감독은 나름대로 해법을 잘 만들어가는 것 같고요. 김 감독은 이해창 2경기, 장성우 1경기 식으로 쓰겠다고 하는데. 적당히 욕 덜 먹고 쓰기에 딱 좋은 기용방식이에요. 3번째 경기에서 방망이로 자기 능력을 발휘하더군요.

준 : ‘벌 받을 만큼 받았다’ 하는 여론도 없지는 않은 것 같아요. 생각보다 비판이 거세지 않은 거 보면.

호 : 잊혀진 거예요. 지금도 욕은 많이 먹고 있는데 언론에서 관심이 없죠.

현 : 그만큼 부각이 덜 되기 때문에 뭇매를 덜 맞는 것 같아요. 영화 ‘더 킹’에서 이런 말이 나오죠. 한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더 큰 사건을 터트린다고. 이후에 여러 가지 사건사고가 터지면서 장성우 일은 옛 기억으로 넘어간 듯한 느낌이 드네요.

호 : 자신의 감독 인생을 걸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조범현 감독만 써먹지도 못한 거죠.

준 : 그런데 과연 오래 갈까요? 대진운도 큰 듯한데….

고 : 이번 주 화수목 두산전이 관건이죠.ㅎ

노 : SK는 힐만 감독이 뭘 해볼 수도 없게 졌어요. 방망이의 팀인데 방망이부터 안 맞으니. 거기에 수비 실책까지. 개막 3연전일 뿐이지만, 힐만 감독을 영입한 가장 큰 이유인 디테일은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준 : kt의 돌풍을 논하기에 앞서 SK가 보여준 게 없었다고 봐요. 보여준 게 없으니 논평할게 없어요. 외국인 야수가 또 구멍이 되는 거 같고.

노 : 대니 워스는 문제가 심각해요. 유격수 수비를 써보지도 못하니. 지명타자급 외국인선수도 아니고요.

고 ; worse….

국 : ㅋㅋㅋ 고봉준 기자 모처럼 아재개그를.

준 : 재밌는 건 염경엽의 팀과 이장석의 팀이 나란히 3패에요.

노 : 염경엽 단장, 전 소속팀과 현 소속팀 3패.

SK 염경엽 단장. 스포츠동아DB



● 양파고 만난 넥센 충격의 3연패

국 : 말씀 나온 김에 넥센 얘기로 넘어가보죠. 고척에 다녀온 강산 기자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산 : 넥센은 일단 타자들이 찬스에서 결정력을 못 보여줬죠. LG 컨디션도 좋았고요.

준 : 개막 3연전 LG한테 잘못 걸렸어요. LG가 좋았죠.

현 : LG는 마련된 플랜B가 잘 가동됐어요.

노 : 넥센도 멘붕이던데요.

산 : 장정석 감독은 초반에 6~7연패해도 144게임 체제니 당황하지 않을 거라고 호언장담하긴 했는데….

준 : 장 감독은 전임자가 실적을 낸 다음에 경착륙을 통해 팀을 물려받은 거라 힐만보다 더 부담이 클 겁니다. 선수들이 ‘이 감독 뭐야?’ 이렇게 느끼면 더 어려워지죠. 그 전에 뭔가를 보여줘야 할 텐데요. 초반이 고비에요. 물론 이 팀은 초반에 방점을 찍는 팀은 아니겠지만.

넥센 장정석 감독. 스포츠동아DB


산 : 염 감독이 해놓았던 것보다 더 잘 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이 있겠죠.

국 : 새 외국인 오설리반도 단지 1경기 결과일 뿐인지 모르지만 개막 3연전에 등판한 외국인투수 중 가장 저조한 모습을 보였어요.

노 : 오설리반 외부 평가가 좋지 않아요. 몸값이 110만 달러인데, 넥센이 오버페이했다는 평가가 많던데요.

현 : 신재영도 지난해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느낌이에요. 넥센은 선발이 무너지면 위험한 팀인데.

산 : 선발 무너지면 끝이죠. 지금 밴 헤켄도 구속이 안 나와서 고생하고 있는데.

준 : 넥센 1~3선발이 다 무너진 상태에서 이번 주 초에 ‘최강’ 롯데를 만나죠.

넥센 오설리반. 스포츠동아DB


국 : ㅋㅋㅋ 롯데는 개막 3연전에서 NC에 2승1패 했으니 작년에 한 걸(1승15패) 이미 넘어섰죠. 아무리 그래도 롯데 담당이지만 사심 팍팍 넣어 ‘최강’ 롯데는 좀…ㅎㅎ

준 : 롯데는 이기든 지든 이렇게만 야구하면 돼요. 홈런 많이 치고, 어이없는 플레이도 하고. 개막전 이우민 3루 도루처럼ㅎㅎ

국 : 5-6으로 추격한 9회초 2사 2루서 갑자기 3루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돼 허무하게 경기가 끝났죠. 다음날 그것에 대해 롯데 조원우 감독에게 물어봤더니 다른 얘기는 안 하고 “선수 본인 판단”이라며 웃고 말더군요.

현 : 아무튼 LG는 ‘양파고’가 지난해 선수기용에 고민이 컸다면 지금은 확신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산 : 양상문 감독이 지목한 선수가 그날그날 다 터졌죠.

노 : 이형종, 이천웅, 서상우…. 그냥 돗자리 까셔야 할 듯.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1사 1루에서 LG 서상우가 넥센 선발 신재영을 상대로 우월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국 : 개막 3연전 3연승이 LG로선 2000년 이후 17년 만이라고 하죠?

노 : 관중은 파리 날렸지만, LG의 봄인가요.ㅎ 개막 3연전 내내 2경기 매진은 참 암담하던데요. 그것도 마산만 2경기 매진된 거였죠. WBC에, 선수협에, 이러다 망할 수도 있어요. 위기의식 좀 느껴야 할 듯요.

준 : 5월 대선까지 괜찮을지가 관건이네요. 그때까지가 사실 야구 대목인데….

호 : 제 생각에는 대선과는 상관관계가 예전과는 많이 다를 것 같아요. 대규모 유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문제는 지금까지 거품이 조정되는 과정이겠죠.

준 : 공교롭게도 엘롯기, 그리고 한화 등 인기팀 페이스가 좋을 듯해요.ㅎ

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 시선 집중 잠실 빅뱅, 결과는 두산 승

현 : 두산-한화 재미있게 야구하던데요ㅋㅋ

국 : 3경기를 5경기처럼ㅋㅋ

산 : 32이닝 했습니다.

준 : 단 3경기이지만 한화의 전력과 김성근의 ‘위력’을 실감한 경기였죠.ㅎ

호 : 오간도가 얼마나 선발 로테이션에서 버틸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아직 날씨가 춥고 적응 단계이긴 하지만. 현재 모습으로는 딱 5이닝 선발이에요. 평균 구속이 생각보다 낮아요. 불펜이라면 150㎞ 중반으로 그냥 던지는데, 선발로는….

국 : 비야누에바 송은범 김원석 등 희망도 발견했지만 오간도 부진이 좀 걸리죠. 물론 비가 오고 여러 가지 상황을 감안해야겠지만.

한화 오간도-비야누에바-송은범-김원석(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동아DB·한화 이글스


노 : 그래도 위닝시리즈로 가져가는 걸 보니 두산이 저력이 있어요.ㅎ 한화가 3번째 경기 잡으면 분위기 타겠다 싶었는데.

호 : 한화는 수비가 약해요. 실책 7개뿐 아니라 디테일한 실수가 너무 많아요. 한화가 수비전략, 시프트와 비슷한 개념이긴 하지만 거기에 집착해 실책이 많이 나온다는 지적도 있긴 하더군요.

노 : 1구 1구에 수비 위치 조정하는 건 좀 과하던데요.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그러니까 자주 더 실수가 나올 수도 있죠. 쉽게 잡을 타구를 수비위치 조정한 덕분에 엄청 뛰어가서 다이빙캐치 호수비.

준 : 선수들에 자율성을 주는 게 그렇게 중요해요.

노 : 저렇게 매번 다 건드리면, 선수들도 안 늘어요. 그냥 로보트일 뿐. 이럴 거면 AI시대에 로보트들 야구시키죠 뭐.

한화 김성근 감독. 스포츠동아DB



● 이대호 효과로 천적 NC 잡은 롯데

노 : 롯데는 이대호 효과인가요.ㅎㅎㅎ

국 : 어쨌든 이대호 효과도 분명 크긴 큰 것 같아요. 현장에서 본 이대호는 덕아웃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하고 있고 분위기를 주도하더군요. 마지막 날 홈런 5방이 나왔는데 홈런이 나올 때마다 이대호가 제일 크게 환호하고 먼저 덕아웃에서 튀어나와 하이파이브 하고….

준 : 영건 선발이 해준 것이 더 소득이 커요.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 얻으면 해볼만하죠.

산 : 2~3차전은 김원중하고 박진형도 잘 버텨냈죠. 10점주고 11점내는 공격야구가 아니라 선발진이 그 정도 막아준 게 컸다고 봐요.

노 : 기존 이름값이 아닌, 결국 선수를 키워야한다는 목표 아래 움직이는 건 긍정적이네요.

준 : 롯데다운 야구는 화끈한 야구죠. 그동안 희미한 첫사랑의 그림자 같았던…. 근데 롯데가 원래 봄 DNA가 있어서.ㅋ 롯데는 팬 분위기부터 달아올라야 해요. 사드 때문에 그룹도 우울할 텐데. 야구라도 잘했으면 싶네요.

롯데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희망과 불안 공존한 KIA와 삼성

노 : 이제 대구 하나 남았나요ㅎ

국 : KIA가 1차전 승리에 이어 2차전 7-0 리드할 때까지만 해도 올 시즌은 서광이 비치는가했는데, 그 이후부터 어제 패배까지 보면 또 KIA 야구의 불안한 면이 다 노출된 것 같아요.

노 : 아, 기아야구 극단적이에요.

현 : KIA는 불펜이 너무 힘을 못 쓰더라고요.

노 : 그래도 타선은 확실히 세요. 최형우 오니까 나지완이 반사적 이익 얻었죠. 이범호까지 정상적으로 들어오면 핵타선이긴 합니다. 진짜.

호 : 타선은 그야말로 뻥뻥 터질 것 같아요. 최형우 야유 너무 슬프더군요.

노 : 불펜과 4~5선발…. 이건 시즌 내내 안고 가야할 듯. 근데 한승혁도 사실 완벽한 믿음을 주는 게 아니라 곧장 마무리시키는 것보다는 이렇게 키워야할 듯합니다.

KIA 임창용-한승혁(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국 : 안치홍도 이번 주 돌아올 것 같다고 하고….

준 : 우규민은 확실히 스트라이크존 넓어진 거 혜택을 보는 거 같죠? 6연속K라니.

현 : 본인도 인정했습니다. 볼이라고 생각했던 몇 개의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고요. 우규민 등판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삼성이 불펜을 빨리 가동하지 못해서 7회에도 우규민을 다시 낸 거예요. 그게 삼성의 현실이었죠.

호 : 7회 나올 투수 없죠.

노 : 삼성 불펜은 기아보다 더 심각한거 아닙니까?

현 : 네, 심각합니다. 근데 답이 없으니까 올해는 무조건 기회 주면서 불펜투수 키운다고 생각해야 해요. 삼성은 그래도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이 시기를 기회로 봐야하죠.

국 : 그래도 그동안 후보에 있던 선수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3연전 마지막 날 홈런을 친 김헌곤이나 2차전 9회말 동점 적시타를 친 최영진 등등.

준 : 삼성의 이승엽이 아니라 이승엽의 삼성이죠. 올 시즌은.

노 : 그래도 올해 대구팬들은 야구장 많이 가야 하는 거 아닌지. 명품 브랜드 IWC 시계 첫 주인 나왔던데. 승짱 1호 홈런ㅋ

삼성 이승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현 : 부러웠습니다. 눈앞에서 시계 받는 모습을 보면서.

준 : 지금 페이스로만 보면 나지완은 200홈런 1000타점 페이스에요.ㅎ

노 : 나지완 타율 0.714ㅎㅎㅎ

산 : 출루율 0.818, 장타율 1.857, 2홈런, 5타점…. 몇 개 부문에서 1위인가요?

국 : 그렇잖아도 첫 날 홈런 2방에 5타점 쳤잖아요. 다음날 덕아웃에 들어온 그를 보고 취재진이 “홈런왕 타점왕 아니냐”며 환영해주자 “아, 맞다. 스마트폰으로 성적 캡처를 안 해놨네. 캡처하러 가야지”라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 폭소가 터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3연전 치르고 나서 더 많은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국 : 개막 3연전 스케치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고요. 개막에서 잘한 팀은 더 잘하고, 못한 팀은 만회를 하기를.

준 : 3패한 SK, 넥센도 이렇게만 하겠습니까? 잘할 때도 오겠죠.

노 : 파이팅~!

현 : 점점 재미있어져서 관중 많이 오면 좋겠네요.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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